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목차

「해녀 노젓는 소리」
메타데이터
항목 ID GC00702596
한자 海女櫓-
영어음역 Haenyeo Nojeonneun Sori
영어의미역 Song of Sea Divers Rowing a Boat
이칭/별칭 잠수 노젓는 소리,노젓는 소리,해녀 소리,수 네젓는 소리,해녀 네젓는 소리,해녀 노래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문화·교육/문화·예술,문화유산/무형 유산
유형 작품/민요와 무가
지역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집필자 조영배양영자
[상세정보]
메타데이터 상세정보
성격 민요|노동요|어업요
형성시기 미상
토리 제주토리[레선법]
출현음 라·도·레·미·솔·라·도
기능구분 노동요|어업요
박자구조 6/8박자[둥덩 장단|자진모리 풍]
가창자/시연자 이명숙|김원호|박순재|김태매

[정의]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에서 해녀들이 노를 저을 때 불렀던 노동요.

[개설]

바다에서 자맥질하여 해조류와 패류를 채취하는 행위를 제주에서는 ‘물질’이라고 하는데, 가까운 바다에서 하는 물질을 ‘물질’, 멀리 육지나 다른 나라에까지 배를 타고 나가서 하는 출가 물질을 ‘뱃물질’이라 한다.

뱃물질을 하러 갈 때는 해녀들이 직접 배의 좌현과 우현에서 젓걸이노를 저었다. 이때 노를 저으면서 서로 짝을 나누어 선후창으로 메기고 받아 불렀던 민요가 「해녀 노젓는 소리」이다.

지역에 따라 ‘수(질) 소리’, ‘녀 소리’, ‘으질 소리’, ‘물질 소리’, ‘네젓는 소리’, ‘이여싸나’, ‘해녀 노래’ 등 다양하게 불린다. ‘수(질) 소리’·‘으질 소리’·‘물질 소리’·‘네젓는 소리’ 등은 노동의 기능을 내세운 명칭이고, ‘이여싸나(이여도사나)’는 뒷소리의 후렴을 내세운 명칭이다. 또 ‘녀 소리’, ‘해녀 노래’는 가창자를 내세운 명칭이다.

대표적인 가창자로는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조천읍 함덕리에 거주하는 이명숙,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보목동에 거주하는 김원호,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건입동에 거주하는 박순재와 김태매 등이 있다.

[채록/수집상황]

「해녀 노젓는 소리」김영돈과 조영배 등에 의하여 다수 채록되어 단행본으로 출판되어 있다. 또한 음반 자료로는 MBC에서 채집한 「한국민요대전」-제주도편, 조영배가 채집한 「제주의 향토민요」와 「아름다운 전통의 소리」, KCTV에서 채집한 「제주민요」 등에 수록되어 있다. 또한 2005년 1월 뱃물질 경험이 있는 소리꾼 김태매(여, 83)가 부른 것을 양영자가 채록하였다.

[구성 및 형식]

한 사람이 선소리를 하면 여러 사람들이 후렴을 받는 형태로 부른다. 음계는 라·도·레·미·솔·라·도의 레선법 배열 구조이며 종지음은 레이다. 박자는 6/8박자이다. 특정한 장단은 없으며 육지식 장단으로는 자진모리에 해당한다.

악곡 형식은 한 개의 큰 단락(A[〈a 〉+〈a'〉.......〈b〉+〈b〉]... ...p[〈k〉+〈k〉]......)의 중층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육지 양식 중 경상도의 「옹헤야」와 같이 짧은 단락을 서로 메기고 받으면서도 전체적으로는 또한 커다란 하나의 단락을 이룬다. 다만 「옹헤야」는 큰 두 단락이 모여서 하나의 전체 형식을 이루는데 반하여, 「해녀 노젓는 소리」는 메기고 받는 것이 매듭지어지면 그 자체가 하나의 단락으로만 작용한다.

또 다른 차이점으로 「옹헤야」는 선소리와 뒷소리의 관계가 본사(本辭)와 후렴구의 관계로 메기고 받지만, 「해녀 노젓는 소리」는 선소리의 본사를 뒷소리가 계속하여 모방해 나간다는 점이다.

〈a〉라는 두 마디의 악구를 높은 소리로 내지른 다음 차츰 변화하면서 하강하여 본사가 끝난다. 이 때 가사의 양에 따라 변형 반복 횟수가 달라지며 그 때마다 선율은 곡선 운동을 한다. 〈b〉라는 ‘이여도 사나’ 등의 여음구를 2~3회 반복한다. 여기까지가 전체로서 한 개의 큰 단락을 이룬다. 다시 처음과 같이 〈a〉로 올라가서 새로운 본사를 내지르게 된다.

이런 식으로 사설을 적절히 노래한 다음 〈k〉라는 두 마디가 끼어든다. 이것은 그야말로 ‘차라 차라’ 식으로 소리를 내지르는 고함치기에 해당한다. 그런 후에는 처음의 〈a〉로 다시 올라가서 큰 단락을 시작한다. 가창은 모방적 메기고 받는 방식으로 한 마디 후에 바로 선소리를 모방하여 받는다.

표현 기교에 있어서는 자연스러운 가창 발성을 사용한다. 그러나 요성(搖聲)이나 꺾는 목, 또는 의도적인 청성(淸聲)이나 탁성(濁聲)은 사용하지 않는다. 「해녀 노젓는 소리」는 비교적 빠르게 부르기 때문에 잔가락을 사용하는 경우가 그리 많지 않다. 이는 제주도 민요 창법의 원형이라 할 수 있다.

[내용]

「해녀 노젓는 소리」의 사설의 양은 매우 방대하다. 내용으로는 시집살이의 애환, 경제적 어려움, 가족들 간의 갈등, 노를 젓거나 물질을 하는 어려움 등을 담고 있다. 사설 구조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형식 구조의 도해를 예시하면 다음과 같다.

형식 구조의 예

사설 구조가 이와 같이 전개되기 때문에 아래의 사설 [A]와 [p]는 행으로 구분하였으며 a, b, k 등은 /으로 구분하였다. 본사는 a에만 나타나며, b는 ‘이여도 사나’라는 후렴적 여음이, k는 ‘져라 져라, 쿵쿵 지어라’라는 후렴적 여음이 사용된다. 「해녀 노젓는 소리」는 처음에 b 부분을 몇 차례 반복한 후 본격적인 본사를 메기기 시작한다. 2절을 예로 「해녀 노젓는 소리」의 [A] 부분의 모방창 방법을 도해하면 다음과 같다.

[A], [p]에 해당하는 부분은 각각 연으로 구분하였으며 [a1], [a2] 등 메기는 단위의 선소리는 한 행으로 표기하였다. 뒷소리는 선소리의 한 마디 바로 다음에 대부분 동일한 가사로 모방되기 때문에 별도로 표기하지 않았으며 가사는 다음과 같다.

이여도 사나[a1]/이여도 사나[a2]/

이여도 사나 잇[b1]

이물에랑[a3] 이사공아[a4]/ 고물에는[a5] 고사공아[a6]/

물 때 점점[a7] 늦어나 진다[a8]/

이여도 사나 잇[b1]

요네 상착 부러나지면/할산에 곧은 목이 없을소냐

이여도 사나 이여도 사나

져라 져라[k] 져라 배겨라[k]

물로나 뱅뱅 돌아진 섬에/우리 수덜 저 바당에/들어가서 물질허며

한푼두푼 벌어논 금전/사랑허는 낭군님 용돈에 다들어간다

이여도 사나 이여도 사나

착 손에 테왁을 심엉/착 손에 빗창을 심엉

질 두질 들어 가니/전복을 딸까 구쟁길 딸까

이여도 사나 이여도 사나

져라 져라 쿵쿵 지어라/

이여도 사나 이여도 사나

앞이 은 서낭님아/우리 수덜 가는 디나

물건 좋은 여끗으로/득달허게 해여나 줍써

이여도 사나 이여도 사나

요물 아래 은과 금은 꼴렸건만/높은 낭게 열매로구나

이여도 사나 이여도 사나

우리 어멍 날 날적에/무신 날에 날 낫던가/일천 눈물 일천 시련 다 지와신고

이여도 사나 이여도사나

우리 배에 선도사공/뱃머럭만 구쟁기 생복/좋은 딜로 득달허게 노아나 줍서

이여도 사나 이여도 사나

차라 차라 쿵쿵 지어라/

이여도 사나 이여도 사나

잘잘가는 참나무 배냐/질질가는 소나무 배냐/오동나무 요배로구나

이여도 사나 이여도 사나

우리나 섬에 제주도에/가이나 없는 녀덜아

비참헌 살림살이/요만하면 넉넉하다

이여도 사나 이여도 사나

물에 들민 숨비질 소리/산엔 가민 우김새 소리

가름엔 들민 하기새 소리/귀에 쟁쟁 울리엄서라

이여도 사나 이여도 사나

어떤 사름 팔제 조앙/고대광실 높은 집의/진담뱃대 물고 앉곡

해녀 팔젠 무신 거라/혼백 상지 등에 지곡

이여도 사나 이여도 사나

총각 차라 물에 들게/양석 싸라 섬에 가게

우리 선관 가는 디랑/메역 좋은 여끗으로

놈의 선관 가는 디랑/감테 좋은 홍동개로

이여도 사나 이여도 사나

「해녀 노젓는 소리」는 좌현과 우현에서 젓걸이노를 젓는 해녀들이 서로 짝을 나누어 되받아 부르거나(선후창), 메기고 받아부르기(교환창)로 부르는 민요이다. 좌현과 우현으로 나누어 불리므로 반드시 두 사람 이상이 짝을 이뤄야 소리가 제 맛이 난다.

거친 바다로 노를 저어 나가면서 짝을 이루어 ‘이여싸 이여싸나’ 하며 노를 젓기 때문에 가락은 힘차고 역동적이다. 선창자가 ‘쳐라쳐라’ 하면서 한쪽 발로 힘껏 배의 갑판을 내지르면 뱃전이 ‘쿵’ 하고 요란스럽게 울리면서 후창자들이 몸 동작을 통일하며 힘차게 노를 저으며 소리를 하게 된다. 김태매가 부른 「해녀 노젓는 소리」사설은 다음과 같다.

이여도사나/이여도사나 어어

이여도사나/이여도사나 어어

이여도사나 히/이여도사나 히

쳐라배겨 히/쳐라 배겨 히

요넬젓엉 어딜가리/요 노를 저어 어딜가리

진도바당 골로가자 히/진도 바다 골로 가자 히

이여도사나 어어 이여사나/이여도사나 어어 이여사나

쳐라배겨 쳐라쳐라/쳐라 배겨 쳐라 쳐라

요네상척 부러지면/요 노 상책 부러지면

한로산에 곧은목이/한라산에 곧은 목이

없실소냐 히/없을쏘냐 히

이여도사나 이여도사나/이여도사나 이여도사나

쳐라배겨 쳐라쳐라 히/쳐라 배겨 쳐라 쳐라 히

요벤드레 끊어지면/요 밧줄 끊어지면

부산항구 녹보줄이/부산 항구 녹보줄이

없실소냐 이/없을쏘냐 이

이여도사나 이여도사나/이여도사나 이여도사나

쳐라배겨 쳐라쳐라 히/쳐라 배겨 쳐라쳐라 히

물로뱅뱅 돌아진/물로 뱅뱅 돌아진

우리제주도 해녀덜/우리 제주도 해녀들

저바다에 나가서/저 바다에 나가서

물질하야 헤/물질하여 헤

푼두푼 벌어논금전/한푼 두푼 벌어놓은 금전

사랑신 낭군님/사랑하신 낭군님

용돈에 다들어간다 히/용돈에 다 들어간다 히

이여도사나 히/이여도사나 히

쳐라배겨 쳐라쳐라 히/쳐라 배겨 쳐라쳐라 히

[생활민속적 관련사항]

「해녀 노젓는 소리」를 가창할 때는 광목으로 만든 소중기를 입는다. 물들이지 않은 하얀 천을 그대로 사용하거나 아래옷을 검게 물들이기도 한다. 머리에는 광목으로 만든 수건을 쓰고 그 위에 물안경의 일종인 눈을 쓴다.

도구로는 물에 뜨게 해 주는 테왁과 잡은 전복 등을 넣어 두는 망사리가 연결된 테왁망사리와 전복 등을 따기 위해 쇠로 만든 빗창이 사용된다. 배에 오를 때 테왁망사리와 빗창으로 장단을 맞추기도 한다.

제주 여성들은 바닷가 출신이라면 멱을 감을 정도의 나이인 8세쯤부터 헤엄을 치다가 10세 정도부터는 ‘애기수’가 된다. 바깥물질을 몇 해 하면 시집 갈 혼수를 스스로 마련하고, 결혼한 다음에도 부를 일궈 집도 사고 밭도 사들였다. 해녀들의 수입은 예부터 제주 해산물 소득의 대부분을 차지해 왔고, 물질하는 여성이 있는 집은 그만큼 경제력도 탄탄했다.

「해녀 노젓는 소리」의 가창자 김태매는 동해안으로 출가 물질을 다녀온 경험을 갖고 있다. 남편의 술값과 용돈을 위해 자신의 삶을 헌신한 한평생과 뼈가 으스러질 때까지 노를 저어 나가는 비장한 모습이 민요에 그대로 투영되고 있다. 그렇지만 고통스럽고 비장한 현실에 비해 사설의 내용은 호방하고 진취적이다.

[현황]

오늘날에도 해녀들은 물질을 하고 있다. 다만 바다로 노를 저으면서 나갈 필요가 없기 때문에 과거에 불렀던 「해녀 노젓는 소리」를 직접 부르는 상황은 사라졌다. 그러나 지금도 활동하고 있는 60대 이상의 해녀들은 「해녀 노젓는 소리」를 잘 부른다.

「해녀 노젓는 소리」는 제주도뿐만 아니라 육지에서도 전승되고 있는데, 이는 바깥물질을 나갔다가 거기서 결혼하여 눌러 사는 제주 해녀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현재 제주 출신 해녀들은 제주도뿐만 아니라 동해안과 서해안, 남해안 지역에 상당수 생존해 있는데, 이들에 의해 노래도 여전히 맥을 이어가고 있다.

[의의와 평가]

「해녀 노젓는 소리」에서는 창법이나 음악적 구조면에서도 제주 민요의 특징이 잘 드러나 있다. 제주 민요 중 「사대 소리」, 「고래 소리」 등과 함께 제주도 여성들 사이에서 가장 폭넓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민요이다.

또한 「해녀 노젓는 소리」는 출가 물질의 산물이자, 제주 지역의 사회적·역사적 상황의 산물이다. 근현대로 넘어오는 시기의 제주 해녀들의 삶과 생존의 치열함을 잘 반영하고 있어 가치가 크다.

[참고문헌]
등록된 의견 내용이 없습니다.
네이버 지식백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