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340165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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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登岳陽樓-兪好仁- |
영어의미역 | at Akyangru Pavilion by Yu Hoin |
이칭/별칭 | 「악양루에 올라」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문학 |
유형 | 작품/문학 작품 |
지역 | 경상남도 하동군 악양면 정서리 |
시대 | 조선/조선 전기 |
집필자 | 윤호진 |
저자 생년 시기/일시 | 1445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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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몰년 시기/일시 | 1494년 |
배경 지역 | 경상남도 하동군 악양면 정서리 |
성격 | 한시|오언 율시|유산시 |
작가 | 유호인(兪好仁)[1445~1494] |
[정의]
조선 전기 유호인이 경상남도 하동군 악양면 정서리에 있는 악양루에 올라 읊은 한시.
[개설]
「등악양루(登岳陽樓)」는 조선 전기의 유학자 유호인(兪好仁)[1445~1494]의 문집 『뇌계집(㵢谿集)』 권5에 수록되어 있다. 유호인이 하동을 여행하면서 악양루(岳陽樓)에 올랐을 때, 악양루 앞에 있는 동정호(洞庭湖)와 군산(君山) 등을 바라보며 그 경치와 자신의 심회를 읊은 한시이다.
악양루는 본래 중국의 동정호 가에 있던 누대이지만, 「등악양루」에서는 하동군 악양면 정서리에 있는 누대를 말한다. 하동군 악양면 평사리와 정서리 일대에는 악양루 외에도 동정호, 하동 고소성(河東姑蘇城), 한산사(寒山寺)와 한유한(韓惟漢)의 유허지인 삽암(鍤巖) 등의 유적지가 남아 있어 조선 시대 유학자들의 지리산[1,915m]과 하동 지역 유람에서 빠지지 않는 중요한 코스였다.
[구성]
오언 율시 두 수로 구성되어 있다. 첫째 수의 수련에서는 악양루에 올라 군산을 바라보고 그 느낌을 묘사하였다. 함련에서는 악양루에서 주변을 흐르는 물을 보고 그 형세를 읊었다. 경련에서는 악양루와 동정호에 내리비치는 해와 몰아치는 바람을 그렸고, 미련에서는 임금에게 버림받은 자신의 마음을 그려 내었다.
둘째 수의 수련에서는 해 질 무렵 악양루의 경치를 읊었고, 함련에서는 악양루에 안개가 끼어 있는 모습을 묘사하였다. 경련에서는 날이 개고 난 뒤 바라보이는 원근의 경치를 노래하였고, 미련에서는 뛰어난 경치를 바라보는 자신의 심회를 피력하였다.
[내용]
형초등림지(荊楚登臨地)[남쪽 하동의 악양루에 올라와 보니]
군산일발흔(君山一髮痕)[군산은 터럭처럼 보일 듯 말 듯하네]
조회침곤축(潮回浸坤軸)[조수는 돌아들어 지축을 푹 적시고]
전체감천근(電掣撼天根)[천둥은 울려서 저성(氐星)을 뒤흔든다]
앙망삼간일(泱漭三竿日)[강 위에는 높이 뜬 해가 아른거리고]
부요만리곤(扶搖萬里鯤)[회오리치며 만 리의 곤어 날아오른다]
이소유패랭(離騷遺佩冷)[근심을 만나 버려진 패옥조차 차가우니]
수위채방손(誰爲採芳蓀)[그 누가 향내 나는 창포를 딸 것인가?]
남두렴정외(南斗簾旌外)[남두성(南斗星)은 창가의 깃발 밖에 있고]
군산락조중(君山落照中)[군산(君山)에는 낙조가 비치고 있네]
곤붕등한만(鵾鵬登汗漫)[곤어가 붕새 되어 물 뿌리며 오르고]
운수접홍몽(雲水接鴻濛)[구름과 강은 뿌옇게 맞닿아 있네]
우권삼상원(雨捲三湘遠)[비 개인 삼상(三湘)은 멀기만 한데]
천련칠택통(天連七澤通)[하늘은 칠택(七澤)과 이어져 통한다]
평생시안계(平生詩眼界)[평생 시를 짓는 눈으로 보는 세계는]
직작승후봉(直作勝侯封)[당장 제후에 봉해진 것보다 낫다네]
이를 풀이하면, 1수 제1구에의 ‘형초(荊楚)’는 본래 중국의 남방을 가리키는 말이다. ‘형(荊)’은 지금의 후난 성[湖南省]에 속하는데, 옛날 초나라 지역이다. 여기에서는 하동 지방을 가리키는 말로 쓰였다. 제2구의 ‘군산(君山)’은 동정호 가운데에 있는 섬의 이름으로, 여기에서는 하동군 악양면 동정호에 있었던 섬을 말한다. 제2구 전체의 뜻은 악양루에 올라서 보니 저 멀리 군산이 하나의 터럭인양 아주 작아 보인다는 뜻이다.
제4구의 ‘천근(天根)’은 동방 칠수(東方七宿) 가운데 하나인 저성(氐星)의 별칭이다. 작자는 하동 지방을 관장하는 별로 생각하였다. 제5구의 ‘삼간일(三竿日)’은 높이 떠오른 해를 말하는데, 삼간은 죽간 3개의 높이라는 뜻이다. 제7구의 ‘이소(離騷)’는 근심을 만난다는 뜻으로, 주로 임금에게 버림받은 것을 뜻한다.
2수 제1구의 ‘남두성(南斗星)’은 서남쪽에 있는 별로 추수(秋收)를 주관한다고 하는데, 농장인성(農丈人星)이라 부르기도 한다. 제3구의 ‘곤붕(鯤鵬)’은 『장자(莊子)』에서 곤어가 회오리바람을 타고 붕새가 되어 구만 리 장천을 날아간다는 내용을 말한다.
제5구의 ‘삼상(三湘)’은 여러 가지 뜻이 있으나, 대개 동정호로 흘러드는 상향(湘鄕), 상담(湘潭), 상음(湘陰)을 총칭하는 말로 쓰이고, 동정호가 있는 지역을 달리 이르는 말이다. 제6구의 ‘칠택(七澤)’은 옛날 초나라 지역인 동정호 인근에 있었다고 전하는 7개의 소택(沼澤)을 가리키는데, 운몽택이 그 가운데 하나라고 하나 나머지는 자세하지 않다.
[의의와 평가]
「등악양루」는 겉으로 보아서는 중국의 동정호 가에 있는 악양루에 올라 동정호와 그 가운데 있는 군산을 바라보며 지은 시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하동군 악양면의 악양루 일대의 경치를 읊은 시로, 숨은 비유를 제대로 파악하여야 시의 뜻을 분명히 알 수 있다. 조선 초기 인물인 유호인이 악양루와 동정호, 군산 등 주변의 사적에 대해 읊은 것을 통하여 악양루 주변이 일찍부터 시인 묵객의 애호를 받았던 뛰어난 경승이었음을 알 수 있고, 또한 그 명칭의 유래가 매우 오래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