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1930년 여수수산학교 독서회를 중심으로 일어난 항일운동.

[역사적 배경]

1930년대 여수는 일제의 침탈이 본격화되면서 민중들의 경제적 어려움이 심화되고 있었다. 이와 더불어 지식인들 사이에 유입되던 사회주의 사상이 민중들에게까지 확산되면서 일제에 의한 현실사회의 모순을 사회주의의 시각에서 분석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었다.

[목적]

여수수산학교의 독서회는 사회주의의 함양과 보급을 통한 항일운동에 그 목적이 있었다.

[발단]

여수수산학교에 재학중이던 윤경현과 이용기 등은 학업성적이 우수하였지만 빈곤한 가정형편으로 학비를 제때 내지 못하자 학교의 내규에 따라 조행점(操行點)을 차감당해 석차총합에서 하위를 기록하게 된다. 이들은 학교 당국의 조치와 무산계급의 핍박받는 현실에 분개하면서 사회주의 사상에 관심을 갖게 된다.

[경과]

졸업 후 강진해태어업조합 서기로 일하던 윤경현(尹炅鉉)과 여수수산학교 3년생이었던 이용기(李容起)는 1930년 3월 하순, 여수 등대산 근처 자신의 하숙에서 정학조(鄭學朝), 오놀보(吳㐗甫), 곽재석(郭在石), 김양호(金良浩), 진자미(秦者味), 백인렬(白仁烈), 조병호(趙炳浩) 등과 비밀모임을 갖고 독서회라는 비밀결사를 조직할 것을 도모한다.

여수읍내 뒤편의 종고산에서 윤경현을 회장으로 추천하고 강령을 “우리들은 맑스주의의 함양과 보급을 기약한다”고 정하였다. 이들은 3조로 인원을 나누고 간부는 윤경현, 이용기, 백인렬 3명으로 하여 매주 1회씩 각 조의 모임을 가지는 한편 매월 1인당 50전씩 회비를 걷어 사회주의에 관한 서적을 구입하고 돌려 읽기로 하였다. 4월 중순 모임에서 박창래(朴昌來)와 김재곤(金載坤)이 가입하고 7월19일 장군도 연안의 회합에서 차용헌(車用憲), 정보한(鄭輔漢), 김봉칠(金奉七), 정임구(鄭林求), 이창용(李彰鎔), 박경임(朴景任), 이창용(李昌鎔), 강탁오(姜坼五), 고자화(高子華), 손대형(孫大亨), 안임룡(安任龍)이 추가로 가입하여 그 후 5조로 나누어 각 조별로 매주 1회씩 회합을 가졌다.

[결과]

여수수산학교 독서회는 일본인교사의 민족차별적 언사에 항의하여 일어난 동맹휴교 사건을 탄압하는 과정에서 1930년 9월에 발각되고 만다. 1931년 9월 4일, 광주지방법원의 판결에서 일제는 치안유지법을 어겼다는 혐의로 기소된 12명 중 주동자로 지목된 윤경현과 이용기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하고 오놀보, 정학조, 곽재석, 김봉칠, 진자미, 김양호, 백인렬, 정보한, 조병호, 박창래, 김재곤 10명에게도 1년에서 1년 6월의 징역과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다. 윤경현은 체포된 후 모진 고문의 후유증으로 1934년 10월 9일에 순국한다.

이 가운데 곽재석, 진자미, 정보한, 백인렬, 정학조, 오놀보는 대통령 표창에 추서 되고, 윤경현은 건국훈장 애족장에 추서되었다.

[의의와 평가]

1930년대 여수의 항일의식의 기저에서 민족주의적인 저항의식 뿐만 아니라 일제를 민중의 착취하는 제국주의적 자본세력으로 인식하는 사상적 기류가 움트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여수수산학교 독서회사건은 이후 여수에서 노동운동의 형태로 지속된 사회주의 항일운동의 시발점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