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07000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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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四-三文學 |
영어음역 | 4·3 Munhak |
영어의미역 | April 3rd Literature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문학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
지역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김동윤 |
[정의]
제주 4·3사건을 주요 소재로 다룬 문학 작품.
[개설]
문학은 제주 4·3사건의 역사적 진실을 밝히기 위해 가장 선도적이고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해온 분야라 할 수 있다. 다른 예술 분야는 물론이요, 학문 분야나 저널리즘 차원의 접근보다 상당히 앞서 있었을 뿐만 아니라, 학계나 언론계를 자극하여 논의를 이끌어내는 역할을 수행했다. 따라서 제주 4·3사건의 문학적 전개 양상에 대한 고찰은 4·3운동의 차원에서든 제주 문학의 차원에서든 매우 중요한 일이다.
4·3문학은 제주 4·3사건이 발발한 시점부터 1978년 현기영의 소설 『순이 삼촌』이 발표되기 전까지를 ‘비본질적·추상적 형상화 단계’(1948~1978년), 『순이 삼촌』이 발표된 시기부터 1987년 6월 항쟁이 일어나기 전까지를 ‘비극성 드러내기 단계’(1978~1987년), 6월 항쟁 이후 4·3특별법이 제정되기 전까지를 ‘본격적 대항담론의 단계’(1987~1999년), 4·3특별법이 제정된 이후를 ‘새로운 모색의 단계’(2000년~ )로 나누어 살펴볼 수 있다.
[4·3문학의 전개 양상]
1. 비본질적·추상적 형상화 단계(1948~1978년)
이 시기에는 제주 4·3사건이 문학 속에 전면적으로 부각되지 않았던 시기다. 4·3 공산 폭동론이 공식 역사(지배담론)였던 때라서 대항기억의 직접적 재현을 구체화시킬 만한 여건이 조성되지 않았던 것이다. 대항담론을 표면화하지 못한 이 시기의 작품에서 4·3은 왜곡되기도 하고 피상적·우회적으로 접근되거나, 추상화시키는 양상을 보였다.
허윤석·오영수·곽학송·박화성 등 외지 출신 작가들의 경우에는 피해 당사자의 입장에 서지 못한 데에서 4·3을 비본질적·추상적으로 문학화한 이유를 찾을 수 있겠지만, 제주 출신인 전현규·오성찬·현기영·김대현·김종원의 1970년대 중반 이전 작품에서는 경직된 정치 상황이 주된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2. 비극성 드러내기 단계(1978~1987년)
『순이 삼촌』을 계기로 시작된 이 시기에는 증언 문학, 고발 문학의 양상을 보였다. 대항담론이 표면화되고 그것이 사회적 영향력을 확산해 나가면서 공식 역사가 흔들리는 양상이 전개되었다. 소설에서는 현기영·현길언·오성찬 등 세 작가가 중심이 되어 4·3사건으로 제주도민들이 많은 피해를 입었고 그 상흔이 여전히 치유되지 않고 있음을 드러냄으로써 4·3의 비극성을 사회적으로 인식시켰다.
시 분야의 경우도 이 시기에 접어들어 비로소 4·3을 의미 있게 포착한 작품이 나오기 시작했는데, 이산하의 서사시에서는 반미·통일 투쟁의 의미를 강조했으며, 김수열의 작품은 제주 민중의 아픔을 드러내 고발하려는 의도가 강했다.
3. 본격적 대항담론의 단계(1987~1999년)
6월 항쟁 이후 전개된 ‘본격적 대항담론의 단계’에 이르러서는 대항담론이 공식 역사에 확실히 맞서는 양상을 보인다. 소설에서는 현기영·현길언·오성찬 중심의 작업에 고시홍·한림화가 본격적으로 나서고 김석희·오경훈·김관후 등도 가세하면서 다양한 양상을 보였다. 장편 소설을 통한 4·3사건의 형상화도 이 시기에 이뤄졌다.
시에서도 반미·반제 성격의 작품, 소년기 체험을 바탕으로 하는 작품, 진상 규명 운동 차원과 연결하면서 역사적·사회적 의미를 강조하는 작품, 가족사를 연작시로 엮은 작품 등 다양한 경향의 작품이 발표됐다.
희곡에서는 장일홍·김경훈 등의 작품이 나왔고, 제주청년문학회를 필두로 운동으로서의 4·3문학이 본격화되었다. 하지만 4·3 관련 역사 기록물과 저널리즘 기획이 급증하면서 상대적으로 멀어져간 독자의 관심을 붙들 만한 4·3문학이 부각되지는 못했다.
4. 새로운 모색의 단계(2000년~ )
4·3특별법 제정 이후에 전개되고 있는 ‘새로운 모색의 단계’는 4·3운동이 새로운 국면을 맞으면서 4·3문학도 도약과 전환을 모색하는 시기다. 기존의 공식 역사가 와해되고 대항담론에 의해 새로운 공식 역사가 채택되는 단계에 이른 셈이다.
소설의 경우 최근 장편들에서 기존 작품을 넘어서는 인식이나 전망을 엿보기 어려운 와중에 고은주의 작품은 가능성을 열어준 것으로 판단된다. 시에서는 허영선과 김경훈, 희곡에서는 장일홍과 김경훈의 진지하고 깊이 있는 작업들이 주목받고 있다. 향후의 4·3문학은 과감한 상상력을 발휘해 역사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충족하는 작품을 생산함으로써 재도약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