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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잔」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5702131
한자 燈盞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문학
유형 작품/문학 작품
지역 전라북도 군산시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이재용
[상세정보]
메타데이터 상세정보
저자 생년 시기/일시 1939년 1월 30일 - 백도기 출생
저술|창작|발표 시기/일시 1978년연표보기 - 백도기 「등잔」 발표
편찬|간행 시기/일시 1978년 - 「등잔」 출간
편찬|간행시기/일시 1987년 - 「등잔」 「우리 시대 우리 작가」 15(동아 출판사)에 수록
특기 사항 시기/일시 1978년 - 백도기 「등잔」으로 제1회 기독교 문학상 수상
출생지 백도기 출생지 - 전라북도 군산시 삼학동 지도보기
성격 장편 소설
작가 백도기

[정의]

전라북도 군산 출신의 문인 백도기가 1978년 출간한 장편 소설.

[개설]

「등잔」은 1969년에 등단한 작가 백도기가 1978년에 발표한 장편 소설이다. 작가는 전라북도 익산 목천동에서 선교 활동을 했다는 이거두리[본명은 이성한. 이보한이라고도 불렸음]의 이야기에 착안하여 이용한이라는 인물을 만들었다. 작품의 시간적 배경은 1910년 즈음이고, 공간적 배경은 군산에서 전주로 가는 길에 있는 만경 인근의 한 마을이다. 일본의 식민지 지배 체제가 확립되면서 전에 의병이었던 도적떼와 마을 지주의 서자이자 기독교도인 이용한, 만경의 일본 헌병들 사이의 갈등이 심해지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용한의 삶에서 기독교적인 사상과 역사적인 사명 사이의 내적 갈등도 있는데, 이는 백도기가 당시 고민했던 역사와 신학에 대한 문제 의식과 관련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구성]

「등잔」은 모두 12장으로 나누어져 있지만, 작품의 줄거리를 중심으로 생각하면 다섯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첫 부분은 소위 “불한당”이라고 부르는 화적의 마을 습격이다. 정기적으로 마을에 출몰하는 도적떼는 이용한의 아버지인 이감찰을 습격하기를 좋아한다. 같은 마을의 백 참봉과는 달리 이감찰은 끝까지 재물을 지키려 하기 때문이다. 소동 끝에 이감찰은 귀를 잃고, 서자이자 애꾸눈인 아들 이용한이 도적 소굴로 찾아가 담판 끝에 정기적으로 쌀 석 섬을 주는 조건으로 괴롭힘을 면한다.

두번째 부분은 총독부의 토지 수탈 정책이 시행되면서 마을에 일본인들이 살기 시작하고, 원래 의병 출신인 김길용의 화적패는 가네야마를 습격하여 총격전을 벌이다가 집에 불을 지른다. 만경의 헌병들이 치안 유지를 위해 개입하여 백참봉에게 가네야마의 집과 재산을 배상하라고 강요한다.

세번째 부분에서 장텃골에서 헌병과 김길용 패의 싸움이 벌어지고 장텃골의 숲은 불에 탄다. 이용한이 김길용 패에게 쌀을 대주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헌병대는 이용한을 고문하지만, 그는 굳건하게 버틴다. 기독교 신부인 페터슨이 개입하여 풀려나게 된 이용한은 호남 지역에 달포 정도 떠돌다 돌아온다.

네번째 부분에서 이용한은 페터슨 신부의 지도로 힘을 이용하여 강한 사람이 되는 것으로는 일제에게 진정으로 승리할 수 없음을 깨닫고 새로운 삶의 방도를 찾는다. 일본 헌병은 다시 이용한을 잡아가서 심문하지만 이용한이 떠돌던 시절의 만가를 부르는 등 이상한 행동을 보이자 풀어준다. 이용한은 자신의 종이자 서로 사랑하던 삼례와 마을을 떠나 서울로 간다.

다섯번째 부분에서 삼례는 페터슨의 양녀로 서울 이화학당에 입학하고 이용한은 북쪽으로 떠난다. 105인 사건에 연루되었던 인물로 북의 실정을 알고 싶었기 때문이다. 쫓기는 김길용 패와 헌병대의 마지막 전투가 벌어지고 마침 고향에 돌아온 용한 또한 헌병대에 다시 잡히는 몸이 된다. 그들을 구하려는 김길용 패를 페터슨은 기독교 사상을 들어 말리고, 이용한은 삼례의 뱃속에 자라고 있을 아이를 생각하며 감옥에 갇힌다.

[내용]

기독교 사상은 전근대적 문화에서 근대적 문화로, 독립된 국가에서 식민지로 이행하는 역사적인 시기에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었을까. 「등잔」에서 이러한 문제 의식은 민족·민주·민중을 생각하던 1970년대와 1980년대의 치열한 의식과 맞닿아 있다. 목숨을 걸고 보호해야 할 민중들이 국가 권력의 폭압 속에 노출되면서 동시에 극한적인 대결 양상으로 치달을 때 기독교는 자칫 무력해질 수 있다. “이웃을 사랑하라”라는 핵심 교리가 적대감 속에 무력해지거나 기독교적인 순교를 강조하는 방향으로 잘못 인도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백도기는 1910년 전라북도 한 마을에서 그러한 고민을 역사적인 문제로 제기한다. 조선 총독부라는 적이 뚜렷한 상황에서 주인공 이용한의 윗세대는 그동안 농민을 착취한 계층이고, 외세라는 적과 싸우기 위해 일어난 의병은 화적패가 되었다. 그리고 이용한이 선택한 기독교 역시 서양의 사상이어서 화적패에게 남아 있는 의로움에 공명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백도기는 이를 한 개인의 변모와 그의 변모를 인정해가는 주위의 인물들로 형상화했다. 그리하여 기독교 사상이 역사와 별도로 존재하는 천상의 섭리가 아니라, 역사 속에 살아가는 한 개인이 받아들이고 실천해야 할 실재의 윤리로 드러난다.

[의의와 평가]

백도기의 작품은 역사적 실천과 결합한 기독교 문학이다. 통일된 교리의 맹목적 실행에 종사하는 문학이 아니라 실존적이고 역사적인 존재로서의 인간이 기독교라는 외부의 진리와 대결하여 진정한 의미의 종교성을 실현하려 애쓰기 때문이다. 이는 제도 이전에 실존하는 영혼의 문제이고, 인류애의 문제다. 「등잔」은 이러한 의식을 1910년대의 한 인물에게 투영하여 이것이 일시적인 문제가 아니라 보편적인 문제임을 증언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백도기 문학은 “기독교 정신의 일방전 전도나, 기독교와 한국 사회의 갈등을 그리는 경우와는 크게 구별된다. 진정한 의미에서의 기독교 문학을 열고 있다”는 『한국 소설사』 저자들의 지적은 적절하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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