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070109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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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書藝 |
영어음역 | seoye |
영어의미역 | calligraphy |
분야 | 문화·교육/문화·예술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
지역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진선희 |
[정의]
제주특별자치도에서 전해 내려오고 있는 서예 작품과 관련된 인물, 행사 또는 단체.
[개설]
제주는 조선 시대 이후 추사 김정희를 비롯해 제주로 유배되어온 이름 있는 인물들의 영향으로 서예가 일반인들에게 널리 보급되었고, 제주의 많은 서예가나 서예 단체가 많이 탄생하고 활성화되는 계기가 되었다. 지금도 수십 개에 이르는 서예대전을 통해 많은 서예가들이 배출되고 있다.
[변천]
제주의 서예사에 기록될 만한 인물로는 고려 원종 때의 고적, 조선의 고득종과 문장에 능하고 글씨를 잘 써서 향교의 교수가 되었다는 고양필이 있다. 조선 중기 이후에는 제주도로 유배온 김정·정온·송시열·김정희·최익현·김윤식·박영효 등에 의하여 학식과 사상이 도민들에게 전달되면서 자연스럽게 서예 문화가 보급되기 시작하였다.
한편으로 제주향교의 개설을 본격적인 제도 교육의 계기로 꼽는다면, 제주의 서예 교육은 그 영향권 안에 있다. 조선 건국과 함께 설치된 제주향교에서 이루어진 서예 교육을 통해 제주 서예의 질과 양도 크게 달라졌다.
이후 추사 김정희의 제주 유배(1840~1848)기간에 그가 미친 영향은 크다. 추사체라고 일컬어지는 김정희의 글씨는 제주 유배 기간에 탄생되었다. 추사 이후에도 향교와 서당을 중심으로 서예 교육이 활발하게 이루어졌고, 이는 서예가나 서예 단체의 탄생에 밑거름이 되었다.
추사 이후 향교와 서당을 중심으로 서예 교육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면서 서예의 맥을 이어나갔다. 홍종시·이응호·김석익·고순흠·홍완표·김용하·현영오·김창하·김성택·현창훈 등이 꾸준히 서법을 연마하면서 서예계의 뿌리를 이어나갔다.
제주도 서귀포시 법환동 출신의 소암 현중화[1908~1997]는 ‘제주가 낳은 서단의 거목’으로 손꼽히는 인물로서, 일본 와세다대학을 졸업한 뒤 귀국, 서예의 저변을 확대하는 데 노력하였다. 또한 1997년 의재 허백린 예술상을 수상하였으며 국전 추천 작가와 심사 위원을 지냈다.
제주시 화북동 출신의 청탄 김광추[1905~1983]는 전각의 불모지인 제주에 씨앗을 뿌리고 제주 서단의 기초를 다진 주도적 인물이다. 1980년 정연회를 태동시켰던 해정 박태준[1926~2001]은 제주시 용담동 태생으로 소암, 청탄과 함께 제주 서예사의 대표적 인물이다. 박태준은 ‘초서의 대가’로 불리는데 서화 일치의 독특한 서풍을 개척했다. 박태준은 한문·전각·한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필법을 선보이며 제주 서예의 품격을 한 단계 높인 것으로 평가 받는다.
1963년 현중화·김광추·양중해·문기선·이완규 등 서예에 조예가 깊던 인물을 중심으로 결성된 담담회를 모태로 제주 최초의 서도회인 영주연묵회가 1965년에 결성되었다. 그 후 1970년대까지 소암 현중화를 사사하는 소묵회를 비롯해 정연회·제주예묵회·우묵회가 차례로 창립했다.
서예 단체가 하나둘 생겨나기 시작하면서 임서, 창작 등 다양한 전시회가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전시회로는 김순겸서예개인전(1968), 소암현중화초대서예전(1969), 제주예묵회창립전(1972), 서예연구소 어린이서예전(1974), 오문복고서예전(1976), 남송홍완표서예전(1977), 제주예묵회전(1977) 등이 있다. 그러나 1970년대까지 순수 서예전은 4~5회에 그쳤으나, 1980년대 들어 서예학원수가 증가하고 제주도미술대전과 동호인들이 늘어나면서 학원을 중심으로 서예전이 급격히 많이 열리기 시작한다.
1990년대 초에는 제주도 미술대전 서예 부문 출품자가 전체의 절반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서예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했으며, 1990년대 들어 1년 동안 40회의 전시회가 개최됨으로써 서예전이 차지하는 비중은 점차 높아졌다. 또한 1990년대 이후에는 본격적으로 국내·외의 활발한 교류전이 전개되고 있다.
[현황]
제주도가 펴낸 『2006 제주도 문화·스포츠·교통 현황』에 따르면 2006년 현재 제주 지역의 서예 단체는 사단법인 7곳을 비롯해 모두 28곳에 이른다. 서예 인구와 서예 단체의 양적 팽창은 공모전의 영향과 무관하지 않다. 제주 지역 역시 대한민국 예술전람회(국전)를 비롯해 한국미술협회의 대한민국 미술대전, 한국서예협회의 대한민국 서예대전 등을 통해 서예가를 여럿 배출했다.
지역에서 주최하는 서예 분야 공모전만 꼽아보더라도 제주도 미술대전, 한국서예협회 제주도지부의 제주도 서예대전, 한국서가협회 제주도지회의 한라서예전람회, 제주도 한글서예사랑모임의 한글사랑서예대전, 한국예총 제주도연합의 추사서예대전 등이 있다. 2006년 7월 탄생한 제주도 서예총연합회에서는 이 같은 공모전을 하나로 통합해 치르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의의와 평가]
전통적으로 제주의 서예는 다른 지방에 비해 활성화되어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멀리 추사 김정희를 시작으로 소암 현중화, 청탄 김광추, 해정 박태준 등으로 이어지는 걸출한 서예가들이 만들어준 풍토는 지역 서예를 이끄는 힘이 되고 있다.
2005년 한 해 동안 제주 서예인들은 도내 외에서 40여 차례 전시를 열었다. 서예 공모전에서 입상한 사람도 10명에 이른다. 제주 묵향 북녘에 보내기 등 서예 행사도 이어졌다.
제주의 서예는 변화의 시기를 맞고 있다. 서예 인구가 늘어나는 현실에 비추어 그에 걸맞는 내용을 보여주어야 한다. 청년 작가를 비롯한 젊은 세대의 서예 인구 감소, 바람직한 평론 문화의 정착 등은 제주 서단이 풀어나가야 할 과제이다. 조화·화합·통일·공존·상생을 품고 있는 서예 본연의 정신이 제주 서단에 피어나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