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1946년에서 1955년까지 전라남도 광주 화단에서 활동한 추상 표현주의 1세대 화가.

[개설]

김보현(金寶鉉)[1917~2014]은 경상남도 창녕군 출신으로 미국명은 포 김(Po Kim)이다. 일본 다이헤이요[太平洋]미술학교와 제국상업학교에서 유학한 뒤 귀국하여 조선대학교 교수로 임용되었다. 전라남도 광주부[지금의 광주광역시]에 머물면서 광주 화단에서 활동한 기간은 1946년에서 1955년까지 10여 년에 불과하나, 이 기간 동안 교육을 통해 후진을 양성하고 개인전을 비롯한 많은 전시회를 통해 작가들과 교류하는 등 두드러진 활동을 보였다.

[활동 사항]

김보현은 1937년 일본으로 건너가 다이헤이요미술학교에 입학하였다가 2년 뒤 제국상업학교 4학년에 편입하였다. 당시 도쿄미술학교가 프랑스 파리미술학교 교수인 라파엘 콜랭(Raphael Collin)의 문하에서 배워 온 외광파(外光派)적 아카데미즘을 지향한 데 반해, 다이헤이요미술학교는 형태와 데생(dessin)을 중시하는 고전적 아카데미즘을 지향하고 있었다.

일본에서 학업을 마친 김보현은 1946년 귀국하여 조선대학교에서 예술학과를 개설함과 동시에 첫 전임교수로 부임하면서 지역 화단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하게 되었다. 조선대학교에 부임한 이듬해인 1947년은 김보현이 전라남도 광주부에서 활동을 시작한 때인 동시에 광주 화단이 형성되던 초기라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김보현은 1948년 광주 미국공보원 개원 초대전인 '동경문(董景文) 초청전'에 찬조 출품을 시작으로 '김보현 소품전', '김보현 개인전'을 개최하였다. 1951년에는 '종군화가단전', 1952년에는 '합동 4인전' 등 1955년까지 가장 많은 전시 기록을 남겼다. 1955년 김보현은 좌우익 이념 갈등이 빚어낸 시대의 희생자로 심리적인 공포감에서 벗어나기 위해 미국으로 향하였다.

김보현은 미국 뉴욕에 정착한 첫 번째 한국 화가이자 조국을 떠나 이국땅에서 살아야 했던 디아스포라(diaspora) 작가가 되었다. 이때부터 추상화를 그리기 시작하였는데, 이것은 광주에서 경험한 인간 실존·죽음·공포 등으로부터 '자기 정화'에 이르는 시도에서 비롯된 것이다.

김보현은 남북이 대치된 특수한 상황에서 정치·사회적 희생자로 고국을 떠나게 되었으나 뉴욕에서 제1세대 추상미술의 선구자로 활약하였다.

[저술 및 작품]

1955년 「백합」, 1957년 「무제」 등이 작품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