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34009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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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음역 | Seoddalgeumum |
영어의미역 | New Year's Eve |
이칭/별칭 | 세밑,눈썹 세는 날,제석,제야,제일,세제,세진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의례/평생 의례와 세시 풍속 |
지역 | 경상남도 하동군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김성채 |
[정의]
경상남도 하동 지역에서 음력 12월 30일에 전해 내려오는 풍습.
[개설]
‘섣달’은 한 해를 다 보내면서 새해의 설날을 맞이하기 위한 ‘서웃달’의 준말이며, ‘그믐’은 만월의 보름달이 날마다 줄어들어 눈썹같이 가늘게 되다가 이윽고 모두 소진하여 없어진다는 순 우리말 ‘그믈다’의 명사형이다. 따라서 섣달그믐은 한 해를 다 보내는 마지막 달의 마지막 날을 가리키는 것이다. 섣달그믐을 세밑, 눈썹 세는 날, 제석(除夕), 제야(除夜), 제일(除日), 세제(歲除), 세진(歲盡) 등이라고도 한다.
[연원 및 변천]
그믐날 밤에는 집안에서 사람이 거처하는 방은 물론이거니와 마루, 부엌, 다락, 곳간, 뒷간, 문간 등 집안 곳곳에 불을 밝혀 놓고 잠을 자지 않는데 이것을 ‘수세(守歲)’ 또는 ‘해지킴’이라고 한다. 불을 밝혀 놓는 것은 잡귀의 출입을 막고자 하는 것이다. 이날 밤에 잠을 자면 눈썹이 샌다는 말도 있다. 그렇게 되지 않으려고 놀이와 고담 등을 읽고 들으면서 시간을 보내기도 했는데, 잠을 참지 못해서 잠에 들면 얼굴에 흰 칠을 하여 그 이튿날 아침 얼굴을 보고 웃는 풍습이 있다.
섣달그믐날 잠을 자지 않는 풍속은 도교의 경신수세(庚申守歲) 풍속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사람의 몸에는 삼시(三尸)가 있는데, 이것이 사람의 잘잘못을 기록해두었다가 연말 경신일에 하늘로 올라가 옥황상제에게 고한다고 한다. 때문에 삼시가 하늘에 올라가지 못하게 지키는 것이다. 이 풍속은 중국 한나라 때도 있었고, 우리는 고려 시대에 매우 성하였다.
[절차]
하동군 옥종면의 노인은 나가서 설을 쉬면 좋다고 하여 두방재(斗芳齋), 옥산서원(玉山書院), 하동 북방리 수정당(守正堂), 모한재(慕寒齋) 등에서 선비들이 십여 명씩 모여 강(講)도 하고 시도 지으면서 수세(守歲)를 하기도 하였다. 하동군 화개면 운수리 석문마을에서는 ‘불 밝히기[잔등]’를 하는데, 밤이 새도록 집안의 마루·부엌·고방 등을 비롯해서 화장실까지 집안 구석구석을 환하게 밝혀 둔다. 이것을 ‘잔등’이라고 한다. 이렇게 해서 새해를 밝게 맞이하면 복이 온다고 믿는다. 하동군 양보면에서는 만약 자는 아이가 있으면 눈썹에 분을 바르거나 흰떡 가루를 발라 두기도 한다. 이렇게 밤을 새우고 잠을 자지 않는 것은 섣달 그믐날 잠을 자는 것은 영원한 잠, 즉 죽음이라고 생각하는 신앙이 있기 때문이다.
[생활 민속적 관련 사항]
섣달은 새해를 맞을 준비를 하는 시기였으며, 대개 대추, 육포, 건어물, 감자, 건시(乾柿) 등을 친척들 간에 주고받는 풍습이 있다. 그리고 그믐날은 신이 도와 탈이 없다고 하여 가옥을 손질한다. 깨끗한 설을 맞이하기 위하여 집 안팎을 청소하며 냉수에 목욕하고 몸을 청결히 한다. 그믐날 밤 자시에 대마디를 태워 소리를 내면 잡귀가 범하지 못한다고 한다. 운수를 빌기 위해 밤중에 산에 가서 산신제를 지내기도 한다.
그믐날 밤에 눈을 받아먹으면 몸에 좋고 삼씨를 먹으면 학질이 예방된다고 믿었다. 어린 아이들이 잠결에 이를 갈면 부모들은 그믐날 밤에 나뭇가지가 붙어 있는 사이에 돌멩이를 끼워 두면 예방이 된다고 믿었다. 하동군 옥종면 청룡리 주포마을에서는 섣달 그믐날에 어른들이 계신 집으로 인사를 드리러 다닌다. 이렇게 하는 것이 ‘묵은세배’인데, 이 마을에서는 ‘묵은세배’라는 말을 쓰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