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460154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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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 | 생활·민속/생활 |
유형 | 음식물/음식물 |
지역 |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
집필자 | 오영주 |
[정의]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에서 소금에 절여 꾸덕꾸덕 말린 자리돔을 불에 구워 만든 음식.
[개설]
서귀포 보목동과 모슬포는 제주도에서 전통적인 자리 주산지로 알려져 있다. 자리는 바다 수심 20~40m에 이르는 암반이나 돌무더기가 깔려 있는 곳에 깃들여 산다. 그 자리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기 때문에 자리라고 붙인 이름이다. 서귀포 지역에서는 자리가 떼를 지어 서식하는 지역을 ‘자리밭’이라고 하며, 지금도 그 터는 크게 변함이 없다. 예나 지금이나 소금구이 감으로 자리를 무척 좋아한다.
[연원 및 변천]
예부터 서귀포 연안에서 자리잡이는 ‘테우’라는 뗏목배를 이용하였다. 자리그물을 ‘사둘’이라고 하며, 전통적으로 국자 모양의 그물인 ‘럭사둘’과 테우에 고정시킨 사둘 등 2가지가 전해오고 있다. 전자는 한 사람이 테우를 타고 자리밥으로 가서 닻을 드리우고 자리떼가 보이면 족바지로 떠 담는 일인용 그물이다. 후자는 돛대를 손잡이로 하고 거기에 그물을 걸어 물속으로 드리우고 떠올리며 자리를 잡는 2~3인 공동용 그물이다. 처음 어로 시기에는 족바지형 그물로 뜨다가 점차 돛배에 단 그물을 사용하는 방식으로 진화된 것으로 여겨진다. 서귀포에 자리가 보편적인 음식으로 자리매김한 것은 테우와 공동 그물의 출현과 관계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사둘로 잡은 자리는 싱싱할 때 물회로 먹고, 남은 것은 소금에 살짝 절인 후 살짝 말려 구이로 먹거나, 오래 먹을 것은 젓갈로 담았다.
[만드는 법]
구이에는 중간 크기 이상의 자리를 골라야 깊은 맛이 난다. 싱싱한 자리를 배를 가르지 않고 통째로 함지박에 넣고 굵은 소금을 뿌려 20분 정도 절인다. 석쇠에 자리를 넣고 직화에서 천천히 굽는다. 예전에는 꾸덕꾸덕 말려두었다가 저장하면서 구이로 사용했으나, 요즘에는 싱싱한 자리에 굵은 소금을 쳐서 바로 석쇠에 굽는다.
[생활 민속적 관련 사항]
자리잡이는 더위가 시작되는 음력 4월말에서 7월 이전까지 주로 성행하였다. 자리잡이는 큰 힘과 기술이 들지 않기 때문에 나이가 많이 든 어부들이 주로 잡았다. 자리는 지역에 따라 맛이 조금씩 다르다. 이는 먹이 종류와 해류의 세기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서귀포 지역사람들은 자기 마을의 자리맛에 대해서 자부심이 매우 강한 편이다. 서귀포 속담에 ‘보목리 사람이 모슬포 가서 자리물회 자랑하지 말라’라는 말이 있다. 다른 마을에 가서 자기 마을 자리 맛이 좋다 우기면 자존심이 상해서 서로 싸움이 날 정도라는 이야기이다.
흔히 가파도와 모슬포 자리돔은 크기가 크고 육질이 탄탄해서 구워 먹기에 좋고, 보목동의 자리돔은 뼈가 부드럽고 맛이 고소해서 날로 썰어 회나 물회에 알맞고, 비양도 연안에서 잡은 것은 자리젓 담기에 좋다고 회자한다. 서귀포 토박이들은 자리구이를 손에 집어 들고 머리부터 차근차근 차례로 꼭꼭 씹어 먹는다. 굴비를 먹듯 젓가락으로 자리구이를 먹으면, 육지 사람처럼 먹는다고 속으로 비아냥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