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500185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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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吉兆語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언어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
지역 | 경기도 포천시 |
집필자 | 김진호 |
[정의]
경기도 포천지역에서 사람에게 이로움과 행복과 희망을 주는 긍정적인 내용을 담은 말.
[개설]
인간이 오랜 생활을 영위하면서 쌓아 온 광범위한 문화 양식을 언어에 담아 온 것들이 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길조어, 금기어 등이다. 길조어는 예부터 살면서 만들어진 다양한 생활의 경험을 바탕으로 교훈과 덕담을 곁들여 만들어 낸 말이다. 길조어 중의 일부는 살면서 직접 체험한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어졌지만 많은 길조어들은 경험과는 상관없이 전승된 말들이다. 이러한 말들은 실제 효과와는 상관없이 일반 민중들의 생활 속에 깃들어 우리 의식을 형성하고 있다.
길조어는 특수한 지역에서 쓰이는 말은 드물며, 전국적으로 두루 쓰이는 표현들이 많다. 국어학적으로 보면 길조어의 구조는 선행절과 후행절로 이루어져 있는데, 선행절은 행동이나 말의 조건을 담고 있으며, 후행절은 그로 인해 나타나는 이로움과 복을 담고 있다. 포천 지역은 전통적인 농업을 바탕으로 하는 지역인 만큼 농사와 관련된 길조어와 동식물 등의 자연과 관련된 길조어가 많다. 포천 지역에서 사용되는 길조어를 통해서 포천 지역의 생활과 문화를 파악할 수 있다.
[포천의 길조어]
포천의 길조어 중에서는 인체와 관련한 것들이 있다. 사람의 신체의 특징 중 복을 가져오는 부분이 있다는 믿음으로 만들어진 길조어이다. 특히 신체 중에서 얼굴과 관련된 길조어가 많다. 예를 들면 “가르마가 길면 오래 산다.”, “귓밥이 두꺼우면 잘 산다.”, “이마가 넓으면 성격이 좋다.”, “코 주변에 점이 있는 사람은 잘 산다.” 등이 있다.
또한 마을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동식물들의 행동과 연관 지어 만들어진 길조어가 있다. 이를 통해 포천 지역 사람들이 좋아했던 동물과 식물을 알 수 있다. 예를 들면 “제비가 집을 지으면 그 집은 터가 좋다.”, “까치가 울면 반가운 손님이 온다.”, “봄에 호랑나비를 보면 재수가 좋다.” 등의 길조어를 통해 우리가 마주치는 동식물 속에서 길조를 찾고자 하는 소박한 바람을 엿볼 수 있다.
포천 지역에서 지내는 계절의 변화와 관련된 세시 풍속 속에서도 길조어를 찾을 수 있다. 이는 농경을 바탕으로 하는 전통적인 사회에서 계절의 변화에 따른 절기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했음을 알 수 있다. 예를 들면 “정월 보름날 여자가 오면 농사가 잘된다.”, “오월에 비가 많이 오면 그해 농사가 잘된다.”, “겨울에 눈이 많이 오면 그해 농사는 풍년이 든다.” 등은 농사를 지으며 생긴 지혜가 길조어로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전통 사회에서 꿈은 미래를 예지하는 전조로 여기는 경향이 있었다. 포천 지역 사람들도 꿈에 본 내용을 해석하여 미래에 좋은 일이 일어나기를 기원했다.
이와 관련된 길조어로는 “꿈에 불을 보면 재수가 좋다.”, “변소에 똥이 넘치거나 변소에 빠지는 꿈을 꾸면 재복이 들어온다.”, “꿈에 꽃이 피는 것을 보면 재수가 좋다.”, “꿈에 빨간 고추나 대추를 보면 아들을 낳는다.” 등이 있다.
[의의와 평가]
길조어 중에서는 실제 생활의 경험이 바탕이 되어 만들어져 합리적인 것들도 있지만, 비과학적인 바람으로 이루어져 있는 것들도 있다. 따라서 그중에는 수긍하고 따를 만한 말들도 있고 과학적인 근거를 가지고 있는 말들도 있다.
길조어는 포천 지역에 살았던 조상들의 생활 속에서 경험으로 얻어 낸 지혜의 소산임과 동시에 생활 속에서 복을 기원하며 좋은 행동과 말만 하려고 했던 소박한 기원이 담겨져 있다. 길조어의 표현이 비과학적이라는 비판을 앞세우기 보다는 전통 사회를 살았던 과거 조상들의 생활 속에 깃든 합리성과 긍정적인 삶의 태도가 어떻게 조화를 이루었는지 배우려는 노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