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200069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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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法師 |
영어의미역 | Dharma Master |
이칭/별칭 | 경쟁이,정쟁이,경객 |
분야 | 생활·민속/민속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
지역 | 충청남도 논산시 |
집필자 | 임승범 |
[정의]
충청남도 논산 지역에서 앉은굿을 행하는 무속인.
[개설]
과거에 논산 지역에서는 앉은굿[讀經]을 행하는 종교 직능자를 경쟁이, 정쟁이, 경객 등으로 불렀다. 이는 앉은굿이 경문을 바탕으로 하는 독경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정쟁이나 경객 등의 호칭은 앉은굿 종교 직능자를 다소 폄하하는 말이기 때문에 최근에는 경무(經巫) 중 남자는 ‘법사’, 여자는 ‘보살’이라고 존칭하여 부르고 있다. 본래 법사라는 말은 불교 용어로 부처의 가르침에 정통하고 교법의 스승이 되는 승려를 지칭한다. 그런데 이들의 독경 행위가 승려와 비슷하다고 하여 ‘법사’라고 부른다.
[입문 과정]
논산을 비롯한 충청남도 지역 전통의 앉은굿 법사들의 입문 유형을 살펴보면 크게 신병으로 인한 입문과 신병 없이 입문한 경우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그리고 후자의 경우에는 일부 맹인이 포함된다. 이들 중 일부는 가업을 이어받는 세습무적 성격을 지닌다. 그러나 어떠한 경로와 이유로 입문하였든 가장 중요한 것은 경문의 학습이다. 제자 법사는 대개 굿판에서 스승 혹은 선배 법사가 하는 것을 보며 곁눈질로 익히게 된다. 경문의 학습은 대체로 스승격인 법사가 소장하고 있는 경문집을 베껴주거나 빌려주어 암기하도록 하여 이루어진다.
법사들은 대체로 같은 지역 출신들끼리 사제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특히 그 지역에서 명성을 날리는 법사에 의해서 신풀이가 이루어지고, 이를 토대로 사제관계가 마련된다. 이들은 경문 학습을 바탕으로도 사제관계가 형성되며, 가내 세습인 경우에는 다른 법사에게 신풀이를 하고 부친에게 독경을 배우는 경우가 많다. 논산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엄○○ 법사의 경우에도 그의 부친이 법사였으나 신풀이는 다른 법사들에 의해 행해졌고, 그의 부친에게는 경문만 학습하였다.
[신당과 무구]
법사들 중에 신을 받은 이들은 그들의 집에 신당을 꾸며 놓는다. 본래 충청남도 지역 신당은 위목(位目) 형태로 신령을 모셨으나, 1980년대부터 서울 지역의 영향을 받아 위목은 무신도로 대체되었다. 법사들은 신당에 주로 칠성, 산신, 용왕을 모셔놓았는데 하늘, 땅, 바다를 관장하는 신들이다. 한편, 경문에 밝은 법사들은 구천응원뇌성보화천존을 가장 중요한 천신으로 모신다.
앉은굿 의례를 행하는 경청(經廳)에 하는 장식을 ‘설경’이라고 부른다. 보통 안택을 할 때에는 다른 장식 없이 ‘사중팔신(舍中八神)’의 위목만 써 붙여놓고 독경을 하지만, 귀신에 의한 병이나 우환이 들면 잡귀를 구축하기 위한 각종 장엄구를 설치한다. 설경 중에는 귀신을 잡아 가두는 ‘병철망’, ‘팔문금쇄진’ 등이 있는데 칼로 종이를 파서 만든 것이다. 법사가 굿하는 중에 사귀를 쫓는 시늉을 하며 복숭아나무 칼로 귀신을 잡아 가두는 설경을 쳐낸다. 그럼으로써 귀신을 더욱 협박하여 쫓아내는 역할을 한다.
한편, 법사들은 앉은굿을 할 때에 빙의(憑依) 현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그들은 철저하게 대가름을 통해서 신의 의사를 파악한다. 대잡이가 대를 들고 앉고 법사가 강신축원을 하면 대가 떨린다. 그러면 신이 내린 것으로써 대의 떨림 여부로 신의 의사를 가린다.
[경문과 신령]
앉은굿 법사는 독경을 통해서 의례를 진행시켜 나간다. 이때 법사가 읽는 경문은 주로 도교나 불교 계통의 것으로, 그 내용은 신통(神統)의 나열, 신병(神兵)의 결진(結陣), 귀신의 착금(捉擒) 등이 대부분이다. 이러한 무경은 한문 투의 문서로 전달되며 노래라기보다는 주문(呪文) 혹은 축원문에 가깝다. 무경에는 앉은굿 법사들의 신관을 포함한 일체의 사고가 종합·체계화되어 있다.
태안 지역 법사들이 소장하고 있는 경문의 성격은 크게 네 가지로 나누어진다. 첫째, 성주와 지신 등 집안의 여러 신령들을 안정시키는 안택경류(安宅經類)가 있다. 둘째, 축귀에 쓸 수 있는 축사경류(逐邪經類)이다. 셋째로는 신에게 비는 축원문류(祝願文類)이며, 마지막으로 죽은 사람의 혼령을 위로하는 해원경류(解寃經類)이다.
법사들의 신령체계는 천신(天神)-신장(神將)-가신(家神)-잡귀잡신(雜鬼雜神) 순으로 신들의 서열이 뚜렷하다. 이는 도교의 영향을 직·간접적으로 받은 체계이다. 법사는 강하고 높은 신의 힘을 빌려 잡귀를 구축한다. 법사가 귀신을 잡는데 도와달라고 신장을 청하면 신장이 천존의 명을 받고 내려와서 병의 원인인 잡귀를 잡아서 법사의 요구를 들어준다. 그러므로 집안의 문제는 해결되는 것이다.
[앉은굿 의례]
앉은굿의 기본 의례는 안택과 병경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법사가 하는 모든 굿은 안택에서부터 시작된다. 안택은 가내 안정과 화평을 비는 굿이다. 한편, 환자가 발생하면 법사가 병경을 읽어서 귀신을 퇴치시킨다. 이러한 병경은 환자의 병세에 따라서 3일 혹은 5일간 지속되며 심지어 100일 독경이 이루어지기도 한다.
안택은 경문 학습이 부실한 여느 법사나 보살 등도 쉽게 진행할 수 있지만, 병경은 굿에 능숙한 법사가 아니면 할 수 없다. 이외에도 앉은굿 법사들은 거리제, 용왕제, 홍수맥이 등 각종 액막이 고사와 성주와 삼신 등 집안 신령을 봉안하는 의례, 동토잡기 등 간단한 치병 고사 등도 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