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일제강점기 순천 송광사의 조계총림 초대 방장이며 국제선원을 한국에서 최초로 개원한 승려.

[활동 사항]

구산(九山)[1909~1983]은 전라북도 남원군 남원읍[현재 전라북도 남원시]에서 아버지 소재형(蘇在衡)과 어머니 최성녀(崔姓女) 사이에서 육 남매 중 삼남으로 태어났다. 속명은 소봉호(蘇䭰鎬), 법명은 수련(秀蓮), 법호는 구산(九山)이며 별호는 석사자(石獅子), 아호는 타우자(打牛子) 혹은 조계산 돌멩이이다.

구산은 14세 때인 1922년 용성소학교를 졸업하고 한학을 공부하였다. 15세 때인 1923년, 아버지의 별세로 어린 나이에 가사를 돌보게 되었고, 장성하여 용성 이발관을 운영하였다. 이발관을 운영했던 인연으로 훗날 ‘우바리존자’라는 별명이 생기게 되었다. 1934년 병을 얻어 고통받던 중에 진주에 사는 하처사(河處士)로부터 “몸은 마음의 그림자이며, 사람마다 누구나 원만히 갖추어 있는 자성 자리는 본래 청정하거늘 어디에 병이 있겠느냐.”라는 법문을 듣고 출가를 결심하게 된다. 27세가 되던 1935년 지리산 영원사에 들어가 100일 동안 관음 기도를 하여 병이 쾌차하게 되었고, 1937년 순천 송광사 삼일암에 주석[선종(禪宗)에서 승려가 입산안주(入山安住)하는 일]하고 있던 승려 효봉(曉峰)[1888~1966]을 찾아가 출가하였다.

구산은 1943년 경상북도 불령산의 청암사 수도암에 정각토굴을 짓고 수행하였으며, 1946년 스승인 효봉을 도와 가야총림 설립에 힘을 보탰다. 1950년 한국전쟁으로 가야총림이 해산되자 진주 응석사로 옮겨가 수행하다가 깨달은 바가 있어 부산 동래 금정사에 주석하고 있던 효봉을 찾아가 게송(揭頌)을 바치고 전법게(傳法偈)를 받았다. 1953년 통영 미래사 창건 불사를 시작하여 마무리 지었고, 미래사 주지로 취임하였다. 1954년 효봉과 함께 선학원에 머물면서 전국비구승대회를 개최하여 정화불사를 위한 종단정화준비위원회를 결성하여 불교정화운동을 주도하였다. 1956년 대한불교 조계종 중앙감찰원장에 취임하여 종단의 중흥을 위해 노력했다. 1957년 광양 상백운암에서 안거를 시작하여 1961년 깨달음을 이루고 오도송을 읊었다. 1962년 효봉이 대한불교조계종 초대 종정으로 추대되어 대구 동화사에 주석하게 되자 동화사 주지로 취임하였다. 1965년 동화사 주지직에서 물러나 효봉과 금당선원에서 안거를 보내고, 재단법인 선학원 감사로 선임된다.

구산은 1966년 스리랑카에서 개최되는 세계불교승가대회에 한국대표로 참석하여 동남아시아의 불교 성지를 순례한다. 1966년 효봉이 입적하자 1969년 효봉의 탑과 비를 송광사에 건립하고, 1969년 5월에 조계총림을 개원하여 초대 방장에 추대되었다. 1969년 송광사를 후원하는 불일회(佛日會)를 결성하고, 1970년에는 송광사 선원인 수선사(修禪社)를 낙성하였으며, 전국 불일회 총재로 추대된다. 1973년 송광사에 한국 최초의 국제선원인 ‘불일국제선원’을 개설하고 외국인 제자들을 맞이하여 한국의 선불교를 고취했다. 1974년 송광사의 서울분원인 법련사(法蓮寺)를 개원하고, 1975년 송광사 인월암과 불일암을 중건하였다. 1976년 송광사 광주분원 원각사를 개원하고, 1980년에 미국 로스앤젤레스(Los Angeles)에 고려사, 1982년에 스위스 제네바 불승사와 미국 카멜 대각사를 개원한다. 이후 외국인 제자들이 파리, 독일, 덴마크 등에 사찰을 개원하였다.

구산은 1983년 12월 16일 순천 송광사 삼일암 미소실(微笑室)에서 제자들을 모아 놓고 임종게를 읊고 입적하였다. 세납 75세, 법랍 46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