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04017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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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義賊- |
영어의미역 | Righteous Robber Gangmokbari |
이칭/별칭 | 강목발이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작품/설화 |
지역 | 경상남도 진주시 중안동 |
집필자 | 박기용 |
[정의]
경상남도 진주시 중안동에서 채록하였으나 진주시 전역으로 전승된 의적(義賊) 강목발이에 관한 설화.
[채록/수집상황]
1981년 한국정신문화연구원에서 편찬한 『한국구비문학대계(韓國口碑文學大系)』8-3에 ‘의적 강목발이 (1)’이란 제목으로 처음 수록되었다. 1980년 8월 12일에 조사자 정상박, 김현수가 경상남도 진주시 중안동에서 채록하였다. 제보자 이일해는 76세의 남성이다. 그 후 2003년 안동준이 『진주 옛이야기』에서 여러 일화를 수록하여 강목발이의 활동상을 자세히 수록하였다.
[내용]
구한말에 경상남도 진양군(晋陽郡) 대곡면(大谷面) 설매실에서 강목발이가 태어났다. 자시(子時)에 태어났으면 대인(大人)이 될 인물이 축시(丑時)에 태어나 도둑이 될 운명을 타고 났다. 어려서 부친을 여의고 숙부에게 글을 배우며 자랐다. 숙부가 살펴보니 아이가 자라면서 도둑질 놀이만 하였다. 평소 강목발이가 도둑질을 한다는 소문을 들었던 터라 방안에 엽전을 둘 테니 훔쳐보라고 했다. 그러자 강목발이가 밖으로 나갔다가 다시 들어와서 ‘작은 아부지, 가 갑니더.’ 하는 사이에 방바닥의 엽전은 이미 사라졌다. 발바닥에 보리밥을 붙여 와서 엽전을 붙여가지고 갔던 것이다. 숙부는 도둑질 솜씨를 확인하자 목침으로 조카의 발목을 내리쳤다. 이때 발목을 다쳐 절룩거리며 목발을 짚고 다녔다.
강목발이는 진주를 자주 넘나들었다. 하루는 부잣집을 털어서 말티고개로 넘어오는데, 한 산모가 고개 마루에서 몸을 풀고 있었다. 강목발이는 털은 돈을 모두 산모에게 주었다. 뒷날 돈을 털린 부잣집의 소문이 진주 저자에 자자했고, 마침 무일푼인 여인이 돈을 쓰고 다닌다는 소문이 나돌자 진주관아에서 조사해보니 강목발이의 소행임이 드러났다.
강목발이는 단목리(丹牧里) 하백립이란 부자집을 자주 털었는데, 그 솜씨가 귀신같이 흔적을 남기지 않으므로 의심을 하면서도 잡을 수가 없었다. 그러나 너무 자주 도둑을 맞자 하백립이 힘이 장사인 하인에게 강목발이를 잡아오라고 명했다. 강목발이는 순순히 잡혀와서 이후로는 안 그러겠다고 뉘우치는 듯이 말했다.
그러나 그 뒤로 또 도둑질을 하였고, 여러 번 잡혀왔다. 그러자 하인이 붙잡아 놓고 맷돌을 치켜들고 죽이겠다고 했다. 맷돌을 내리치자 강목발이는 어느 틈에 건너편 밤나무 위에 올라가 있었다.
강목발이는 말티고개에서 주막을 하는 의누이가 있었다. 강목발이가 고개를 넘나들 때마다 ‘누님, 누님’ 하면서 공짜 술을 얻어 마셨다.
그러던 어느 날, 고을에서 가마솥을 잃어버린 사람이 있었다. 그 사람이 진주 장터에서 가마솥이 나온 것을 보고 어디서 났는지를 묻자 임자는 강목발이한테서 샀다고 말했다.
그리하여 강목발이는 진주관아에 고발을 당했다. 진주 목사가 심문을 하다가 강목발이를 보니까 다리가 불구자였다. 목발을 짚고 다니는 사람이 어떻게 이처럼 큰 가마솥을 훔칠 수 있을까 싶은 의구심이 들었다. 그래서 방면을 하고 보내주었다. 그러자 강목발이가 한 손으로 가마솥을 덜렁 드는 것이 아닌가? 진주 목사는 그를 체포하고 목을 베었다.
강목발이가 죽던 날 의누이 주막에서 강목발이가 들러서 술을 한 단지 마시고 가면서 진주 목사를 죽이고 가겠다고 말했다.
이튿날 의누이가 일어나보니 술 단지가 비어 있고 그 날 진주 목사가 피를 토하고 죽었다는 소문을 듣게 되었다.
진주 목사의 상여가 고향인 산청으로 나갔는데, 파랑새 한 마리가 상여 위로 날아 다녔다. 상여가 도착하자 목사의 아버지가 회초리를 가지고 나와서 아들의 상여를 때리며 꾸짖었다.
“그런 대인을 니가 죽였느냐?”
그러자 파랑새가 멀리 날아갔다고 한다.
[모티브 분석]
기본 모티브는 ‘훔친 물건으로 어려운 사람을 도와준다는 의적’ 유형의 민담이다. 이 유형의 전설은 두 개의 모티브를 가지고 있다. 하나는 부잣집 재물을 훔쳐 가난한 사람을 돕는다는 모티브이고, 또 하나는 관아에서 의적을 잡아 처형한다는 모티브이다. 진주의 의적 강목발이는 두 개의 모티브가 모두 나타난다. 강목발이라는 실제 인물을 나타내면서 상상하기 어려운 솜씨를 보이는 것은 민담의 성격을 띠고 있으나 실제 장소와 피해자의 이름이 거명되는 것은 전형적인 전설의 성격을 보여준다.
[의의와 평가]
의적 강목발이 설화는 의적 활동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전설이다. 이런 설화가 전승되는 것은 산물이 풍부하고 역사적으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진주라는 지역의 특성과 아울러 그곳에 사는 민초들의 고통을 짐작할 수 있게 하는 설화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의를 지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