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400A020301 |
---|---|
분야 | 지리/자연 지리 |
유형 | 마을/마을 이야기 |
지역 | 대구광역시 달성군 옥포읍 교항리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박경용 |
[정의]
배설 전설과 마을 샘
[배(舟)설 전설과 마을 입지]
다리목 마을의 입지적 특성은 다음 2가지로 정리된다. 하나는 주변보다 약간 높은 곳에 위치하며 마을 지형이 배의 형상을 닮았다는 점이다. 다른 하나는 금계산(金鷄山)과 대방산(大方山) 계곡에서 떠내려 온 흙과 낙동강물이 운반해온 토사가 충적된 토양 위에 형성되었다는 점이다.
구전되어 오는 이른바 ‘배(舟)설 전설’은 이와 같은 지리적 특성을 반영한 것으로 추정된다. 즉, 마을의 형국이 배를 닮았으므로 배에 구멍이 나면 물이 차서 그대로 가라앉아버리므로 예부터 마을의 한가운데는 절대 샘을 파지 않았다고 한다. 이른바 ‘우물 금기’ 관습이다. 따라서 다리목 마을 사람들은 외곽 지역인 마을 앞쪽과 뒤쪽의 비교적 낮은 지대에다 5개의 공동 샘을 파서 이용했다.
“우리 시집오이 여기 ‘배설’이라 해가지고 새미(샘)를 못 판다 카데. 그랬는데 1964년부터 새미를 파기 시작하데. 집집마다 새미가 있었지. 그 이후 간이 상수도 생기가지고 20년 동안 사용하다가 지금 수도 놔가지고 여태꺼정 사용하고 있제.”(최0향)
마을 사람들은 오랫동안 우물 금기의 ‘배설 전설’을 신봉해오다가 1964년 이후부터 집집마다 샘을 팠다. 이후에는 간이 상수도를 20년 동안 사용하다가 가정용 수도가 개설되었다.
[5개의 마을 샘과 마르지 않았던 큰새미]
다리목 마을의 공동 샘은 다음과 같이 모두 5곳에 개설되어 있었다. 첫째는 옛 ‘경로당 앞새미’이었다. 1984년 지금의 마을회관이 신축되어 경로당이 이곳으로 옮기기 전에는 조금 더 위쪽에 위치했다. 두 번째는 공장 부지로 들어간 이팝나무 숲과 가까운 ‘앞들 샘’이다. 세 번째는 마을 아래쪽의 ‘큰새미’로 이팝나무 숲의 맞은편에 위치해 있었다. 큰새미는 물맛은 좋지 못해도 가뭄에도 마르지 않을 정도로 수원(水源)이 풍부했다. 그래서 마을 사람들은 머리를 감거나 허드렛물 용도로 많이 활용했다.
“큰새미는 이팝나무 맞은편에 있었지요. 그 새미는 물은 짭아도 암만 가물어도 안 말랐지요. 머리 감고 한다고 이 물을 길러 댕깄지. 물 좋기로는 판기집 새미하고 우리가 여~다(길러) 문(먹은) 앞들 새미가 좋았지.”(최0향)
넷째는 ‘나경복의 집 앞 새미’로 다리목 중앙길 남쪽의 끝자락에 위치해 있었다. 마지막 다섯 번째 샘은 다리목 중앙길 입구의 ‘판기집 샘’이다. ‘판기’는 인접한 신당마을 출신의 사람 이름이다. 이 중 수질이 가장 좋은 샘은 ‘앞들 샘’과 ‘판기집 샘’이었다.
[아낙들의 물 깃기 문화와 물동이]
마을 공동 우물을 이용하던 전통사회에서 가정의 물 깃기는 대부분 여성들의 몫이었다. 물이 부족해지는 가뭄 시에는 물을 깃기 위해 줄을 서야 했으며, 야간이나 새벽에도 물을 길러 다녔다.
“처음에는 옹기 사동이 갔고 이고 댕기다가 두 번째는 양철동이 엿고. 물지게 졌고. 양쪽에 2개 지고 다니지. 네모잽이 양철통을 집에서 만들어가지고. 그것도 테가 삭는다고 사방에 나무 대~가지고 얼매나 무겁다고. 그런 것 한 짐 지면 뽀드득뽀드득 댕기지. 옹기동이는 무겁지. 새미 돌아가면서 물 퍼 담아가지고 그거 여~보지 않은 사람은 머리에 이기 힘들어가지고 혼자 이면서 물 다 쏟고 이랬지.”(최0향)
물을 깃는 용기도 ‘우물물의 문화사’를 엿보게 해준다. 다리목 마을에서는 처음에 옹기동이를 이용하다가 차츰 양철동이로 바뀌었다. 사각형의 양철통 2개를 이용한 물지게도 등장했다. 다리목 마을에서 물 깃기는 결혼해온 여성들의 힘든 가사노동 중의 하나였다. 수도가 놓인 이후 공동 샘은 하나둘씩 자취를 감추고 이제는 흔적조차 남아있지 않다.
[참고 문헌]
경북 향토사 연구 협의회, 『경북 마을지』(경상북도, 1991)
달성 마을지 편찬 위원회, 『달성 마을지』(달성 문화원, 1998)
[정보 제공자]
김0린(남, 1930년생, 대구 광역시 달성군 옥포면[현 옥포읍] 교항리 다리목 마을 전 이장)
최0향(여, 1935년생, 대구 광역시 달성군 옥포면[현 옥포읍] 교항리 다리목 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