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570215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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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賣淫女-市場 |
이칭/별칭 | 문학,시집,매음녀,병원,육체,폭력,기지촌,그로테스크,죽음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문학 |
유형 | 작품/문학 작품 |
지역 | 전라북도 군산시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황태묵 |
[정의]
1991년 출간된 전북 군산 출신의 시인 이연주의 시집.
[개설]
군산 출신의 시인 이연주[1953~1992]는 1990년 계간지 『월간 문학』 4월 호에 시 「죽음을 소재로 한 두 가지의 개성1」 외 1편으로 신인상을 수상하였고, 1991년 계간지 『작가 세계』 가을 호에 「가족 사진」 외 9편의 시를 발표하면서 시단에 데뷔하였다. 등단한 그 해[1991]에 첫 시집을 출간하며 의욕적인 활동을 펼치다 문단의 평가가 이루어지기도 전인 그 다음[1992년]에 비공개를 당부하는 유서를 남기고 목을 매 자살하였다. 사후[1993년]에 유고 시집이 나왔다.
[구성]
『매음녀가 있는 밤의 시장』에는 연작시 「매음녀」를 포함하여 총 91편의 시가 수록되어 있으며 평론가 임태우의 해설이 시집 끝 부분에 실려 있다. 이 시집의 표제어 ‘매음녀’는 여성적 소외의 극한점이자 자본주의적/가부장적인 현대 문명의 숨겨진 잔인한 얼굴을 뜻하는 말이며, ‘병원’을 상징하는 ‘밤의 시장’은 수많은 병자가 폭력과 광기의 나날을 보내는 현장으로 상정되고 있다.
[내용]
많은 논자들이 지적했듯이, 이 시집은 매음녀로 상징되는 현대 문명의 비인간적이며 부패한 실상을 어둡고 절망적인 어조로 표현하고 있다. 또 많은 시들이 병원을 배경으로 삼고 있는데, 병원이 공간적 배경이 된 시는 총 13편에 달한다. 성병이나 정신병 등 각종 질환을 모티프로 삼고 있는 시도 10편이나 된다. 이런 일련의 시는 시인의 직업이 간호사가 아니었을까 짐작해보게 한다. 그러한 시 두 편을 일부 소개하겠다.
"흐트러진 이부 자리를 들추고 / 그녀는 매일 아침 자신의 시신을 내다 버린다, 무서울 것이 없어져버린 세상/철근 뒤에 숨어사는 날짐승이/그 시신을 먹는다/정신 병자가 되어 감금되는 일이 구원이라면/시궁창을 저벅거리는 다 떨어진 누더기의 삶은.../아으, 모질은 바람"[「매음녀」1 부분]
“여자가 바닥을 박박 기어대며 몸부림쳤다 / 의사가 말없이 다녀갔다 / 간호사가 와서 근육 주사 한대를 놓고 / 돌아갔다. 철커덕 문이 닫겼다 / 난,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요 / 정신 병동 철문을 붙들고 / 여자가 희멀겋게 중얼거렸다”[「발작」 부분]
[의의와 평가]
이연주의 시는 부패한 도시 문명에 갇힌 현대인의 소외와 절망감을 그로테스크한 죽음의 언어로 펼쳐보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첫 시집 『매음녀가 있는 밤의 시장』의 해설을 쓴 임태우는 ‘위악’을 이연주 시세계의 중요한 심상으로 거론하였고, 김정란은 이연주 시의 부정적 특성에 대해 ‘단순한 위악을 넘어 치열함과 정직함의 증거’라고 말했다. 정효구는 이연주의 시세계를 ‘1990년대의 죽음과 관련된 우리 시단의 징후를 가장 극단의 자리에서 표출한 하나의 예에 해당된다’고 평가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