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31000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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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都心-生命體-寶庫-濕地- |
분야 | 지리/자연 지리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기획) |
지역 | 경기도 광명시 하안1동 862[안재로1번길 27]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박병권 |
[개설]
광명시 하안1동 주거 밀집 지역에 위치한 안터습지는 도덕산·구름산 자락과 인근에 안양천·목감천을 끼고 있어 도심권에서는 보기 드문 내륙 습지로서 독특한 내력을 자랑하고 있다. 전체 면적은 1만 7,914㎡[5,149평]로, 2004년 경기도 생태계보존지구로 지정될 만큼 전체 지역이 자연 녹지 지역으로서 습지의 발달 생태적 환경 특성이 양호한 곳이다. 특히 도덕산과 구름산 등의 수림대와 농경지, 주거지 등이 패치(Patch)로서 존재함으로써, 이 패치들과 함께 매트릭스를 이룰 수 있는 생태 통로로서 안터습지의 잠재적 가치는 대단히 크다.
이에 광명시는 안터습지와 이곳에 서식하고 있는 금개구리[멸종위기 야생동물 2급]의 서식처를 보호하기 위해 시의 자체 예산과 환경부의 생태계보전협력기금 및 대한주택공사[현 한국토지주택공사]의 예산을 투입해 2008년부터 안터습지 생태 환경 복원 공사에 착공해 2009년 안터생태공원을 조성하였다.
[안터습지의 중요성을 대변해 주는 지표들]
습지 생태계에서 중요한 것이 수질이다. 안터습지는 유입 지천이 심하게 오염되어 있음에도 다섯 지점으로 나누어 수질을 측정한 결과 BOD[생물학적 산소요구량]가 1.51~3.04㎖/ℓ로 낮은 농도를 보이고 있고, 지하 용출수로 인한 건강한 수생태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안터습지에는 생각보다 다양한 동식물이 살아가고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수면적의 35.86%를 점하고 있는 애기부들을 비롯한 32과 70종의 식물이다. 또한 물속에서 서식하는 대형 무척추동물이 9과 11종, 육상 곤충 32과 60여 종, 양서파충류 6종, 우점종인 버들붕어를 비롯한 어류 6종과 텃새화 된 쇠물닭과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황조롱이를 비롯해 흰뺨검둥오리·직박구리 등 32종의 조류를 관찰할 수 있다. 특히 환경부 법정보호 야생동물로 지정된 물장군과 금개구리가 서식하고 있다.
[안터습지를 대표하는 금개구리]
천연기념물과 멸종 위기 야생 동식물 2급으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는 금개구리는 2006년 한국 고유종임을 인정하여 최종적으로 Phelophylax chosenicus라는 학명을 얻게 된 개구릿과에 속하는 양서류이다. 소택지와 저수지 및 논을 중심으로 한 수역이 사라지면서 가장 큰 피해를 본 생물로서, 이러한 이유 때문에 서식처 및 종의 존재 자체에 대한 중요성이 급속하게 부각된 생물종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서해안의 해안선을 따라 저습지 등에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점차 분포 영역이 다양하게 확인되고 있기도 하다.
금개구리의 몸길이는 약 4~6㎝이다. 전반적으로 몸의 등 쪽이 밝거나 옅은 녹색을 띠며, 두부의 눈과 앞다리 사이에 있는 고막 위쪽과 눈 뒤에서 꼬리 쪽의 항문과 뒷다리 분기점까지 이어진 옆선 형태의 융기선이 연한 황갈색으로 같다. 배 쪽은 황색과 옅은 적색이 혼합된 색을 보인다. 관심 있게 확인하지 않으면 참개구리와 구별이 쉽지 않기 때문에 포획하거나 다른 동물의 먹잇감으로 전용될 위험성도 높다. 참개구리는 등 쪽에서 보아 피부와 다른 색감을 가진 줄이 세 개가 있으나, 금개구리는 선명하고 넓은 줄이 두 개가 있어 이 점이 가장 큰 차이로 인정된다.
턱이 갈라진 부분에서 아래쪽 방향으로 도드라지게 밀린 듯 약간 튀어나와 구부러진 피부 융기 구조가 있다. 머리의 경우 윗입술에 비해 아랫입술이 약간 돌출된 형태를 보이며, 대부분의 개구리가 짝짓기나 신호를 주고받을 수 있는 방법으로 울음주머니를 갖고 있으나, 금개구리에서는 발견되지 않는다. 그러나 큰 소리로 울지 못할 뿐 금개구리도 나무판을 긁는 듯한 소리를 낼 수 있다.
금개구리는 종종 참개구리와 서식처가 중첩되는데, 이 때문에 외형적으로 구분이 어려운 교배종이 생겨나기도 한다. 주로 5월에서 7월에 걸쳐 웅덩이나 얕은 물길, 저수지 주변, 수초가 무성한 곳 등지에서 번식을 한다. 금개구리는 늘 같은 지역에서 서식하면서 번식과 먹이 사냥을 하기 때문에 육상으로 나오는 경우가 드물다고 알려져 있으나, 실제로는 육상부에서도 자주 발견된다. 근래에는 경기도 안산시의 옛 수인선 협궤 철도가 지나던 자리에서도 발견된 적이 있다.
금개구리는 우리나라에서 서식하는 개구리류 중에서 먹이 활동을 할 때 집중력과 정확성이 가장 떨어지는 특성을 가진 종류로 확인되었다. 심지어 눈앞에서 움직이는 지렁이나 갑충류 등도 잘 놓치는 것으로 미루어 자연적으로도 개체 수 증가라는 측면에서 불리함을 보이는 것으로 판단된다.
연구 결과 점프력도 가장 약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먹이를 사냥할 수 있는 기회와 위험한 상황으로부터의 회피 능력에서 다른 양서류에 비해 뒤처지는, 유전적으로 열악한 종의 특성을 보여 준다. 이런 이유 때문에 왕성한 활동보다는 신중하고 조용하며, 동선의 폭이나 길이가 크거나 길지 않은 소구역의 생활 영역을 선호한다.
한여름, 논 주변을 펄펄 뛰듯 점프하는 참개구리와 달리 금개구리는 웅덩이 생활에 익숙하며, 깊이 잠수하여 수서 곤충류를 먹이로 선택한다. 이런 생활 습관 탓인지, 금개구리는 적절한 월동지를 찾는 행동을 거의 보이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기 때문에 수렁으로 불리는 샘을 가진 천수답이나 밭가의 옹달샘, 산자락의 약수터 주변 등에서 서식하던 금개구리가 개발과 매립, 농경지의 형질 변경으로 그 어떤 양서류보다 광범위하게 서식처를 박탈당하거나 개체 수 급감의 운명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
금개구리에게 무서운 또 다른 적은 식량 증대를 위해 살포되는 농약에 노출된 크고 작은 곤충과 지렁이류를 먹음으로써 발생되는 잔류 농약의 농축으로 소멸의 가속도를 피할 수 없었다는 점이다. 다행인 점은, 최근 각광을 받는 유기농을 근간으로 하는 무농약·저농약 농법이 부활하면서 서서히 금개구리의 개체 수가 복원되고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근원을 알 수 없는 오염 물질과 농약으로부터 아직은 비교적 안전하다고 판단되는 도서 지방에서 서식처가 일부 남아 있다고 알려져 있다.
[안터습지와 금개구리 보존을 위한 최선의 선택 - 안터생태공원]
금개구리를 보존하기 위한 활동이 구체화된 시기는 1999년 10월이다. 광명시에서 활동하고 있는 시민 단체들과 환경 운동 단체인 푸른광명21이 주축이 되어 안터습지에서 살아가고 있는 금개구리를 보전하기 위해 활동을 시작한 것이다. 2001년 8월 8일에는 무분별하게 늘어나는 텃밭과 사람들의 무관심에 밀려 신음하고 있는 금개구리의 현실을 알리는 KBS 1TV 환경 스페셜 「금개구리의 비명」이 방영되었는데, 이 프로그램은 환경의 소중함과 안터습지의 중요성 및 금개구리 보존의 필요성을 인식시켜 주기에 충분했다.
그 해 8월부터 11월에 걸쳐 광명시 환경청소과 주관으로 ‘안터저수지 생태 학습장 조성을 위한 타당성 조사 및 기본 계획’이 수립되었다. 그리고 2003년 푸른광명21실천협의회는 ‘안터저수지 생태학습장 조성’을 의제로 선정하고 이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게 된다. 2004년 4월에 안터습지 일대가 생태보전지구로 지정 고시[경기도 고시 2004-116호]된 것은 이러한 노력 덕분이었다.
그러나 이후 안터습지 주변 지역이 개발되고 불법 경작이 늘면서 쓰레기와 생활하수 등이 유입돼 생태 환경이 급격히 악화되었다. 2003년 6월 300마리에 달했던 금개구리 개체수가 급격히 감소했다. 이에 2007년 광명시는 안터습지를 보호하기 위해 시민 사회와 푸른광명21의 협조를 바탕으로 안터생태공원 조성 계획을 수립했다. 그리고 대한주택공사와 공동으로 모두 17억 원을 들여 안터습지 일대를 정화하고 다양한 생물종이 서식할 수 있도록 습지와 계류(溪流) 등을 조성하는 자연 환경 복원 사업을 벌였다.
안터생태공원은 2009년 5월 25일 준공식을 거행했는데, 같은 해 8월 11일 환경부에 따르면, 안터습지 자연 환경 복원 사업을 통해 금개구리 개체 수가 2007년 5월 15마리에서 2008년 33마리로 배 이상 늘어났고 수질도 개선되는 등 생태 환경이 빠른 속도로 옛 모습을 되찾아가고 있다고 한다. 복원 사업 전후 안터습지의 수질을 비교한 결과, 생화학적 산소요구량(BOD)은 6.0㎎/ℓ에서 4.8㎎/ℓ으로, 총 질소는 0.904㎎/ℓ에서 0.332㎎/ℓ으로, 총 인은 0.175㎎/ℓ에서 0.017㎎/ℓ으로 각각 개선되었다. 복원 사업에 참여한 생태 전문가들은 앞으로 저수지 생태계가 안정화 단계에 도달하면 금개구리 개체수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내륙 습지를 살리는 운동들]
안터생태공원은 현재 광명시에서 시설 관리를 맡고 있고, 프로그램은 푸른광명21실천협의회에서 맡아서 운영하고 있다. 안터생태공원 내에 위치한 안터생태교육센터는 푸른광명21실천협의회의 부속 기관인데, 경기도의 중요 내륙 습지이자 금개구리의 서식지를 보전하기 위해 전국의 습지 보전 네트워크와 적극적으로 교류하면서 금개구리 보전과 복원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위해 설치되었다.
안터생태교육센터는 안터생태공원을 시민에 의한, 시민을 위한, 시민의 공원으로 만들고자 시민 참여형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운영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지속 가능한 환경 도시로서의 광명시 이미지를 널리 알리기 위해서 금개구리 보전과 복원 및 금개구리를 랜드마크화 하는 프로젝트도 추진하고 있으며, 여름방학 자연 체험 프로그램[초등학생 대상]·유아 생태 교실[유아 대상]·오감 체험 생태 교실[초등학생 및 중학생 대상] 등을 운영하면서 사회 환경 교육을 위한 다양한 대상별, 계절별, 주제별 교육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그런데 안터습지를 널리 알리고 금개구리를 홍보하고 보존하기 위한 노력은 안터생태공원만의 몫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이들이 있다. 안터습지 지킴이 활동 모임인 안터지기들이 바로 그들이다. 안터지기들은 광명 시민들에게 광명시의 자랑인 안터생태공원과 금개구리를 알리는 활동[UCC 제작, 캠페인 등]뿐만 아니라, 안터생태공원에 서식하고 있는 생물에 대한 관찰 일기를 작성하고, 안터생태공원에서의 자원봉사 활동[식물 재배 및 관리, 유해 식물 제거 등] 등도 하고 있다. 또한 습지 및 양서파충류에 대한 교육과 금개구리 블로그 등을 운영하며 안터습지와 그 곳에서 서식하고 있는 생물종을 보호하고 홍보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
[안터생태공원 조성으로 얻게 된 의의]
안터습지는 안터생태공원이 조성됨으로써 새로운 변화를 맞이하였다. 무엇보다 내륙 습지의 보전과 금개구리의 서식처를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이 체계적이고도 과학적으로 가능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안터생태공원 조성과 운영을 중심으로 다음과 같이 그 의의를 정리할 수 있다.
첫째, 안터생태공원은 광명 시민들의 생태적 가치, 교육적 가치, 휴식 문화 공간으로서의 가치를 지닌 공간으로서 의의를 지니고 있다. 정기적인 생태 환경 교육의 장이 마련된 것이다. 이 공간을 활용해 전문적이고 지속적인 생태 교육 운영이 가능해졌다. 특히 어린이나 청소년들을 위한 교육이 가능해지고, 시민들이 휴식 공간으로도 활용될 수 있게 되었다.
둘째, 광명시에 남아 있는 도심 속 내륙 습지를 보존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내륙 습지를 보존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한데, 그동안 방치되어 오다가 공원화되면서 체계적이고 과학적으로 관리가 가능해진 것이다.
셋째, 생태적인 측면에서 보면 안터생태공원은 구름산과 도덕산의 허리에 해당된다. 구름산과 도덕산의 산림 생태계와 안터생태공원의 물 생태계가 연결 녹지축으로 복원, 유지될 수 있게 되었다.
넷째, 작은 습지를 생태계 차원에서 보존하고 관리하게 되었다는 지역적 사례로서의 의미를 가진다. 도심 속 습지를 생태 보존 지구로 지정하고 관리하는 경우는 광명시가 국내에 유일하다.
안터생태공원의 조성과 관리 운영은 다른 지방 자치 단체와 생태 환경 보호 활동을 하고 있는 개인과 단체에게 개발 논리를 극복하고 보존 가치를 중시한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되고 있다. 또한 안터생태공원이 탄생할 수 있었던 것은 광명시의 적극적인 노력과 푸른광명21의 헌신적인 노력의 결과라 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사례는 지방 의제 실천의 국내 및 세계적인 사례로 평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