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340165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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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憩鈒巖-金麟燮- |
영어의미역 | Resting at the Sabam Rock |
이칭/별칭 | 「삽암에서 쉬며」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문학 |
유형 | 작품/문학 작품 |
지역 | 경상남도 하동군 |
시대 | 조선/조선 후기 |
집필자 | 윤호진 |
저자 생년 시기/일시 | 1827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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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몰년 시기/일시 | 1903년 |
배경 지역 | 경상남도 하동군 악양면 평사리 외둔마을 |
성격 | 한시|칠언 율시|유산시 |
작가 | 김인섭(金麟燮)[1827~1903] |
[정의]
조선 후기 김인섭이 한유한의 유적지인 경상남도 하동군의 삽암에서 읊은 한시.
[개설]
「게삽암(憩鈒巖)」은 조선 후기의 학자 김인섭(金麟燮)[1827~1903]의 문집 『단계집(端磎集)』 권4에 수록되어 있다. 한유한(韓惟漢)은 고려 후기에 대비원녹사(大悲院錄事)에 임명되었으나 나라가 혼란스러워질 것을 알고서 가족을 이끌고 지리산[1,915m]에 은거하였던 인물이다.
김인섭은 지리산 유람 도중 한유한의 은거지로 알려진 하동군 악양면 평사리 들판 초입의 삽암(鈒巖)에서 휴식을 취하며 한유한을 생각하면서 「게삽암」을 지었다. 삽암은 현재 하동군 악양면 평사리 외둔마을 섬진강 가에 있으며, ‘꽂힌 바위’라는 뜻으로 지역민들은 ‘섯바구’ 또는 ‘선바위’라고 부른다.
[구성]
칠언 율시의 구성법에 맞게 전개한 한시이다. 수련에서는 한유한의 높은 명절을 기리며 보리가 익어 가는 강 언덕을 읊었다. 함련에서는 한유한이 태평한 때와 어지러운 때 어떻게 처신하였는가를 말하였다. 경련에서는 소부와 허유(許由)의 고사를 이끌어다가 간접적으로 한유한의 절개를 칭송하였다. 미련에서는 삽암에서 자신의 바람을 이룰 수 없는 현실의 모습에 대해 읊었다.
[내용]
한록사명백대고(韓錄事名百代高)[한유한이란 이름은 백대에 높이 전하는데]
맥추강안일망호(麥秋江岸一望蒿)[보리 익은 때 강 언덕에는 쑥대만 보이네]
시평랑묘행기도(時平廊廟行其道)[시절이 평안할 때에는 조정에서 도를 행하고]
세란산림역족호(世亂山林亦足豪)[세상이 어지러울 때엔 산림에서 맘껏 살았네]
소허영기장불반(巢許氵+潁箕長不返)[소부와 허유는 오랜 세월 돌아오지 않으니]
당우일월갱하조(唐虞日月更何遭)[요순의 태평세월을 어느 때 다시 만나랴?]
회군미견공치상(懷君未見空馳想)[그대 그리워도 보지 못하고 헛된 생각뿐이니]
선학표표상구고(仙鶴飄飄上九皐)[학 타고 회오리바람 맞아 신선 세계에 오르리]
이를 풀이하면, 제2구에서 ‘맥추(麥秋)’는 보리가 가을 풀이 시들듯이 누렇게 익은 것을 뜻하고, ‘일망호(一望蒿)’는 다른 것은 보이지 않고 한결같이 쑥대만 바라보인다는 뜻이다. 제3구의 ‘낭묘(廊廟)’는 조정을 이르는 말이다. 제5구에서 ‘소허영기(巢許水+潁箕)’는 소부가 순임금으로부터 천하를 물려주겠다는 말을 듣고 영수에 귀를 씻고 소에게 물을 먹이려다가, 그 이야기를 소부로부터 들은 허유가 더러운 소리를 들은 귀를 씻어 낸 물을 먹일 수 없다며 기산(箕山)에 들어가 숨어 버렸던 고사를 압축하여 말한 것이다.
제6구의 ‘당우(唐虞)’는 순임금 때를 달리 이르는 말이며, ‘일월(日月)’은 세월과 같은 뜻으로, 이 구절은 다시는 요순시대를 만나기 어렵다는 뜻이다. 제7구의 ‘그대’는 바로 한유한을 가리키는 말이다. 제8구의 ‘구고(九臯)’는 본래 『시경(詩經)』의 “학이 깊은 유택에서 우니, 소리가 하늘에까지 들린다[鶴鳴九皐, 聲聞于天]”라고 한 시구에서처럼 ‘깊고 먼 유택’이라는 뜻으로 쓰였으나, 여기에서는 하늘 높은 곳 신선 세계를 말한다.
[의의와 평가]
김인섭은 한유한이 태평한 시절이나 어지러운 세상에서 모두 본받을 만한 훌륭한 행적을 남겼다고 하며, 이를 소부와 허유에 비기고 자신의 세상에서는 이런 사람을 찾아볼 수 없음을 안타까워하고 있다. 「게삽암」을 통하여 삽암과 관련 있는 한유한의 높은 절개를 사모하는 작자의 심정을 표현함으로써 한유한을 기리고, 삽암의 존재를 널리 알리는 데에 일조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