항목 ID | GC0340165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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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過鍤巖感韓錄事題詩-鄭載圭- |
영어의미역 | Writing Poem of Longing for a Han Yuhan, a Lower-Level Government Official in Goryeo Dynasty, When Passing Sabam |
이칭/별칭 | 「삽암을 지나다 한녹사를 그리워하며 시를 짓다」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문학 |
유형 | 작품/문학 작품 |
지역 | 경상남도 하동군 |
시대 | 근대/개항기 |
집필자 | 윤호진 |
저자 생년 시기/일시 | 1843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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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몰년 시기/일시 | 1911년 |
배경 지역 | 경상남도 하동군 악양면 평사리 외둔마을 |
성격 | 한시|유산시 |
작가 | 정재규(鄭載圭)[1843~1911] |
[정의]
개항기에 정재규가 경상남도 하동군에 있는 삽암에서 한유한을 생각하며 읊은 한시.
[개설]
「과삽암감한록사제시(過鍤巖感韓錄事題詩)」는 조선 후기의 학자 정재규(鄭載圭)[1843~1911]의 문집 『노백헌집(老栢軒集)』 권1에 수록되어 있다. 합천군의 묵동에 살았던 정재규는 1887년(고종 24) 지리산[1,915m] 대원사(大源寺) 방면을 유람하고서 유람기인 「두류록(頭流錄)」을 남기는 등 인근 지역의 명승을 두루 유람하며 많은 한시를 남겼는데, 「과삽암감한록사제시」는 언제 지었는지 확실하지 않다.
「과삽암감한록사제시」는 하동군 악양면 평사리 들판 초입에 있는 삽암(鍤巖)에서 한유한(韓惟漢)을 생각하며 지은 한시이다. 한유한은 고려 시대 대비원녹사(大悲院錄事)에 임명되자 고려의 정치가 어지러울 줄 알고 처자식을 이끌고 지리산에 들어가 은거하였다. 삽암은 한유한의 유적지로 현재 하동군 악양면 평사리 외둔마을 섬진강 가에 있으며, ‘꽂힌 바위’라는 뜻으로 지역 사람들은 ‘섯바구’ 또는 ‘선바위’라고 부른다.
[구성]
오언 절구의 구성법에 맞게 전개한 한시이다. 기구에서는 유가에서도 「어부사(漁父詞)」의 은자가 행하였던 것과 같이 속세를 떠나 청탁을 가리지 않고 사는 것은 가능하다 하였고, 승구에서는 그러나 마치 고조(高鳥)가 은나라가 망하고 주나라가 흥할 것임을 알려 준 것과 같이 고려가 어지러울 줄 알고 지리산에 은거하였던 한유한의 일은 인간 사람들이 흉내 내기 어렵다고 하였다.
전구에서는 삽암에서 시를 짓는 자신의 일이 분수에 넘친 짓이라 후회한다고 하였고, 결구에서는 그 이유가 지리산이 방장산이라 불리는 것처럼 삽암 또한 신선 세계이므로, 인간인 자기로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님을 말하였다.
[내용]
노문감소고(魯門堪笑鼓)[유가에서도 은자로 살아가겠지마는]
고조비인간(高鳥非人間)[흥망을 아는 것 인간의 일이 아니로다]
야회삽암필(也悔鍤巖筆)[삽암에 붓을 댄 것 또한 후회스러우니]
일추방장산(一椎方丈山)[방장산의 방망이 같은 하나의 바위라네]
이를 풀이하면, 제1구의 ‘노문(魯門)’은 유가를 말하고, ‘감소고(堪笑鼓)’는 굴원(屈原)[?B.C.343~?B.C.277]이 지었다는 「어부사」에서 굴원이 ‘자신은 더러운 세상과 화합하여 살 수 없음’을 말하자, 어부가 빙그레 웃으며 노를 두드리며 가며[漁父莞爾而笑鼓枻而去] 이른바 「창랑가(滄浪歌)」를 불렀다는 데에서 나온 말이다. 여기에서 이 말은 어부가 하였던 것과 같은 은자의 생활을 말하는데, 한유한이 지리산에 은거하였던 것을 뜻한다.
제2구의 ‘고조(高鳥)’는 주나라 무왕(武王)이 주왕(紂王)을 치려고 할 때, 나무꾼과 목동이 고조의 둥지를 더듬어 은나라가 멸망하고 주나라가 흥할 것이라는 글이 새겨진 붉은 옥을 얻었다는 기록에서 나온 말이다. 여기에서는 한유한이 고려가 어지러울 것이라는 것을 미리 알고 지리산 자락인 하동 삽암으로 들어왔던 일은 인간 세상에서는 감히 바랄 수 없는 것이라는 뜻으로 쓰였다. 제4구의 방장산은 신선들이 사는 곳으로 지리산을 가리키는 말이다.
[특징]
제1구와 제2구에서 고도의 용사(用事)를 반복적으로 사용하였을 뿐만 아니라, 제3구와 제4구에서는 아이러니를 사용하여, 시에서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파악하는 것이 쉽지 않다.
[의의와 평가]
「과삽암감한록사제시」는 고려의 은자 한유한의 뛰어난 행적은 인간 세상의 사람들이 따르기에는 어렵다며 한유한을 칭송하고, 동시에 한유한과 관련 있는 삽암을 일반 대중에게 널리 소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