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3400979 |
---|---|
한자 | 葛味峯說話 |
영어의미역 | Tale of Galmibong Peak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설화 |
지역 | 경상남도 하동군 악양면 |
집필자 | 한양하 |
수록|간행 시기/일시 | 2004년 |
---|---|
관련 지명 | 경상남도 하동군 악양면 |
채록지 | 경상남도 하동군 악양면 |
성격 | 전설|풍수담|지형 유래담 |
주요 등장 인물 | 신령|처녀|어머니 |
모티프 유형 | 갈미봉이 생긴 내력 |
[정의]
경상남도 하동군 악양면에서 갈미봉과 관련하여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개설]
「갈미봉 설화」는 낙노국(樂奴國)의 도읍지였던 악양[옛 하동]의 땅을 넓히기 위하여 섬진강 물줄기를 돌리려 갈미봉을 옮기는 도중에 처녀에게 산이 움직이는 것을 들켜 그 자리에 서고 말았다는 풍수담이자 지형유래담이다.
[채록/수집 상황]
2004년 악양면지편찬위원회에서 간행한 『악양면지』에 실려 있다. 또한 2004년 하동군 각지에서 채록·수집한 설화 자료를 중심으로 하동향토사연구위원회가 집필하여 2005년 하동문화원에서 발행한 『하동의 구전설화』의 162쪽에도 수록되어 있다. 「갈미봉 설화」는 악양면 조사위원 이승재가 현지에서 채록한 것이다.
[내용]
옛날 악양이 낙노국의 도읍지였던 시절이었다. 국력이 강해지자 도읍지를 넓히려고 하니 섬진강의 범람으로 피해가 많았다. 그래서 섬진강의 일부 물줄기를 순천, 광양 방향으로 돌리려고 하는데 특별한 방법이 없었다.
하루는 도승(道僧)이 나타나 지리산 산신령에게 물어보면 방법을 알려 줄 것이라고 했다. 그래서 지리산 산신령에게 물었더니 산신령이 말하기를 백운산 신령한테 시킬 테니 그리 알라고 했다.
어느 날 강 건너 갈미봉이 걸어오고 있었다. 한 처녀가 아침밥을 짓다가 밖을 내다보니 강 건너 산이 걸어오는 것을 보고 놀라 하는 말이 “엄마 산이 걸어오네!” 하자 어머니가 밖을 내다보지 않고 하는 말이 “야이 가시내야” 하면서 부지깽이로 때리려 했다. 그때 그만 산이 멈추어 서고 말았다고 한다. 그때 그 계집아이가 보지만 않았어도 악양은 큰 도읍지가 되었을 것이라고 한다.
[모티프 분석]
「갈미봉 설화」의 주요 모티프는 ‘갈미봉이 생긴 내력’이다. 전설의 가장 큰 특징은 증거물이다. 그 가운데 자연물에 대한 증거물이 가장 많은 유형을 차지한다. 산이나 바위가 걸어가다가 사람의 눈에 띄어 멈추었다는 신이담은 전국적으로 산재한 광포전설이다.
「갈미봉 설화」는 갈미봉이 그 자리에 있게 된 내력을 설명하고 있다. 서사도 단순하다. 백운산 신령이 갈미봉을 걸어오게 하여 물길을 돌려 악양 땅을 넓히려는데 계집아이가 산이 움직이는 것을 보고 “엄마 산이 걸어오네!” 하고 말을 내뱉는 순간 산이 멈춰 버렸다는 것이다. 여기서 신령스러운 존재들의 움직임은 밤에, 사람의 눈에 띄지 않는 때에 이루어진다. 그러나 그것이 사람의 눈에 띄게 되면 신비함을 잃게 된다. 또 말로 표현되지 않으면 신비함으로 남아 있으나 말로 표현했을 때는 신비함을 잃게 된다. 성의 세계와 속의 세계는 동시에 존재하고 있으나 성의 세계에 속한 산의 움직임은 속의 세계인 인간의 말과 인간의 시공간에 의해 제지당하고 만다.
엘리아데는 전통적 고대 종교에서 시간관을 가역적 시간관이라 한다. 이는 신화적 시간이라고 할 수 있는데 태초의 성스러운 시간, 창조의 시간이 현재에 재현될 수 있는 영원히 반복 가능한 시간을 말한다. 갈미봉이 걸어오는 것은 성의 시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어머니가 밖을 내다보지 않고 처녀를 부지깽이로 때리려 했다는 것은 현실의 시공간적 개념으로만 사물을 바라보는 처녀의 어리석음을 꾸짖기 위한 것이다.
또 계집아이가 산이 걸어오는 것을 보았기에 산이 멈추었다고 하는데 대부분 산이나 바위가 걸어오는 것을 보고 발설하는 사람은 여성이다. 빨래를 하다가 산이 걸어오는 것을 보고 놀라 “산이 걸어온다.”고 소리치자 산이 멈췄다는 전설이 곳곳에 전한다. 발설자를 여성으로 설정한 것은 속의 세계를 대표하는 인물로 남성보다는 여성을 주 인물로 삼았다는 점에서 여성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담겨 있음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