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340098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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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의미역 | Love Story of the Star and Moon on Geumosan Mountain |
이칭/별칭 | 「달님 별님」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설화 |
지역 | 경상남도 하동군 금남면|진교면 |
집필자 | 한양하 |
수록|간행 시기/일시 | 1990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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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지명 | 경상남도 하동군 진교면 |
채록지 | 경상남도 하동군 금남면 |
채록지 | 경상남도 하동군 진교면 |
성격 | 전설|식물유래담|암석유래담|지형유래담 |
주요 등장 인물 | 달님|별님|잡신|지신|산신령 호랑이 부부 |
모티프 유형 | 죽을 때 흘린 피가 붉은 철쭉이 되고, 붉은 바위가 된 달님과 별님 |
[정의]
경상남도 하동군 금남면과 진교면에서 금오산과 관련하여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개설]
「금오산에 별님과 달님의 사랑이야기」는 별님과 달님의 사랑을 질투하는 지신(地神)이 잡신을 시켜 별님을 해치자 달님도 별님을 따라 죽어 흘린 피가 붉은 철쭉이 되고 붉은 바위가 되었다는 식물유래담이자 암석유래담이다. 또한 지신이 별님을 도와주려는 산신령을 막기 위해 육지에 붙어 있는 남해를 섬으로 떼어 놓았다는 지형유래담이기도 하다. 이를 「달님 별님」이라고도 한다.
[채록/수집상황]
1990년 하동군에서 발행한 『내 고장의 맥』의 259~266쪽에, 1996년 하동군지편찬위원회에서 간행한 『하동군지』의 1887~1893쪽에, 2002년 진교면지편찬위원회에서 발간한 『진교면지』에 「달님 별님」이라는 제목으로 각각 실려 있다. 또한 2004년 하동군 각지에서 채록·수집한 설화 자료를 중심으로 하동향토사연구위원회가 집필하여 2005년 하동문화원에서 발행한 『하동의 구전설화』의 360~369쪽에도 실려 있다. 「금오산에 별님과 달님 사랑이야기」는 진교면 조사위원장 김영언이 현지에서 채록한 것이다.
[내용]
아득한 옛날 금오산에 달님과 별님이 살고 있었다. 그들은 서로 사랑을 맹세한 사이였다. 그 사랑이 너무 아름답기 때문에 새들도 축복했으며, 특히 산신령인 호랑이 부부는 달님과 별님을 무척 귀여워해 주었다. 별님은 산봉우리 밑 동굴에 살았고, 그 옆엔 달님이 살고 있었다. 그러나 이들의 사랑을 모두 축복하는 것은 아니었다. 심술이 사납고 언제나 남의 좋은 일을 보지 못하는 지신이 이들의 사랑을 질투하고 있었으며, 기회만 되면 별님을 죽이고 달님을 자기 애인으로 삼을 것을 마음먹고 있었다.
하루는 지신이 잡신을 찾아갔다. 잡신에게 달님을 사모하는데 달님은 자신을 거들떠보지도 않는다며 만약 별님을 없애 준다면 너뱅이들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러자 너뱅이들에 구미가 당긴 잡신은 그렇게 해 주겠노라고 약속을 했다. 잡신은 바로 달님이 사는 동굴로 찾아갔다. 잡신은 달님에게 지신의 친구가 되어 주기를 부탁하고 침이 마르도록 지신을 칭찬했으나 달님은 고개를 저으며 거절했다. 며칠 뒤 달님이 나물을 캐러 갔는데 지신이 찾아왔다. 지신은 별님과 관계를 끊고 자신과 사귀어 달라고 했다. 달님이 단호히 거부하자 별님에게 좋지 않은 일이 생길 것이라고 협박을 하고 돌아갔다.
어느 날 별님이 깊은 잠에 빠져 있을 때 잡신이 무시무시한 칼을 들고 입엔 날이 선 도끼를 물고 별님의 동굴에 찾아 들었다. 잡신은 너를 없애고 달님을 지신에게 주면 지신이 자기에게 기름진 너뱅이들을 주게 되어 있다는 이야기를 했다. 동굴에서 같이 잠을 자던 산새가 이 소리를 듣고는 남해의 산신령인 호랑이 부부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암호랑이가 먼저 별님의 동굴을 향해 가는데, 별님의 동굴에서는 별님과 잡신의 싸움이 벌어졌다. 별님은 맨손으로 잡신의 공격을 피하고 있었고, 이 소식을 듣고 달려온 달님은 발을 동동 구르며 안타까워 할 뿐이었다. 잡신의 칼날에 별님은 왼쪽 날개를 상하여 붉은 피를 흘렸다. 한편 암호랑이가 부지런히 달려 금오산을 오르고 있을 때 쾅하는 소리에 뒤를 돌아보니 이제까지 육지로 있던 남해가 떨어져 나가고 있었다. 지신은 별님이 산신령의 도움을 받게 되면 잡신이 별님을 죽이지 못할 것을 알고 남해 땅을 육지에서 떼어 냈던 것이다. 이때부터 남해는 섬이 되었다고 한다.
암호랑이가 별님의 동굴로 들어가자 잡신이 피투성이가 된 별님에게 칼을 휘두르고 있었다. 암호랑이의 어흥 하는 소리에 놀란 잡신이 뒤를 돌아보는 순간 암호랑이는 잡신을 덮쳐 죽여 버렸다. 그러나 별님은 힘이 빠져 목을 떨어뜨리고 죽어 버렸다. 달님은 흐느껴 울며 은장도를 가슴에 꽂아 그녀도 죽었다. 별님과 달님이 남긴 피는 금오산 여기저기 뿌려졌고, 뿌려진 곳마다 붉은 꽃이 피어났다. 금오산 철쭉꽃은 별님과 달님의 피가 맺혀 피어난 것이라고 하며, 지금도 그 동굴엔 별님과 달님의 핏자국이 붉게 물든 바위가 남아 있다.
[모티프 분석]
「금오산에 별님과 달님 사랑이야기」의 주요 모티프는 ‘죽을 때 흘린 피가 붉은 철쭉이 되고, 붉은 바위가 된 달님과 별님’이다. 이 이야기의 등장인물은 비범하다. 달과 별, 지신, 잡신, 산신령인 호랑이 부부가 등장한다. 달님과 별님은 사랑하는 사이이며, 지신은 달님을 사모하여 별님을 질투한다. 지신은 잡신에게 너뱅이들을 주겠다는 조건으로 꼬드겨 별님을 해치게 한다. 달님과 별님을 도와주는 조력자로 산신령 호랑이 부부가 있다. 이들은 신화의 주인공들이다.
그러나 이 전설에서는 별과 달, 산신, 지신, 잡신들이 좀 더 인간의 한계를 가진 인물로 등장한다. 별님은 달님을 사랑하지만 별님이 이루어야할 일이 있어 결혼을 미루게 되고, 별님은 잡신에게 당해 날개를 잃고 죽게 된다. 달님은 별님을 사랑하기에 지신의 유혹에도 넘어가지 않고 잡신의 협박에 별님이 위험해지지 않을까, 사랑을 잃게 되지 않을까 근심한다. 산신령이 호랑이 부부로 등장하는데, 대부분의 산신령이 노인이나 수호랑이인데 비해 이 전설에서는 암호랑이와 수호랑이가 부부로 등장하여 역할을 나누어 맡고 있다. 신화적 인물들이 인간화되면서 신적 능력은 약화되고 인간의 한계를 보인다.
「금오산에 별님과 달님 사랑이야기」는 남해가 육지였는데 섬이 되었다는 것과 금오산에 철쭉과 붉은 바위가 생기게 된 유래를 담고 있다. 지명 유래 가운데 섬이 만들어진 이야기는 다른 전설보다 더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지신이 별님을 도우러 가는 산신령 호랑이 부부를 막기 위해 육지였던 남해를 섬으로 떼어 놓아 남해가 섬이 된 내력을 밝히고 있는 오래된 전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