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500203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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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天下明堂-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설화 |
지역 | 경기도 포천시 |
집필자 | 이병찬 |
[정의]
경기도 포천지역에서 명당자리와 관련하여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개설]
「천하 명당자리」는 이름 없는 중과 원님이 서로 천하 명당의 산소 자리를 다툰다는 풍수담이다. 「천하 명당자리」는 원님과 중의 두 사람의 술수가 엇비슷하여 피장파장으로 끝나면서 웃음을 유발하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원님에 맞서는 중의 임기응변이 주목된다.
[채록/수집 상황]
1984년과 1997년 포천 군지 편찬 위원회에서 발행한 『포천 군지』에 수록되어 있다. 2000년 이근영·이병찬 등이 엮고 포천 문화원에서 간행한 『포천의 설화』에도 전재되어 있다.
[내용]
옛날 어떤 중이 원님을 찾아가 하룻밤을 같이 묵게 되었다. 그런데 그 중이 한밤중에 슬그머니 일어나 바랑을 짊어지고 밖으로 나갔다. 하도 이상해서 원님이 따라가 보니, 중은 산으로 올라가 어느 한 곳을 팠다. 그러고는 바랑 속에서 해골 하나를 꺼내어 그곳에다 묻었다. 이것을 보고 먼저 돌아온 원님이 자는 척하고 있으니, 중도 돌아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자리에 누워 잤다.
이튿날 중이 떠나자, 원님은 간밤에 중이 판 그곳이 명당자리인 것을 알았다. 그래서 그 해골을 다른 곳에다 묻어 주고는, 그 자리에다 자기 부친의 묘를 썼다. 이런 일이 있은 1년 뒤에, 원님은 예조판서가 되었다.
얼마 뒤에 그 중이 다시 찾아와, 밤에 역시 같은 방에서 묵게 되었다. 원님은 그날 밤에도 수잠을 자고 있으려니까, 중이 전처럼 바랑을 지고 산으로 올라갔다. 원님이 또 그를 따라가 보니, 원님 부친의 묘를 파고는 해골을 잘라 어디로 가 버렸다. 판서는 가슴이 뜨끔했다. 왜냐하면 자기 부친의 시신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이런 일이 있은 뒤부터 판서는 잠이 오지 않았다. 부친의 해골마저 잃게 되었으니 불효막심한 자식이 되었다고 한탄을 했다. 그러다가 판서는 마침내 중들을 위한 잔치를 열기로 했다. 천하의 중들을 모아 보면, 자기 부친의 해골을 가져간 그 중을 다시 만날 것만 같아서였다. 아니나 다를까 며칠 뒤에 그 중이 나타났다. 그러자 판서는 그에게 자기 얼굴을 똑똑히 보라고 했다.
“여보, 스님. 제 부친 해골을 주시오.”
“그러시면 제 부친 해골도 주시오.”
그야말로 그 결과는 피장파장이었다.
[모티프 분석]
「천하 명당자리」의 주요 모티프는 ‘명당 다툼’이다. 「천하 명당자리」 이야기는 명당을 놓고 중과 원님의 지혜 대결이 흥미롭다. 원님도 권력으로 산소 자리를 빼앗지는 않고, 중도 원님의 행동을 알면서도 모른 척하면서 스스로 부친의 시신을 돌려주기를 기다리는 여유와 해학이 돋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