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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데이터
항목 ID GC00500889
한자 食生活
영어의미역 dietary life
분야 생활·민속/생활
유형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지역 전라남도 진도군
시대 현대/현대
집필자 김정옥

[정의]

영양소를 함유한 식품을 적절히 섭취하여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모든 행동.

[개설]

좁은 의미의 식생활은 즐겨먹는 음식의 종류와 조리법만을 말하나, 넓은 의미로는 식품의 종류, 이를 조리하는 방법, 조리기구, 음식, 식사예절 등 음식을 먹기 위한 모든 행동이 포함된다. 그러므로 식생활은 주어진 환경 속에서 가장 합리적인 형태로 식재료와 조리법을 선택하는 과정을 통해 형성되며, 지리적, 기후적, 경제적, 사회적, 종교적, 역사적 요인 등 주변 환경의 영향을 받으며 변화되어간다.

전라남도 진도군의 식생활도 다른 지역과는 차별화되는 진도지역만의 독특한 환경 속에서 형성되었으며, 또 변화되어가고 있다. 따라서 진도군의 식생활은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식재료의 수급, 즉 주요 농수산물의 생산에 영향을 주는 여러 요인과의 상관관계에 속에서 이해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진도군의 식생활을 지리적, 기후적, 사회적, 역사적 요인으로 나누어 살펴보고자 한다.

[지리적·기후적 요인]

진도군의 식생활에 영향을 주는 지리적, 기후적 특징은 이곳이 우리나라에서 세 번째로 큰 섬으로 서남부에 위치하고 있어 기온과 수온이 높은 편이며, 바다로 둘러싸인 섬이면서도 비옥한 농토를 가지고 있어 수산물과 농산물을 다양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먼저, 수산물과 이를 이용한 식생활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우리나라 서남부에 위치하고 있는 섬인 진도군은 본섬 외에도 45개의 유인도와 185개의 무인도를 포함하여 약 230개의 섬으로 이루어져 있다. 진도군은 바다와 접하고 있어 숭어, 삼치, 병어, 조기, 간재미(가오리 새끼) 등 해수어류와 꽃게, 새우 등 갑각류를 식생활에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지리적 조건을 갖추고 있다.

진도군에서 어획되고 있는 주요 수산물의 하나인 간재미는 우리나라 서해안에서 주로 잡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진도군 진도읍 청룡리 서촌에서 나는 것이 가장 맛이 좋기로 유명하다. 진도군에서는 간재미를 말려서 굽거나 찜으로 먹기도 하나, 주로 회로 즐겨 먹는다. 간재미회는 간재미를 얇게 저며 막걸리에 씻은 다음 무, 오이, 미나리 등의 야채와 함께 초고추장 양념에 버무린 초회의 일종이다. 진도군에서는 간재미회를 만들 때 간재미를 막걸리로 씻는데, 이렇게 하면 막걸리의 알코올과 유기산이 간재미의 살을 이루고 있는 단백질 일부를 응고시키므로 꼬들꼬들한 질감이 더 강해진다. 신안군, 해남군, 목포시 등 진도군 주변 지역이 홍어를 즐겨먹는 것과는 달리 간재미가 많이 나는 진도지역에서는 홍어회보다 간재미회를 더 즐겨 먹는다. 홍어회와 간재미회는 모양과 만드는 법이 비슷한 초회이나, 홍어회를 만들 때는 일정 기간 동안 홍어를 삭혀서 이용하지만, 간재미는 삭히지 않은 신선한 상태로 회를 만든다는 차이점이 있다. 홍어와 간재미를 즐겨먹는 전라남도 서해안의 다른 지역에서는 대부분 홍어나 간재미 요리를 주로 막걸리와 함께 곁들여 먹는데, 이 곳 진도군에서 간재미회는 진도 특산물인 홍주와 함께 먹어야 제 맛이라고 한다.

간재미 외의 어류는 주로 조도면의 끝인 병풍도 일대에서 어획이 이루어지고 있으나 그다지 활발한 편은 아니다. 어류의 조리는 주로 구이와 생회로 이용하는데, 그 중 다른 지역에서 볼 수 없는 진도군의 특징적인 조리법으로 엉터리회가 있다. 엉터리회는 동치미 무를 나박나박 썰어 놓은 동치미 국물에 흰 살 생선을 얇게 저민 생선회를 섞어낸 것이다. 다른 지역의 물회는 생선을 잘게 썰어 파, 마늘, 고춧가루 등의 양념을 넣고 버무린 다음 물을 부어서 만드는데, 진도군의 물회는 고춧가루와 같은 양념이 들어가지 않고 단지 동치미 국물에 섞어 만든다는 점이 특징이다. 동치미는 숙성이 진행되는 동안 유기산 함량이 증가하므로 신맛과 시원한 맛을 지니게 된다. 생선회를 숙성된 동치미 국물과 섞으면 동치미 국물의 유기산이 생선살의 단백질을 응고시켜 쫄깃쫄깃한 질감이 커지며, 동시에 산뜻한 맛이 더해져 엉터리회 만의 독특한 맛이 나게 된다. 동치미의 시원한 감칠맛과 생선살의 담백하고 쫄깃쫄깃한 질감이 어우러진 맛이 일품인 엉터리회는 진도군에서만 맛볼 수 있는 물회이다.

일반적으로 도서지역과 해안지역의 경우 바다와 접하고 있어 생선과 소금을 쉽게 얻을 수 있는 지리적 특징을 가지고 있는 지역은 저장발효식품인 젓갈류가 발달하였다. 도서지역에 해당하는 진도군도 여러 가지 젓갈류를 식생활에 이용하고 있는데, 이 중 숙성시킨 멸치젓을 끓인 후 맑게 걸러서 만든 멸장을 간장을 대신한 조미료로 이용한다는 점이 독특하다. 멸장은 멸치액젓 또는 어장(魚醬)이라고 하는데, 진도군과 같은 도서지방의 식생활에서 주로 쓰인다. 일반적으로 도서지역은 내륙지방에 비하여 농경지가 좁은 편이어서 대부분의 농경지를 쌀, 보리 등 곡류 생산에 이용해야만 하므로, 콩과 같은 두류를 재배할 여유가 없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육지에 비해 콩을 재배하기 힘들어서 콩이 주재료인 된장과 간장을 만들기 어려운 환경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도서지역에서는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소금과 생선으로 만든 젓갈류를 간장처럼 끓인 다음 걸러서 간장 대용으로 쓴다. 진도군에서는 이곳에서 가장 흔한 멸치젓으로 만든 멸장을 주로 이용한다.

약 700㎞ 길이의 리아스식 해안으로 이루어진 진도군은 해안선이 복잡하고 빠른 조류가 흐르고 있으며, 수온이 따뜻한 지리적, 기후적 특성을 가지고 있어 김, 미역, 우뭇가사리, 모자반, 뜸부기 등의 해조류와 굴, 홍합, 전복 등의 패류가 살기 적당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이처럼 가까운 바닷가에서 여러 가지 해조류를 쉽게 얻을 수 있는 진도군의 식생활에는 수산물 중에서도 해조류를 이용한 음식의 종류도 많은 편이다. 우무묵, 우뭇가사리된장국, 매생이국, 톳나물, 뜸부기나물, 파래김치 외에도 김, 미역, 모자반을 이용한 국, 나물, 무침 등의 음식이 이에 해당한다. 이러한 음식들은 대부분 감칠맛을 더하기 위해서 진도지역에서 많이 생산되는 패류인 굴, 홍합 등을 곁들여서 조리하기도 한다.

패류 중 석화(石花)는 바닷가 암초에 붙어사는데 그 모양이 바위위에 핀 꽃과 같다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굴이라고도 한다. 현재 진도군에서는 금갑리, 죽림리, 송정리의신면을 중심으로 석화를 생산하고 있으며, 이곳의 신선한 석화를 이용한 석화구이가 유명하다. 석화를 쉽게 구할 수 있는 진도지역에서는 석화구이 외에도 석화를 여러 가지 음식에 넣어 조리하는 것을 좋아한다.

진도군에서는 여러 가지 해조류를 국, 나물, 무침 등의 조리법을 이용하여 사계절 내내 즐겨 먹는데, 이러한 음식은 풍부한 비타민과 무기질의 공급원 역할을 한다. 비타민과 무기질은 필요량은 미량이나 생명유지와 대사조절을 위해서는 반드시 섭취해야하는 영양소이다. 특히 가사리된장국, 매생이국, 톳나물, 뜸부기 나물 등은 겨울철에 즐겨 먹는데, 신선한 야채를 먹기 힘든 계절에 이를 대신하여 비타민과 무기질의 공급원 역할을 한다는데 의미가 있다. 이 중 뜸부기나물의 경우 진도지역에서는 일상음식이면서도 차례와 제사음식으로도 이용되는 의례음식이기도 하다.

진도군의 해안은 수온이 높고, 물살이 빨라 양식에도 적합한 지리적, 기후적 조건을 갖추고 있다. 요즘에는 진도군의 일부 지역에서 김, 미역, 전복 등의 양식이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다시마와 미역을 먹이는 전복 양식을 많이 하고 있으며, 전복회, 전복찜, 전복죽, 전복장아찌 등 전복을 이용한 여러 가지 음식을 식생활에서 이용하고 있다.

1960년대부터 국토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된 간척사업도 진도군의 식생활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이 시기에 건설된 팽목방조제소포방조제 주변은 간척사업으로 진도군에는 지형 변화가 일어났으며. 이 변화는 진도군의 식생활에 큰 영향을 주었다. 방조제의 건설로 농경지가 증가한 반면, 갯벌과 염전이 사라지게 되었다. 그 결과 이곳에서 서식하던 낙지, 고막, 장어 등도 함께 사라졌으며, 이에 따라 진도군의 식생활에서는 이곳에서 어획이 이루어진 낙지, 꼬막, 장어 등을 이용한 음식도 식생활에서 사라지게 되었다. 또 염전이 사라져 식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조미료인 소금의 생산에도 영향을 주었다. 이러한 현상은 인위적인 지형 변화도 식생활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진도군은 섬이면서도 수산업이 활발한 편은 아니나, 바다로 둘러싸여 있다는 지리적 특성을 가지고 있어 어류, 해조류 등 다양한 수산물을 식생활에 이용하고 있었으며, 특히 해조류를 식생활에 다양하게 이용하는 특징이 있다. 『동국여지승람(東國輿地勝覽)』 등의 문헌에 숭어, 왕새우, 낙지, 굴, 홍합, 김, 미역, 전복, 해삼, 우뭇가사리 등이 진도군의 특산품으로 기록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조선시대 이전부터 이러한 수산물이 진도군의 식생활에서 주요 식재료로 쓰였을 것으로 여겨지며, 지금도 주요한 식재료로 이용되고 있다.

진도군의 식생활과 관련된 주요 식재료인 농산물 생산과 관련된 지리적, 기후적 특성은 다음과 같다. 진도군의 본섬은 높지 않은 산으로 이루어진 산지사이로 하천이 흐르고 이 주변에 평야지역이 형성되어 있으며 이 지역을 중심으로 농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진도군은 고려 성종 때 옥주라고 불렀으며,『세종실록지리지(世宗實錄地理志)』에 토산물로 오곡이 기록되어 있을 만큼 기름진 평야지역을 가지고 있으며, 벼농사를 주로 하고 있다. 쌀 외에 특산물로 유자, 구기자, 흑미, 진도대파, 겨울배추 등의 특용작물을 재배하는 농업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유자는 연평균 기온이 14-15℃이며, 일조량과 강우량이 높은 곳에서 잘 자라는데, 진도군은 이러한 기후조건을 갖추고 있다. 우리나라에 유자가 전래된 것은 신라의 장보고가 중국 당나라 상인에게 얻어와 퍼졌다고도 한다. 문헌상에는 『세종실록(世宗實錄)』에 1426년 2월에 전라도와 경상도에 유자를 심게 한 기록이 있는 것으로 보아 진도군에서의 유자재배는 이 무렵으로 생각된다. 또 『동국여지승람(東國輿地勝覽)』 등의 문헌에 유자가 진도의 특산품이었던 것으로 보아 유자재배에 적합한 진도군에서는 오래전부터 유자를 재배해왔으며 유자차, 유자청 등을 즐겨 이용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근래에는 고흥에 대규모 유자 재배단지가 조성되면서 진도군을 비롯한 남해안의 다른 지역에서 재배되고 있는 유자에 대한 인지도가 낮아지고 있는 실정이나 진도군의 식생활에는 여전히 유자로 만든 유자차, 유자청 등이 널리 이용되고 있다.

진도군의 구기자는 다른 지역의 것에 비해 품질과 약효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구기자가 항혈당작용, 비특이성면역증강작용, 조혈작용, 항지방간작용, 항암작용, 혈압강하작용 등의 건강기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밝혀지면서 구기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구기자 주요 생산지의 하나로 구기자의 생산량이 많은 진도군은 구기자술, 구기자차, 구기자나물, 구기자죽 등 구기자를 식생활에 많이 이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구기자를 첨가하여 만든 구기자인절미, 구기자유과, 구기자누룽지, 구기자고추장, 구기자된장, 구기자배추동치미, 구기자막걸리 등을 개발하여 이 중 일부는 상품화되어 있으며, 식생활에 구기자의 이용 범위를 더욱 넓혀가고 있다.

국토개발사업의 일환으로 1960년대부터 진행된 간척사업으로 팽목방조제, 소포방조제 등이 건설되면서 진도군의 지형이 변화되었다. 이러한 변화로 진도군의 농경지가 증가하였으며, 농업용수의 공급이 원활해져 진도지역에서 농업이 더욱 활발해졌다. 간척사업으로 갯벌과 염전이 사라져 수산물이 감소한 반면 농산물의 종류와 양이 증가하게 되었다. 간척사업은 진도군의 식생활을 한편으로는 풍요롭게도 만들었으며, 또 다른 한편으로는 그 반대의 영향을 주기도 하였다. 또 진도대교의 개통을 비롯한 교통과 통신의 발달, 신품종의 보급, 농업기술의 발달 등의 영향으로 1980년대 이후부터 진도대파, 겨울배추, 흑미 등을 재배하기 시작하였다. 그 결과 진도군의 식생활은 더욱 다양한 농산물을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이중 진도대파와 월동배추 등은 1980년대부터 진도군에서 재배하기 시작하였는데, 다른 지역보다 따뜻한 해양성 기후를 가지고 있어 겨울철에 겨울채소의 재배가 가능한 진도군의 지리적 특성을 이용한 농산물이다. 월동배추는 겨울철에 수확한다하여 월동배추라고도 하는데 처음에는 겨울철 김치용으로 제주도에서 재배하기 시작한 것이 해남군과 진도군 등 따뜻한 지역으로 확대·재배되었다. 현재 진도군의 겨울배추는 전국 생산량의 약 18%를 차지하고 있다. 월동배추의 재배는 진도군의 식생활에 큰 영향을 주었다. 월동배추를 재배하기 이전에는 겨울 내내 김장김치를 먹었으나, 월동배추를 재배하기 시작하면서부터는 겨울철에도 김치를 담가먹을 수 있게 되면서 식생활이 더욱 여유로워졌다.

진도대파는 전국 생산량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는데, 다른 지역의 것에 비하여 맛, 품질, 향기성분이 뛰어나고 조리에도 적합한 품질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대파의 생산량이 많은 진도군에서는 대파를 살짝 데쳐 청장, 참기름, 소금 등으로 양념한 대파나물, 대파의 흰 부분과 여러 재료를 꼬지에 끼워 지져낸 대파누름적, 대파를 젓갈에 절인 다음 고춧가루 등 양념에 버무린 대파김치, 동결·건조시킨 대파분말을 넣어 만든 대파고추장 등 대파를 응용한 여러 가지 조리법을 개발하고 있으며, 이를 식생활에 적용하고 있다.

흑미는 야생종 찹쌀로 우리나라에서는 1990년대 무렵 진도, 완도 등지에서 중국에 다녀 온 독농가가 재배를 시작한 것이 그 시작이라고 알려져 있다. 근래에는 흑미의 건강 기능성에 대한 연구결과가 발표되면서 이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재배지역도 점차 확대되어가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진도군은 우리나라의 흑미 주요 생산지이다. 진도군에서는 일상식에 흑미를 넣은 밥인 흑미밥을 널리 이용하는데, 이 외에도 최근에는 흑미인절미, 흑미유과, 흑미강정, 흑미누룽지, 흑미영양밥 등 흑미를 여러 가지 조리법에 활용하고 있다. 앞으로 진도군의 식생활에서 흑미의 이용범위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생각된다.

울금은 2000년대 초부터 진도군에서 특산물로 육성하기 시작하였으며, 현재 진도군은 우리나라의 울금 주산지이다. 울금(鬱金)은 열대 아시아가 원산지로 여러해살이 식물인 강황의 뿌리 부분을 건조한 다음 분말로 만든 노란색의 향신료이다. 따뜻한 해양성기후에 속하는 진도군은 울금 재배에 적합한 지리적, 기후적 조건을 모두 갖추고 있다. 울금은 오랫동안 한약재, 향신료 및 식용으로 널리 이용되어 왔으며, 최근 연구결과에 의하면, 주요성분인 커쿠민과 그 유사 화학구조 성분들이 항암효과를 가지며, 이 외에도 항산화 활성과 항균효과를 가지고 있다고 밝혀졌다. 진도군에서는 울금을 이용한 울금막걸리, 울금차, 울금가루 등 울금을 식생활에 활용하기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울금을 이용한 음식 중 울금의 독특한 노란색을 띠고 있는 울금막걸리는 최근 진도군에서 널리 마시고 있는 술로 진도군의 토속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진도군의 농산물을 중심으로 한 식생활에서 특징은 인절미, 유과, 강정, 누룽지, 막걸리와 같이 쌀을 주재료로 한 음식에 건강기능성을 가지고 있는 진도군의 특산물인 구기자, 흑미, 울금 등을 부재료로 이용한 음식이 많다는 점이다. 이는 진도군이 쌀을 중심으로 한 농업이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최근 들어 교통과 통신의 발달로 새로운 조리법이 빠른 속도로 유입되기 시작하면서 그러한 것들이 진도군의 식생활에 적용되고 있다. 그 결과 현재 진도군의 주요 특산물로 생산되고 있는 식재료를 이용한 음식의 종류가 더욱 다양해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역사적 요인]

진도군의 식생활은 역사적인 사건의 영향을 받으며 그 속에서 변화되어 왔다. 그 중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은 이곳이 유배지였다는 점이다. 진도군은 고려 중기부터 유배지로 쓰이기 시작하여 조선시대까지 많은 이들이 귀양을 왔었다.

이곳으로 귀양을 온 이들은 임해군을 비롯하여 대부분이 왕족이나 양반들이었다. 최상의 식재료와 다양한 조리법으로 만들어진 화려한 궁중음식과 반가음식으로 갖추어진 식생활을 누렸던 이들은 귀양지에서의 향수를 달래기 위해 자신들이 먹었던 음식을 찾았을 것이다. 따라서 서울에서 먹었던 음식의 식재료와 같은 것을 진도군에서 구할 수 있는 경우에는 자신들이 먹었던 음식의 조리법으로 조리하였을 것이고, 식재료를 구할 수 없는 경우에는 진도지역의 식재료 중 비슷한 것을 찾아 자신들이 먹었었던 음식의 조리법과 접목시켜 조리하였을 것이다.

이 과정에서 진도군의 식생활에 궁중음식과 반가음식의 조리법이 자연스럽게 스며들었을 것이다. 그 결과 진도군의 음식은 더욱 다양해지고 화려해졌을 것으로 추측된다. 주로 해산물을 이용한 음식의 경우에 궁중이나 반가의 조리법이 응용되었을 것이며, 제례음식이나 혼례음식과 같은 의례음식의 형태가 많은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추측된다. 이에 대하여는 더 자세한 연구가 앞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또 하나는 삼별초의 대몽항쟁을 들 수 있는데, 진도 특산품인 진도홍주의 기원에 대한 것이다. 술은 여러 가지 기준으로 구분하기는 하나 일반적으로 과일이나 곡류를 발효시켜 만든 발효주, 발효주를 증류과정을 거쳐 만든 증류주, 증류주에 약초나 과일 등을 담가 숙성시키는 리큐르로 분류한다. 기온이 높은 남쪽에서는 주로 증류주를 이용하는 반면, 추운 북쪽 지방에서는 알코올 농도가 높은 증류주를 즐겨 마신다. 기온이 높고 벼농사를 주로 하는 진도군의 경우에는 알코올 농도가 높은 증류주보다는 막걸리 같은 발효주를 이용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

그러나 진도의 홍주는 지초(Lithospermum erythrohizon)의 뿌리인 지초층을 통과하여 만들어지는 주정분이 40~47%인 증류주이다. 1994년에 전라남도 무형문화재 제26호로 지정된 진도홍주는 그 기원에 대한 설이 여러 가지가 있다. 그 중 하나가 증류주를 즐겨 마시던 몽고에 의해 전파되었다는 설이다. 그러나 이 가설은 몽고에는 지초가 재배되지 않는다 하여 홍주는 진도지역에서 자생적으로 발생하였다고 일부에서 반론이 제기되고 있다. 진도군이 고려시대부터 비옥한 농경지를 가지고 있는 곳으로 알려질 만큼 벼농사를 중심으로 한 농업을 주요산업으로 여겨 온 것으로 보아, 그 시기에 농주로 가장 흔하게 이용되었던 막걸리는 몽고군이 진도에 들어오기 전부터 이용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막걸리와 같은 발효주를 증류하는 방법은 몽고군에 의해 전파되었으며 이 후 진도지역에서 지초를 이용하여 자생적으로 홍주가 만들어졌다는 설도 어느 정도는 타당성이 있다고 본다. 앞으로 이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가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사회적 요인]

교통과 통신의 발달도 진도군의 식생활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특히 1984년에 건설된 진도대교의 개통으로 진도는 섬이면서도 육지가 되었으며, 다른 지역과의 교통이 원활해졌다. 이를 계기로 진도군에서는 월동배추, 진도대파, 흑미 등의 농산물을 타 지역에 판매하기 위한 목적으로 재배하기 시작하였으며, 그 결과 진도군에서 이용할 수 있는 식재료를 더욱 다양하게 만들었다.

또 교통과 통신의 발달은 다른 지역의 여러 가지 조리법이 진도군의 식생활에 도입되는 속도를 더욱 가속화시켰다. 이렇게 도입된 다른 지역의 조리법은 진도군의 식재료를 이용한 조리로 변형되어 진도군의 식생활에 이용되었다. 흑미와 구기자를 이용한 한과류가 이에 해당한다.

과학기술의 발전도 진도군의 식생활에 큰 영향을 주었다. 농산물의 재배기술과 신품종의 개발에 대한 연구는 진도군에서 월동배추, 진도대파, 흑미, 울금 등 농산물의 재배가 가능하게 하였다. 또 양식 기술의 발전으로 김, 굴, 전복 등 수산물의 양식이 가능해지면서 생산량이 증가하게 되었으며, 그 결과 식생활에서도 김, 굴, 전복을 이용한 다양한 음식을 이용할 수 있게 하였다.

현재 진도군의 전복 생산량은 전국 생산량의 약 60%를 차지하고 있는데, 최근 진도군에서는 천연 미역과 다시마를 먹여 양식한 전복을 생산하고 있으며, 전복장아찌 등 전복을 이용한 새로운 음식을 개발하여 식생활에 이용하고 있다. 이처럼 과학기술의 발전은 농수산물의 종류와 생산량을 증가시켜 진도군의 식생활을 더욱 다양하고 풍요롭게 만들었다.

[의의와 평가]

진도군의 식생활은 지리적, 기후적, 역사적, 사회적 측면에서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농산물은 쌀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였으며, 그 외의 특산물로는 생산되는 구기자, 흑미, 울금, 대파, 월동배추 등이 있었다. 농산물을 이용한 음식은 여러 가지 막걸리, 인절미, 유과, 누룽지, 식혜 등과 같이 쌀을 주재료로 하며 구기자, 흑미, 울금 등 진도군의 특산물을 첨가하여 다양한 형태로 응용·개발한 음식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 이러한 음식은 최근에 개발된 음식으로 일부는 일상식에 이용되는 것도 있었으나, 주로 명절음식이나 혼례음식 등 의례음식으로 쓰이고 있었다.

수산물은 간재미, 전복, 석화, 미역, 모자반, 파래, 우뭇가사리 등의 어획이 이루어지고 있었으며, 전복을 포함한 일부 패류와 해조류는 양식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수산물을 이용한 음식은 회, 나물, 국, 무침 등의 조리법으로 조리되어 이용되고 있었다. 이 중 해조류를 주재료로 한 음식의 종류가 가장 다양하였으며, 주로 일상 식생활에 이용되는 것들이었다. 진도군의 식생활과 가장 밀접한 관계에 있는 식재료의 수급은 지리적, 기후적 특성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았다.

이상에서 진도군의 식생활은 지리적, 기후적 요인의 영향 외에도 역사적, 사회적 영향을 받으며 형식면에서 더욱 다양하고 풍요롭게 변화되어왔으며, 현재도 변화되어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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