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3401646 |
---|---|
한자 | 姑蘇城-崔淑民- |
영어의미역 | Gososeong Fortress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문학 |
유형 | 작품/문학 작품 |
지역 | 경상남도 하동군 |
시대 | 조선/조선 후기 |
집필자 | 윤호진 |
저자 생년 시기/일시 | 1837년 |
---|---|
저자 몰년 시기/일시 | 1905년 |
배경 지역 | 경상남도 하동군 악양면 평사리 |
성격 | 한시|유산시 |
작가 | 최숙민(崔琡民)[1837~1905] |
[정의]
조선 후기 하동 출신의 유학자 최숙민이 하동 고소성에 올라 읊은 한시.
[개설]
「고소성(姑蘇城)」은 최숙민(崔琡民)[1837~1905]의 문집 『계남집(溪南集)』 권1에 수록되어 있다. 최숙민이 해 질 녘 비오는 어느 봄날 하동군 악양면 평사리의 하동 고소성(河東姑蘇城)에 올라, 고기잡이 나갔다가 떼 지어 돌아오는 섬진강의 배를 내려다보며 심회를 읊은 한시이다. 하동 고소성은 본래 전국 시대 오나라의 수도에 있던 고소대(姑蘇臺)를 말하지만, 「고소성」에서는 하동군 악양면 평사리 고소산에 있는 신라 시대의 산성을 가리킨다.
[구성]
칠언 절구의 구성법에 맞게 전개한 한시이다. 기구에서는 하동 고소성에 봄비가 내리는 것을 묘사하였고, 승구에서는 풍경을 보고 그 감회를 노래하였다. 전구에서는 지는 해를 배경으로 출어하였던 배들이 떼 지어 돌아오는 모습을 그렸고, 결구에서는 이를 바라보는 작자의 소망을 드러내었다.
[내용]
고소성상우과춘(姑蘇城上雨過春)[고소성 위에 봄비가 지나가니]
만고흥망초색신(萬古興亡草色新)[만고의 흥망을 잊은 양 풀빛만 푸르다]
낙일동오귀범족(落日東吳歸帆簇)[지는 해에 고깃배 떼 지어 돌아오는데]
개중수시범순인(箇中誰是范純仁)[이 가운데 그 누가 범순인(范純仁)이런가?]
이를 풀이하면, 제1구에서 고소성에 비가 내리는 것은 작자의 현실 가운데 있는 고소성이고, 제2구의 만고의 흥망이라는 것은 오나라 부차(夫差)[B.C.?~B.C.473]가 세웠던 고소대를 의미한다. 부차가 구천(句踐)[?~B.C.465]을 이기자, 구천이 서시(西施)를 부차에게 보내니, 부차는 서시와 함께 고소대에서 향락을 일삼다가 힘을 기른 구천에게 패망하게 되었으므로, 만고의 흥망이라 일컬은 것이다.
제3구에서 지는 해에 돌아오는 고깃배는 다시 작자의 현실 가운데 있는 섬진강의 광경이고, 제4구에서 말한 범순인(范純仁)은 송나라 때의 명신이다. 범순인은 범중엄(范仲淹)[989~1052]의 차자로 충절이 뛰어났던 인물이다. 주희(朱熹)[1130~1200]가 엮은 『명신언행록(名臣言行錄)』에 들어 있으며, 이 밖에도 『소학(小學)』과 『명심보감(明心寶鑑)』 등에도 실려 있다.
그런데 범순인이 고소대가 있었던 소주(蘇州) 오현(吳縣) 출신이므로, 최숙민은 고소성으로 향하여 오는 배를 보고 옛날 송나라 때 고소대가 있었던 오현으로 향하였을 범순인을 생각하여, 저 많은 배 가운데에 범순인이 탄 배가 어느 것일까 하고 읊었다. 즉 현실은 그럴 수 없지만, 배 안에 범순인과 같은 훌륭한 인물이 타고 이곳으로 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낸 것이다.
[의의와 평가]
「고소성」은 전국 시대와 조선 말기의 시간, 중국 오나라의 고소대와 조선 하동의 고소성이라는 공간을 뛰어넘는 구조 속에 송나라 때 명신 범순인과 같이 훌륭한 인물이 작자의 시대에 출현하기를 고대하는 다층적 내용을 담고 있다. 즉 고소성에 올라 단순히 눈에 보이는 경치만을 읊은 것이 아니라, 관련 있는 중국의 역사와 유적을 회고하며 지은 한시로, 당대의 현실을 돌아보는 작자의 역사의식을 엿볼 수 있다. 고소성을 읊은 한시 가운데 역사 회고성이 뛰어난 작품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