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340109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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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智異山 |
영어의미역 | Jirisan Mountain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문학 |
유형 | 작품/문학 작품 |
지역 | 경상남도 하동군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최영욱,하아무 |
저자 생년 시기/일시 | 1921년 3월 16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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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몰년 시기/일시 | 1992년 4월 3일 |
저술|창작|발표 시기/일시 | 1985년 |
성격 | 소설|대하소설|장편 소설 |
작가 | 이병주(李炳注)[1921. 3. 16~1992. 4. 3] |
[정의]
1985년 경상남도 하동군 출신의 소설가 이병주가 쓴 장편 대하소설.
[개설]
이병주(李炳注)[1921. 3. 16~1992. 4. 3]의 『지리산』은 일제 말기에서부터 민족 해방, 6·25 전쟁을 거쳐 휴전 협정이 이루어지기까지를 시대적 배경으로 삼아 경상남도 지역 사회주의 운동가들의 부침을 기록한 대하소설이다. 1972년 9월 월간 『세대』에 처음 연재되기 시작해 1977년까지 60회에 걸쳐 실리다가 일시 중단된 뒤, 1985년에서야 마무리되었다.
이병주가 무려 15년에 걸쳐 완성한 『지리산』은 남한 내의 빨치산과 남로당 활동을 최초로 소설화한 작품이다. 『지리산』 이후 조정래의 『태백산맥』, 김원일의 『겨울 골짜기』, 이태의 『남부군』 등과 같은 작품이 쏟아져 나와 실질적으로 빨치산 문학의 물꼬를 튼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실제 작가 이병주의 삶은 일제의 식민지 교육을 비롯해 태평양 전쟁, 그리고 강제 징병, 해방 공간에서 불거진 좌우 이데올로기의 극심한 대립과 갈등, 6·25 전쟁, 부역, 남북 분단, 5·16 군사 정변, 개인적인 필화 사건으로 말미암은 2년 7개월간의 감옥살이 등 수난과 질곡의 한국 현대사를 고스란히 끌어안고 있다. 이병주는 삶의 주요 순간마다에 점철되어 자신을 괴롭혀 온 수난과 질곡의 현대사를 토설하지 않고서는 견딜 수가 없었을 것이다. 그로 인해 세상에 나온 것이 바로 『지리산』을 필두로 한 이병주의 작품들인 것이다.
『지리산』은 이병주가 1992년 세상을 떠남으로써 잊히는 듯하였지만 2006년 한길사에서 이병주의 전집이 30권으로 발간됨으로써 다시금 주목을 받고, 이병주 국제 문학제가 개최되는 등 재평가 작업이 활발히 일어나고 있다.
[구성]
모두 7권으로 구성된 『지리산』은 탄탄한 이야기 전개와 구성으로 소설 문학 본연의 서사성을 이상적으로 구현하고 있으며, 역사에 대한 희망과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으로 깊은 감동을 자아낸다. 이는 최근 역사의식의 부재와 문학의 위기를 말하는 오늘날 한국 문단에서 더욱 빛을 발하는 덕목이 되고 있다.
특히 이병주 소설에서의 중요한 특징 가운데 주목할 것은 해설자의 존재인데, 『지리산』의 이규, 『관부연락선』의 이군 또는 이선생, 『산하』의 이동식 등이 그런 인물이다. 이병주는 이러한 해설자를 통해 역사와 사회를 바라보고 판단하는 자신의 시각을 그대로 투영하고 있다.
[내용]
이규는 어릴 적 죽은 조부가 병풍에 그려진 지리산 속으로 사라졌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지리산을 동경한다. 하영근의 도움으로 일본 유학을 다녀온 이규는 지리산을 통해서 가족에게 외면당하면서 항일 운동을 하였던 중부를 만나게 되고, 항일 정신을 가진 박태영의 생각에 매료된다. 박태영은 공산주의를 받아들이고 징병을 피해 하준규, 노동식 등과 함께 지리산에 들어간다. 지리산에서 이현상을 알게 되면서 공산주의에 점점 더 깊이 관여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박태영은 수많은 인물들을 만나고 토론하며 고민을 하게 된다.
그러나 그 후 박헌영을 위시한 당 지도부에 대한 불신을 품게 되고 갈등하면서 회의에 빠진다. 그러는 사이에 이규는 하영근의 딸 윤희와 결혼한다. 결국 박태영은 자신의 이상을 꽃피우지 못하고 지리산에서 마지막으로 생존했던 빨치산으로 비극적인 생을 마친다. 이규는 프랑스에서 돌아와 그들의 죽음과 함께 김숙자가 박태영의 아들을 낳았다는 소식을 듣는다.
[특징]
이병주의 소설 세계는 사건을 에워싼 상황 전개가 동서고금을 넘나들 정도로 광범위하고, 파란만장한 삶의 다채로운 분위기들이 펼쳐지는 것이 특징이다. 등단 작품인 『소설 알렉산드리아』를 비롯하여 대부분의 소설들은 파란만장한 흥미 있는 사건들로 점철되어 있으면서 사상적이며 지성적인 품격을 지니고 있다.
“태양에 바래지면 역사가 되고 월광(月光)에 물들면 신화가 된다”는 말을 즐겨 하던 이병주는, 작가란 햇빛에 바랜 역사를 새로 쓰는 복원자, 준엄한 사관(史官)이나 다를 바 없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일반적으로 모든 역사는 승자들을 위한 기록이라고들 한다. 당연히 역사는 승리자 중심으로 기술되고 결과만 따지게 된다는 뜻이다.
그러나 문학은 역사가 빠뜨리고 간 작은 것들, 이름 없이 사라져 간 사람들의 이야기를 챙기고 빠진 부분을 메워 준다. 힘없는 자들과 패배자에게도 발언의 기회를 주고 때로는 주인공이 되기도 하며, 승패의 결과만이 아니라 동기도 중요하게 조명하기도 한다. 이런 점들을 자신의 문학적 지향으로 삼은 이병주는 철저한 자료 수집과 취재에 바탕을 두고 한국 현대사를 소설의 공간으로 끌어들여 『지리산』을 통하여 충실하게 되살려 내고 새롭게 조명해 냈다.
[의의와 평가]
『지리산』은 장편 소설 『관부 연락선』, 『행복어 사전』 등과 함께 이병주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장편 대하소설이다. 특히 『지리산』은 우리의 생생한 역사를 배경으로 민족의 뼈아픈 시련을 유려한 필치로 그리고 있어 이병주의 대표작으로 일컬어지고 있다.
『지리산』은 가장 격동기였던 일제 말기에서부터 민족 해방, 6·25 전쟁을 거쳐 휴전 협정이 이루어지기까지를 시대적 배경으로 삼아 그 격동의 현장을 다루었기 때문에 역사적 사건의 평가나 관점에 다양하고 풍부한 모습을 제시해 주고 있다. 더불어 우리 세대가 풀어야 할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는 민족사적 과업에 대한 부분적 실마리를 제시하고 있다.
『지리산』은 거대한 역사의 그물에 잡히지 않는 숱한 군상들의 인간사, 승자가 되지 못해 이름조차 남기지 못하고 사라져 가야 했던 빨치산들, 그리고 역사의 행간에 묻혀 버린 수많은 비극의 주인공들이 엮어 내는 민족의 대하드라마이며 민족의 뼈저린 아픔을 형상화한 민족 대서사시라는 소설사적 의의를 지닌다.
이렇듯 이병주는 역사의 그물로 파악하지 못한 민족의 슬픔의 의미를 모색하고 소설로 충실하게 되살려 낸 작가였다. 또 강렬한 사상성을 가지고, 풍부한 체험과 재능을 가졌으며, 우리나라 문장 전통의 새로운 지평을 개척하였고, 무엇보다 이야기의 재미를 만끽하게 해 주는 작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