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경상남도 하동군에 서식하는 잉엇과에 속하는 민물고기.

[개설]

잉어에 대해 『동의보감(東醫寶鑑)』에는 ‘리어(鯉魚)’로, 『난호어목지(蘭湖漁牧志)』와 『전어지(佃漁志)』에는 ‘리어(鯉魚)’로 표기되어 있다. 동양에서 잉어를 ‘니어’ 또는 ‘리어’로 명명한 것은 비늘에 십(十) 자 무늬, 즉 문리(文理)가 있어 ‘이(理)’자에서 리(里)를 취하고 ‘어(魚)’자를 붙여 ‘리(鯉)’자로 합성하였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형태]

몸길이는 30~100㎝로 다양하다. 몸체는 크고 길면서 납작한 원통처럼 생겼다. 눈은 작고 아래턱이 위턱보다 조금 짧은 것이 특징이다. 비늘이 큰 편으로 기와 모양이다. 몸 색깔은 어두운 회갈색에서 밝은 회색에 이르기까지 서식처에 따라 다소 차이가 난다. 등과 꼬리지느러미는 짙은 색이며, 이 외 다른 지느러미는 색깔이 옅다.

[역사/민속 생활적 관련 사항]

잉어가 지구상에 존재한 역사는 기원전 5세기 이전이며, 이는 중국의 『양어경(養魚經)』에 양식 잉어에 관한 기록으로 알 수 있다. 잉어는 원래 아시아와 유럽의 온대 지역에서 서식하던 담수어였으나, 지금은 전 세계에 서식하거나 양식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식용과 약용으로 귀중하게 활용되어 왔으며, 다양한 색깔을 가진 비단잉어 등은 관상용으로도 많이 기르고 있다.

하동의 잉어는 섬진강 유역 여러 곳에서 서식하는데, 섬진강은 맑고 깨끗하여 이곳에 서식하는 잉어는 다른 곳의 잉어에 비하여 간디스토마충이 거의 없어 비교적 안전하게 먹을 수 있다. 잉어에는 단백질, 칼륨, 철 등 미네랄과 비타민 A, B1, B2와 히스티딘, 글리신 같은 아미노산이 많이 함유되어 있다. 임산부의 건강 증진에 잉어를 으뜸으로 여기는 이유는 기운을 진정시키는 효능이 있고, 젖의 분비량을 촉진하고 몸 안의 어혈을 풀어 혈액 순환을 원활하게 하여 붓기를 완화시키는 효능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쓸개에는 간을 해독하는 성분을 함유하고 있어 과음 후 주독을 풀어 주고 간의 생기를 회복시키며, 마르고 수척한 사람에게는 근육을 살찌게 하거나 피부를 윤택하게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잉어가 고혈압, 동맥경화 등 성인병 예방에 유효한 것은 소화가 잘되는 지방과 단백질, 비타민, 칼슘 등이 함유되어 있기 때문이다.

잉어는 주로 찜·죽·탕으로 조리하며, 밤과 대추 등을 넣어 달인 후 그 물을 마시기도 한다. 잉어에는 특유의 비린내가 많이 나기 때문에 조리하기 전 식초를 탄 물에 넣어 비린내를 제거한다. 섬진강 유역에서 잡히는 잉어는 물이 깨끗하여 간디스토마충이 거의 없기 때문에 회로도 먹는다. 근래에는 간디스토마충을 예방하거나 치료하는 약이 시중에 나와 있기 때문에 조금만 주의를 기울인다면 안심하고 잉어회를 즐길 수 있다.

또한 동양화가들이 그린 어해도(魚蟹圖)에는 잉어를 소재로 하는 그림이 많다. 잉어는 출세 또는 다산과 장수를 상징한다. 또한 꿈에 잉어가 나타나면 재물, 명예, 출세, 예술 작품 등으로 해몽하기도 한다. 잉어의 서식지인 물을 왕에 비유하고 그 물에 살고 있는 잉어를 신하에 비유하기도 하여, 물속의 잉어는 왕과 신하의 관계로 군신유의(君臣有義)를 의미하기도 한다.

선인들이 믿어 왔던 잉어의 상징성, 곧 다산·장수·남성·출세·신하 등은 잉어의 효능과 무관하지 않다. 즉 임산부의 건강 향상과 유즙(乳汁) 분비 촉진을 통한 다산, 성인병 예방과 치료를 통한 장수, 신하의 도리를 다하여 출세하는 남성으로 풀이한다면 무리는 아닐 듯싶다.

[생태 및 사육법]

잉어는 대개 날씨가 따뜻해지는 5~6월 오전에 산란하며, 성숙한 암컷 잉어 한 마리가 약 30만 개의 알을 낳는다. 알은 물풀의 줄기나 잎에 붙어 수정된다. 수정 후 10일 전후에 부화하며, 먹이는 잡식성으로 어릴 때는 물고기 알, 곤충, 미생물, 물풀 등을 먹고 자란다. 3년 정도 지나 성어가 되면 조개류, 새우류, 작은 물고기, 물풀 등을 가리지 않고 잘 먹는다.

이는 잉어가 서식 적응력이 뛰어나 다양한 환경에서 살 수 있으며, 특히 물 흐름이 느린 큰 하천이나 호수의 진흙 바닥인 물속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부화 후 3년가량 지나면 30㎝ 정도까지 자란다. 대개 10년 이상 20년까지 살 수 있다. 날씨가 추워지면 물속 바닥에서 겨울을 나거나 둔하게 활동하다가, 이듬해 봄 이후 날씨가 따뜻해지면 활발하게 활동하는 특징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