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590187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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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說話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
지역 | 전라북도 순창군 |
집필자 | 손앵화 |
[정의]
전라북도 순창 지역에서 옛날부터 구전되어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개설]
설화는 순창 지역에서 구비 전승되는 이야기와 문자로 채록되어 전하는 이야기를 통칭한다. 순창 지역민을 중심으로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다가 현대에 이르러 책으로 엮어졌다. 대표적인 설화집으로는 순창 문화원에서 간행한 『순창의 구전 설화』 2권이 있다.
설화는 일정한 구조를 가진 꾸며낸 이야기이다. 그러므로 일정한 구조를 갖추지 못한 일상의 신변 잡담이나 구전하되 허구성이 가미되지 않은 역사적 사실 등은 설화에 포함되지 않는다. 설화의 사실성은 사실 자체를 그대로 이야기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흥미 유발과 교훈 전달을 위해 사실처럼 가장하는 것이다.
설화는 구비 전승을 통해 존재를 유지해 간다. 이야기의 구전 주체인 화자는 이야기의 모든 내용을 세세히 기억하기 어렵기 때문에 핵심적인 구조를 기억하고, 이것에 자기 나름의 살을 붙여 전승하게 된다. 그래서 설화는 구전에 적합하게 단순하면서도 짜임새 있는 구조를 지녔으며, 표현도 복잡하거나 세련되지 않다.
설화는 반드시 화자가 청자를 대면하여 청자의 반응을 의식하면서 구연되는 특성이 있다. 대개의 경우 화자와 청자의 신분은 민중이지만 일부 양반이나 식자층의 참여를 통해 문자로 정착되는 과정을 거치기도 한다.
[분류]
설화의 분류는 시대와 장소, 학자에 따라 다양하지만 보통 신화(神話)·전설(傳說)·민담(民譚)으로 나누고 있다. 그러나 이 셋이 뚜렷이 구분되는 것은 아니며, 서로 교섭하는 양상을 보인다.
신화는 전승자들에게 진실하고 신성한 것으로 인식되는 이야기이다. 일상적 경험이나 합리성을 초월하여 존재한다고 믿고, 그 진실성과 신성성을 의심하지 않을 때 신화로서의 생명력을 갖는다. 신화는 아득한 옛날, 즉 태초에 일어난 일이고, 신성한 장소를 배경으로 한다. 「단군 신화」의 태백산과 아사달은 신성한 장소의 좋은 예이다. 신화는 민족적인 범위에서 전승되며, 민족적인 범위에서만 진실성과 신성성이 인정되기 때문에 한 민족의 신화가 다른 민족의 것과 매우 유사할지라도 다른 민족에게는 신화로 인정되지 않는다.
전설은 전승자들이 실제로 있었던 진실이라고 주장하는 이야기이다. 전설은 일상적 공간 속에서 구체적으로 제한된 시간과 장소를 갖는다. 구체적인 시간과 장소는 전설의 진실성을 뒷받침해 주는 역할을 한다. 또한 전설은 내용과 관련된 바위, 연못, 고목, 집터 등 개별적 증거물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으며, 이에 따른 전승의 지역성을 띤다. 한국의 설화 문학 중 전설은 가장 많은 문헌 자료가 남아 있다. 순창 지역에도 지역적 속성을 지닌 증거물에 얽힌 전설이 많이 전승되고 있다. 풍산면 반월리에 남아 있는 ‘형제보’, 인계면 노동리의 ‘두렁증이 약수’, 복흥면 장자골의 ‘호랑이 바위’ 등은 순창 지역에서 전해지는 대표적인 전설이다.
민담에는 뚜렷한 시간과 장소가 없는 것이 “옛날 옛적 어느 곳에”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민담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흥미이다. 민담의 전승자는 민담이 신성하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진실하다고 믿지도 않는다. 그러므로 이야기를 뒷받침할 증거물도 필요하지 않다. 민담의 주인공은 일상적인 인간이지만, 갖가지 난관에 부딪혀도 요행과 조력을 통해 극복하고 행복한 결말을 이루어낸다. 민담은 지역적인 유형이나 민족적인 유형은 있어도 어느 지역이나 민족으로 한정되지 않는다.
[유형]
순창의 구전 설화를 내용 유형별로 분류해 보면 변신 설화, 명당 설화, 효행 설화, 지명 설화, 역사 인물 설화가 대표적이다. 그밖에 「열녀 간아지」처럼 열녀를 모티프로 하는 열녀 설화, 「사자암과 홍성문 대사」·「불암사 건립 설화」처럼 불교와 관련된 불교 설화, 동물 설화 등도 있다. 특히 동물 설화에서는 호랑이가 주로 등장하고 있어서 호랑이를 경외했던 지역민의 의식과 정서를 볼 수 있다.
변신 설화는 사람이나 이물이 다른 존재로 형상을 바꾸는 이야기로 「돌로 변한 처녀 보살」, 「사람으로 변한 금 돼지」, 「호랑이로 변한 남자」 등이 있다.
명당 설화는 좋은 묫자리를 써서 당대 혹은 후손 발복의 징험이 나타나는 이야기로서 「외눈박이 손자의 명당 발복」, 「명당자리에서 죽은 사람」, 「신비로운 지기를 가진 땅」 등이 있다.
효행 설화는 효자의 아름다운 행적이나 효행으로 미물을 감화시킨 이야기로 「징계들과 전 효자」, 「한 효자와 지네」 등이 전한다.
지명 설화는 특정 지명의 이름 유래와 관련된 설화로 「도깨비 방죽」, 「개고개 설화」, 「건지산과 방정지 설화」, 「용대암 전설」, 「철마산 설화」, 「두무소 용과 용골산 지네」[용골산은 2009년 용궐산으로 개명], 「미륵정이 마을의 유래」 등이 있다.
역사 인물 설화는 순창 지역과 관련해 실존했던 역사적 인물의 비범한 능력이나 풍류 행각을 담은 이야기로서 「묫자리에서 관을 쓴 옹몽진」, 「종호의 바위 위에 술을 부어 놓고 마신 거사」, 「보은하고 신선이 된 홍성문」, 「용유사에서 공부하여 급제한 임문수」, 「고추장과 이성계」 등이 있다.
한 편의 설화는 구비 전승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몇 개 유형 혹은 모티프가 섞여 장형화(長形化)되거나 새로운 이본을 형성하게 된다.
[의의와 평가]
설화는 오랜 세월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진 이야기이다. 구전되는 시간과 장소, 상황 등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윤색되는데, 지역의 설화는 특히 그 지역의 생활문화와 정신문화가 고스란히 반영되어 나타나기 마련이다. 순창 지역에 구전되는 설화에는 순창이라는 삶의 터전에서 배태된 순창 군민의 정서와 사상이 내포되어 있기 때문에 문화사적·향토사적으로 중요한 자료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