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340105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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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의미역 | Riddle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언어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
지역 | 경상남도 하동군 |
집필자 | 정미란 |
[정의]
경상남도 하동 지역에서 어떤 사물에 빗대어 묻고 그것을 알아맞히는 말놀이.
[개설]
수수께끼는 질문자가 어떤 사물과 현상을 비유적으로 표현하여 물으면 상대방이 그 답을 알아맞히는 놀이이다. 즉 수수께끼는 주어진 설문에 응답을 하는 언어유희이다. 누구나 알고 있는 객관적인 사실을 설문으로 낸다면 수수께끼가 존재할 수 없으므로 표현은 주로 은유와 동음이의어를 이용한 언어유희를 바탕으로 이루어진다. 수수께끼의 문항은 상식적이고 사전적인 의미를 피하고 비상식적이고 비합리적인 것으로 기술된다. 또 하나, 물음에 대한 답이 여러 개면 수수께끼가 못 된다.
수수께끼가 다른 구비 전승된 문학[설화, 민요, 속담 등]과 다른 점은 화자와 청자가 함께 구연에 참여한다는 점이다. 화자가 문제를 제시하면 청자는 답을 찾는 일종의 말놀이이다. 그러므로 수수께끼의 구성은 설문과 응답으로 이루어진다. 설문은 개념을 정의하는 부분으로 일반적으로 의문형으로 끝난다. 응답은 주제인데 흔히 하나의 단어로 끝난다.
수수께끼는 ‘내기’의 성격도 지니고 있다. 화자는 청자가 가능하면 답을 쉽게 발견할 수 없도록 한다. 완곡한 표현을 사용하고, 때로는 고의적으로 거리가 먼 부분에 강조점을 두어 듣는 사람의 관심을 딴 데로 돌릴 수 있도록 유도한다. 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사물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얻게 되고 지적 상상력을 키워 나갈 수 있다.
[유형 분류]
하동 지역에 전해 오는 속담은 1996년 하동군지편찬위원회에서 발행한 『하동군지』에 대부분이 실려 있다. 하동의 속담을 수수께끼 형태에 관한 것, 음(音)에 관한 것, 슬기에 관한 것 등 유형별로 분류하면 다음과 같다.
1. 형태
1) 외형 묘사
가죽 속에 털난 것은? [옥수수]
갓 쓰고 부엌에서 사는 것은? [솥]
거꾸로 서면 3분의 1을 손해 보는 것은? [붓]
검어도 검고 붉어도 검은 것은? [그림자]
구멍이 크면 잘 안 나오고 작으면 잘 나오는 것은? [물총]
궁둥이 거슬리고 밥 얻어먹지 못하는 것은? [부지깽이]
몸둥이에 송낙[소나무 겨우살이로 엮어 만든 여승의 모자] 쓴 것은? [도토리]
나갈 때는 배가 곯고, 들어올 때는 배가 부른 것은? [물동이]
길로 집을 가지고 가는 것은? [가마]
나오자마자 꽃 피는 것은? [성냥]
내려갈 때는 가볍고 올라갈 때는 무거운 것은? [두레박]
노인의 붉은 치마는? [고추]
눈 하나로 일하는 것은? [바늘]
늙어도 청청한 것은? [솔과 대나무]
더울 때는 옷을 잔뜩 입고 추울 때는 벗어 버리는 것은? [나무]
둥근 산에 구멍 일곱 있는 것은? [얼굴]
등도 배 같고 배도 등 같고 머리도 꼬리 같고 꼬리도 머리 같고 왼쪽이 오른쪽 같고 오른쪽이 왼쪽 같은 것은? [참빗]
따끔히 속에 빤빤이, 빤빤이 속에 털털이, 털털이 속에 냠냠이는? [밤]
마디 없이 자라는 것은? [머리카락]
머리 위에 눈 있는 것은? [등잔불]
벌거벗고 시집가는 것은? [마늘]
어려서는 옷을 입고 있다가 차차 커지면 옷을 벗어 버리는 것은? [누에]
2) 동작 묘사
가는 곳 없이 계속 가기만 하는 것은? [세월]
개가 개를 물고 개를 넘다가 개한테 놀라서 개 속으로 들어가는 것은? [솔개가 조개를 물고 고개를 넘다가 번개한테 놀라서 안개 속으로 들어가는 것]
눈물 없이 우는 것은? [새]
늘리면 줄어지고 줄이면 늘어지는 것은? [얼레와 실]
울어도 눈물이 없고 웃어도 눈물이 없는 것은? [물고기]
일할 때 드러눕는 것은? [홍두깨]
적에게 꽁무니를 보여야 이기는 것은? [달음박질]
3) 성질 묘사
나무를 주면 살고 물을 주면 죽지 말래도 죽는 것은? [장작불]
노잣돈 없이 밤낮 길 가는 것은? [흐르는 물]
눈은 있어도 보지 못하는 것은? [장승]
물에서 사는데 물에서 나와야만 살고 물에 들어가면 죽는 것은? [소금]
쓰면 쓸수록 늘어 가는 것은? [빚]
아무리 빨리 뛰어도 따라오는 것은?[그림자]
2. 음(音)
가위는 가위인데 자를 수 없는 가위는? [팔월 한가위]
갓은 갓이나 쓰지 못하는 갓은? [쑥갓]
공기는 공기지만 숨 못 쉬는 공기는? [밥공기]
귀가 귀를 물고 귀로 가자는 것은? [까마귀가 뼈다귀를 물고 밭의 귀퉁이로 가자는 것]
끓여도 차다 하는 것은? [차]
나무가 옥에 갇혀 있는 글자는? [곤(困)]
뛰는 고리, 나는 고리, 앉은 고리는? [개구리, 꾀꼬리, 반짇고리]
묵은 묵이나 먹지 못하는 묵은? [아랫목]
별 가운데 가장 슬픈 별은? [이별]
사람 몸에 이백 가지 있는 것은? [배꼽]
서양에서는 서고 동양에서는 누워 있는 글자는? [일(一)]
소가 외나무다리 건너는 글자는? [생(生)]
죽은 것을 살았다 하는 것은? [생선]
해와 달이 씨름하는 글자는? [명(明)]
3. 슬기
낮에는 살고 밤에는 죽는 것은? [해]
낮에는 숨고 밤에만 나오는 것은? [별]
눈앞에 있으면서 볼 수 없는 것은? [눈썹]
앞으로 나가면 지고 뒤로 물러나면 이기는 것은? [줄다리기]
주고도 가지고 있는 것은? [지식]
한 사람으로 만원이 되는 것은? [변소]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깊어지는 것은? [학문]
[의의]
하동 지역에는 우리나라 전역에 보편적으로 알려진 속담이 전승되고 있다. 하동의 수수께끼를 유형별로 나누어 살펴본 결과 나타난 특성은 겉으로 드러난 형태적 의미를 묻는 비교적 단순한 수수께끼가 많다는 점이다. 또한 언어의 소리에 착안한 문항은 우리 고유어와 함께 한자말도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한자를 익히기 어려웠던 민중에게는 한자의 형태도 수수께끼의 소재가 되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하동의 수수께끼 가운데 슬기를 묻는 설문은 다른 유형에 비해 비교적 적은 편이다. 하지만 말놀이를 통해서도 삶의 이치를 전하고 있는 우리 조상들의 지혜를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