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580077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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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塔 |
이칭/별칭 | 조탑,조산,돌산 |
분야 | 생활·민속/민속,문화유산/유형 유산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
지역 | 전라북도 진안군 |
집필자 | 이상훈 |
[정의]
전라북도 진안 지역에 있는 마을 입구에 원통형으로 돌을 쌓아 조성한 민속 신앙물.
[개설]
진안 지역의 돌탑은 마을에 따라서는 주당산(堂山)으로 모셔지기도 하고, 혹은 하위보조신(下位神助補)으로 모셔지기도 한다. 특히, 풍수 지리적으로는 마을의 수구막이, 비보(裨補)의 기능을 담당하는 것으로 일컬어진다.
탑의 명칭은 탑, 조탑, 조산, 돌산, 토담, 수구막이, 거리제, 거리제 잡숫는 탑, 거리제 탑, 거리탑, 독닥거리, 정탑 등으로 불리는데, 각 지역에 따라 다르다. 그리고 성(性)[할아버지 탑, 할머니 탑, 남자 탑, 여자 탑, 내외 탑], 위치[바깥 탑, 안탑], 규모[큰탑, 작은 탑] 등에 따라 불리어지기도 하며, 축문에는 영탑지신(靈搭之神)으로 표현되고 있다.
탑의 구성은 기본적으로 기단부, 탑 본체, 탑 윗돌, 내장물 등 네 요소로 구성되며, 돌탑의 형태는 돌을 수북하게 쌓은 누석형, 위아래를 둥글게 쌓은 원통형, 위로 갈수록 좁아지게 쌓은 원추형 등이 일반적이다.
탑 윗돌의 명칭은 머리돌, 동자석, 남근석, 입석, 탑선돌, 탑돌, 상부입석, 돌뚜껑, 미륵, 상투, 대왕대신, 상수, 어른 등으로 불리며, 이는 기능과 형태에 따라 달리 불린다.
내장물은 무주 지방에서는 숯과 소금이, 금산 지방에서는 오곡을 넣는 항아리, 쇠스랑, 금두꺼비, 부적, 숯 등이 주로 사용되고 있고, 진안 지역에서는 금, 밥그릇, 부처 등이 사용되었던 것으로 나타난다. 내장물 역시 기능과 긴밀한 관련을 맺고 있다.
탑에 대한 제사는 마을에 세워진 탑 자체만을 대상으로 모셔지기도 하고, 혹은 숲, 선돌, 장승, 짐대 등과 함께 모셔지는 양상도 나타나고 있다. 탑이 세워지는 위치는 일반적으로 마을 입구 양쪽이나 마을 앞, 뒤에 세워진다.
탑의 수는 2기가 세워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1기, 3기 심지어는 7기까지 세워지는 경우도 있다. 탑 윗돌은 없거나 단순히 선돌을 올리는데, 이때 탑 윗돌은 1기에서 5기까지 올린다. 선돌이 아닌 거북, 두꺼비, 부처상 등을 올리기도 한다.
탑이 축조되는 연원은 마을에 어떤 커다란 재앙이 일어난 후 이를 막기 위한 방책에서 축조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래서 탑은 서낭당과 같이 자연적으로 조성되는 것이 아니라 인위적으로 조성된다. 그리고 탑의 조성은 지관이나 무당들의 권유에 의하여 마을 사람들의 공동체적 의식의 전제 하에 세워진다.
[탑의 명칭]
돌탑이란 마을 주변에 있는, 마을 사람들이 인공적으로 조성한 것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탑의 명칭은 다음과 같이 구별할 수 있다.
성별에 따라 할아버지 탑, 할머니 탑, 남자 탑, 여자 탑, 내·외 탑, 부부 탑, 암·수탑, 위치에 따라 바깥탑, 안탑, 앞탑, 뒤탑, 규모에 따라 큰탑, 작은 탑, 존경 표현으로 어른, 어르신네, 거리 산신님이라 부르기도 한다.
축문에는 영탑지신이라고 하며, 세워진 곳에 따라 탑거리, 탑선거리, 조탑거리 의례 행위에 따라 탑제, 조탑제, 탑고사라고 부른다. 이외에도 탑, 조산, 조탑, 돌탑, 무주 지방에서는 도탐뱅이, 제주도에서는 거리제 잡숫는 탑, 남근탑, 돌무덤 등으로 불린다.
진안 지역에서는 일반적으로 탑, 돌탑, 조탑, 조산(造山) 등의 명칭으로 불린다. 탑, 돌탑, 조탑은 돌로 쌓은 것이며, 이것을 탑으로 인식하여 부른 것이다. 그런데 정천면 하초 마을에서는 조산이라는 명칭으로 부르고 있다. 조산은 인공적(人工的)으로 쌓은 산을 의미하는데, 이는 마을 앞이 허(虛)하기 때문에 이를 비보(裨補)할 목적으로 쌓은 것을 산으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또한 수구(水口)막이라 부르기도 하는데, 이는 탑의 기능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정천면 월평리 상초 마을, 상전면 주평리 원가막 마을, 진안읍 물곡리 상도치 마을, 마령면 원동촌 마을에서는 조탑이라고 불리는데, 이 경우도 조산같이 수구막이 역할을 하는 풍수 비보적인 역할을 하는 개념에서 불린 것으로 생각된다.
당산제의 하위 신체(下位神体)로 쌍을 이루어 탑을 세운 경우가 많은데, 정천면 상초, 주천면 용덕, 안천면 상리 마을에서는 이들 탑을 각기 암탑, 수탑이라 부른다. 정천면 원월평 마을에서는 부부탑, 진안읍 내사양에서는 할머니탑, 마을 할아버지탑 등으로 부른다. 이웃 지역 장수군 장계면 원명덕 마을에서는 도탐, 장수군 장수읍 이교 마을에서는 조탐, 장수군 계북면 외림 마을에서는 도탑 등으로 부르는데, 이는 조탑, 돌탑으로 부르다가 와음된 것으로 추측된다.
[탑의 형태]
탑은 기본적으로 기단부, 탑 본체, 탑 윗돌, 내장물 등 4요소로 구성된다. 탐의 형태에 따라 누석형, 원추형, 원통형으로 나뉜다.
누석형은 돌을 소복하게 쌓은 형태로 상전면 내송 마을의 탑과 지금은 없어졌지만 백운면 원노촌 마을의 탑에서 볼 수 있다.
원추형은 돌을 쌓으면서 위로 갈수록 좁아지게 쌓은 형태로 주천면 미적 마을, 부귀면 회신 마을 등에서 원추형 형태의 탑을 볼 수 있다.
진안 지역에서 현존하는 39개 마을의 탑 형태는 일반적으로 원통형이다. 원통형은 위와 아래를 똑같이 둥글게 쌓은 형태를 하고 있다. 바로 이 점이 자연적으로 조성된 서낭당과 구분된다. 탑은 대체로 아무런 장치 없이 쌓지만 예컨대 주천면 무릉 마을, 마령면 계남 마을에서와 같이 탑에 감실을 설치하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 제를 모실 때 감실에 촛불을 켜고 술을 붓기도 한다.
[탑 윗돌]
탑 윗돌은 탑의 꼭대기에 세우거나 얹어 놓은 다양한 형태의 돌을 모두 아우르는 개념이다. 탑 윗돌의 명칭은 그 기능과 형태에 따라 상부 입석(上部立石), 머릿돌, 꼭지 돌, 동자석, 남근석, 입석, 탑 선돌, 탑 돌, 적석 입석(積石立石), 탑 뚜껑, 미륵, 상투 등으로 달리 불린다.
그러나 진안 지역의 경우 마을에서 탑 윗돌에 관한 일반적으로 불리는 명칭은 없다. 전라북도 진안군 정천면 원월평 마을에서는 탑의 주인이란 뜻으로 동자석으로, 전라북도 진안군 부귀면 회신 마을에서는 탑머리 등으로 특이하게 부르는 경우가 있다.
탑 윗돌의 수는 보통 1기에서 3기까지 세워진다. 특이하게 순창군 탑리에서는 5기까지 세워지는 경우도 볼 수 있다. 진안 지역에서 탑이 현존하는 39개 마을 중에서 주천면 무릉리, 상전면 내송 마을, 정천면 마조 마을 등 3개 마을 탑을 제외하고는 마을 탑에 윗돌이 올려져있다.
현재로서는 탑의 숫자에 따른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기는 힘들다. 정천면 갈거 마을이나 백운면 원노촌 마을에서는 탑 윗돌을 2기 세운 모습을 볼 수 있다. 정천면 원월평 마을과 주천면 용덕리에서는 탑이 2기가 세워져 있고, 수탑 위에 세워진 선돌은 뾰족한 형태를 취하고, 암 탑 위에는 둥그런 돌을 놓은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는 음양 조화를 이루면서 남녀 성별을 구분한 것으로 생각된다. 나머지 탑의 경우 탑 윗돌은 1개만 세워진다.
진안 지역에서는 특이하게 거북을 올려놓은 특이한 형태를 6개 마을에서 볼 수 있다. 진안읍 종평 마을, 마령면 송내 마을, 마령면 원강정 마을, 용담면 원회룡 마을, 진안읍 예리 마을, 진안읍 은천 마을에서 거북을 찾아볼 수 있다. 이들 마을에서는 거북을 화재(火災)막이의 역할을 하는 것으로 믿고 있거니와 이 때문에 탑 윗돌로 거북을 올려놓았다.
흔히 거북은 ‘장수(長壽)’를 상징하는 것으로만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거북은 물의 신(神), 즉 수신(水神)의 역할도 했던 것으로, 일찍부터 마을 사람들은 마을의 화재막이로써 거북의 역할을 기대했던 것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진안읍 예리 마을에서도 탑 위에 자연석으로 된 2기의 거북이 올려져있지만 이 마을에서는 앞의 화재(火災)막이 역할보다는 거북이 마을에 복(福)을 가져다주는 의미로 모셔지고 있다.
그런가 하면 진안읍 광주동의 탑 위에는 특이하게 문관석(文官石)이 올려져있는 모습도 볼 수 있다. 그리고 탑 윗돌은 조그만 선돌을 올려놓는 것이 보통인데, 마령면 원동촌 마을, 백운면 평장 마을과 가전 마을 등의 탑의 경우는 특이하게 1m가 넘는 큰 선돌을 올려놓는 경우도 있다.
[탑의 내장물]
탑을 축조하면서 당시 탑의 건립 동기나 마을 사람들의 염원이 담긴 내장물을 탑 안에 넣는데, 내장물은 그 탑의 기능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내장물은 지방에 따라 약간씩 다른데, 진안 지역에서는 금, 밥그릇, 부처 등으로 3개 마을 탑에서 내장물을 봉안한 예가 보인다. 주천면 용덕리에서는 2기의 탑 속에 금 한 돈씩을 각기 집어넣었다고 한다. 금은 신상이나 장엄구, 장신구 등의 재료로 널리 쓰이는데, 이를 몸에 지니면 축귀(逐鬼), 벽사(壁邪)의 효과가 있다고 한다. 『한국 문화 상징어 사전』을 보면 마령면 계남 마을에서는 탑 속에 부처를 모신 경우도 볼 수 있는데, 이는 탑이 조그만 암자 앞에 위치하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된다. 즉, 암자에서 부처를 모시기 위한 일환으로 탑 속에 부처를 모신 것으로 생각된다.
백운면 평장 마을에서와 같이 밥그릇을 넣은 경우도 있는데, 이는 마을 사람들이 잘 살기를 염원한 것으로 보인다. 아무튼 이들 지역에서 탑의 내장물로 여러 가지를 사용한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는 탑의 기능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음을 말해준다.
[탑의 위치와 수]
탑은 일반적으로 마을 입구에 위치한다. 특히, 탑이 세워지는 공간은 마을에서 보았을 때 허(虛)[여기에서 허한 곳은 마을 앞, 뒤, 좌, 우 모두 해당]한 곳에 세워진다.
탑에 세워진 숫자는 진안 지역의 경우 보통 1기, 2기가 세워진다. 탑이 현존하는 39개 마을 중에서 1기가 세워지는 경우는 29개 마을이다. 이중에서 본래 2기였으나 현재는 1기만 있는 경우가 주천면 용덕리, 안천면 상리 마을, 동향면 상향 마을, 하향 마을 등 4개 마을에서 나타난다.
안천면 상리 마을, 동향면 하향 마을의 경우는 1기만 소실되어 1기만 남은 경우이다. 주천면 용덕리, 동향면 상향 마을, 정천면 마조 마을은 2기 모두 없어졌다가 1기만 복원하게 되어 1기만 있는 경우이다. 현재 2기인 경우는 정천면 갈거 마을, 상항 마을, 안천면 율현 마을, 용담면 윈회룡 마을, 진안읍 종평 마을, 내사양 마을, 백운면 원노촌 마을, 대전 마을, 비사랑 마을, 동향면 내금 마을 등 10개 마을에서 나타난다.
그런데 정천면 하초 마을에는 4기가 있다. 하초 마을에는 본래 2기가 있었는데 마을이 새로운 길을 내면서 마을에 좋지 않은 일이 발생하자 새로운 길에도 양쪽에 1기씩 쌓아 4기가 된 경우이다. 정천면 원월평 마을에는 5기가 있다. 원월평 마을의 경우는 본래 마을에 3기의 돌탑이 있었으나 2기가 수몰 지역 가까이 있어 없어지지 않았는데 2003년 다시 2기를 세워 5기가 되었다. 현재는 수몰되었지만 상전면 금당 마을에는 5기가 세워진 경우도 있다. 이는 금당 마을 앞이 매우 허하여 마을 정면에 일정한 간격을 두고 5개의 탑과 3개의 입석을 세워하였다고 하여 흔히 오탑 삼석(五塔三石)이 있었다고 한다. 오탑 삼석은 금당 마을의 수구막이로 마을의 운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기 위하여 조성하였다고 한다.
[돌탑의 건립 동기]
돌탑이 세워지게 되는 것은 처음 터를 잡은 후 마을이 풍수적(風水的)으로 불안전하기 때문에 조성한 것이다. 마을이 이미 자리 잡은 상태에서 시간이 흐른 후 탑이 세워지는 주된 이유는 마을에 어떤 커다란 재앙이 닥쳤을 때 그 방책에서이다. 그 방책은 주로 스님, 지관, 무당 등 종교적 권위가들에 의하여 제시된 것이다.
진안 지역 탑을 축조하는 이유는 수구막이, 즉 마을이 허하여 이를 비보(裨補)하기 위함, 산의 맥을 잇기 위하여, 마을에 좋지 않은 일이 발생하기 때문에, 기자(祈子)신앙, 화재 예방 등 다양하다. 수구막이와 비보 풍수적 관념에서 조성 되는 게 큰 특징이다. 수구막이는 마을 입지 상 입구에 해당된 곳에 탑이 세워진다.
비보 사상은 다음과 같이 세 가지 풍수적 사고방식에 기초를 둔다. 첫째, 인간이 정혈처(定穴處)를 차지하면 지적(地的) 생기(生氣)의 이득을 얻는다. 둘째, 지적 생기는 인간에 의해 파괴될 수도 있고 복구될 수도 있다. 셋째, 지적 생기는 집중적으로 취주(聚住)한 완벽한 자리란 없으나 인간의 노력에 의하여 그 자리의 결점을 극복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비보의 예는 허결한 장소에 사탑을 쌓거나, 가산(假山)을 쌓거나, 큰 돌을 세우거나, 시장이나 도로를 개설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쓰이고 있다.
특히 탑은 마을의 위치를 볼 때 세 방향은 산으로 둘려 싸여 있고 한쪽은 물이 흘러가는 수구로 되어 있는 것이 흔히 있는 지형의 형국이다. 수구가 허하여 지기(地氣)가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허한 곳은 탑을 세워 마을을 보호하였다. 또는 마을 숲을 조성하였다. 마을 숲은 홍수를 방지하고 방풍(防風)과 장풍(藏風)을 하고, 지형의 흉상을 막거나 수구막이의 비보림(裨補林)으로서의 기능을 한다.
[돌탑 신앙 의례]
돌탑은 주로 주당산으로 모셔지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하위 당산으로 모셔진다. 즉 마을에 산신제나 당산제를 모신 이후에 탑제를 지내게 된다.
탑이 주당산으로 모셔지는 경우는 정천면 하초 마을, 정천면 원월평 마을, 주천면 미적 마을, 상전면 내송 마을, 진안읍 내사양 마을, 마령면 동촌 마을 등에서 나타난다. 주당산으로 모셔지는 경우는 산신제나 당산제가 따로 없고 탑제가 중심적으로 이루지는 경우이다.
제일은 모든 마을 신앙이 음력 정월 초하루부터 정월 보름사이에 지내는 것처럼 탑제도 이 기간에 지낸다. 특이하게 주천면 미적 마을과 상전면 항동 마을에서 제를 2번 지낸다. 즉 주천면 미적 마을은 정월 초사흗날과 시월 보름날, 상전면 항동 마을은 삼월 삼짇날과 시월에 두 번씩 지낸다. 동향면 내금 마을에서는 삼월에 지낸다.
이와 같은 현상이 나타나게 된 것은 마을마다 어떤 계기가 되어 지속적으로 제를 지내오면서 나타난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제일은 반드시 고정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가령 제를 지내기 전에 마을에 초상이 났다거나 부정한 일이 발생하면 제를 연기하기도 하고 그 해에는 지내지 않기도 한다. 보통 정월 초하루에서 보름날 사이에 지내는 것이 일반적이다.
제주는 깨끗한 사람으로 선정한다. 여기에서 깨끗하다는 것은 종교적인 의미를 지닌다. 그래서 제주는 초상집에도 가지 않고 비린 것과 개고기를 먹지 않은 사람을 의미한다. 특히 성관계를 맺지 않아야 한다. 제주를 선정함에 있어 나이가 든 사람이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보통 제관, 축관, 집사 등을 선정한다. 제주는 일반적으로 남자로 선정하는데 제물은 주당산과 따로 준비한다. 내용은 일반적으로 돼지 머리를 비롯하여 삼색실과, 주(酒), 포(脯), 떡 등이 준비된다. 비용은 일반적으로 마을 재산이나 공동으로 거출한 것으로 충당한다.
[진안 지역 탑 신앙 특징]
진안 지역에서 탑을 축조하게 된 유래는 일반적으로 수구막이, 즉 마을이 허하여 이를 비보 풍수적 관념에서 조성하는 것이 큰 특징이다. 진안 지역에서 탑이 조성되었던 71개의 마을 중에서 52개 마을에서 나타난다. 도로가 개설되면서 맥이 끊겨 탑이 세워지는 경우도 있는데 이 역시 비보 풍수적인 이유라고 말할 수 있다.
특히 탑은 마을의 위치를 볼 때 세 방향은 산으로 둘려 싸여 있고 한쪽은 물이 흘러가는 수구로 되어 있는 것이 흔히 있는 지형의 형국이다. 수구가 허하여 지기가 빠져나가지 못하게 허한 곳은 탑을 세워 마을을 보호하였다. 또는 마을 숲을 조성하였다.
산의 맥을 잇기 위해 세운 경우는 백운면 원노촌, 정천면 원월평[조산이라 칭함], 주천면 용덕이 해당된다. 마을에 좋지 못한 일이 발생했을 때 세운 경우는 정천면 갈거, 주천면 구암, 안천면 율현, 백운면 평장, 백운면 주천, 백운면 원노촌, 정천면 원월평, 안천면 상배실이 해당된다. 당산으로 모셔진 경우는 정천면 하초, 정천면 원월평, 주천면 미적, 상전면 내송, 진안읍 내사양, 마령면 원동촌이 해당된다.
기자 신앙의 경우는 주천면 미적, 마령면 원동촌, 화재 예방의 경우는 안천면 상배실, 진안읍 종평, 백운면 원노촌, 마령면 송내, 구렁이 해 끼침을 막기 위한 경우는 안천면 상배실이 해당된다.
탑이 축조되는 이유를 전체적으로 본다면 마을에 좋지 않은 일이 발생할 때 각기 다양한 방안이 강구되는데 단연 비보 풍수적 이유 때문에 탑이 조성된다.
진안 지역 탑 신앙과 관련하여 제의 명칭은 대부분이 탑제라 부른다. 간혹 조탑제라 부르는 경우도 있다. 정천면 원월평 마을의 경우는 주당산으로 모셔져 당산제라 부르기도 한다. 정천면 갈거 마을의 탑은 마을 앞 길가에 위치라는데 산신제를 지낸 뒤 모시는데 길산제라고 한다. 상전면 내송 마을은 아주머니 주도로 제를 지내는데 이곳에서는 팥죽제라고 한다.
진안 지역 탑 신앙 제일은 음력 정월 초하루부터 정월 보름 사이이다. 특이하게 주천면 미적 마을과 상전면 항동 마을에서 제를 2번 지낸다. 동향면 내금 마을에서는 3월에 지낸다. 그러나 보통 정월 초하루에서 보름날 사이에 지내는 것이 일반적이다.
탑 신앙은 일반적 주당산 다음으로 하위 보조신으로 모셔진다. 그러나 주당산으로 모셔지는 사례도 상당수 있다. 마을에 따라서는 당산제를 지내면서 탑제, 팥죽제가 병행된다.
진안 지역에서는 마을 뒷산 산신제와 마을 앞 당산제로 2중적 구조가 일반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당산제 구조도 산신제와 거리제, 팥죽제로 복합적인 구조가 나타난다. 예를 들면 산신제와 팥죽제, 산신제[당산제]와 거리제, 거리제와 팥죽제 등의 제의(祭儀) 유형이 있다. 산신제에서는 주신인 산신을 모신다. 당산제는 마을 앞 당산에서 지내며 거리제는 마을 앞, 다리, 빨래터, 마을 회관, 정자 등에서 모셔진다. 팥죽제는 부녀자들이 주관하며 길가에 팥죽을 뿌리면서 이루어진다.
이러한 마을 신앙의 의례들은 모두 마을의 풍요와 안정을 기원하는 데 목적이 있다. 자식 낳기를 기원한다든지, 화재를 예방하기 위해서 지내는 것도 그 하나의 방편이다. 특히 풍수상에서 비보적 기능을 가지는 경우가 상당수 된다. 이때 탑뿐만 아니라 선돌, 숲 등과 함께 세워져 기능이 더욱 보강되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