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22113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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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家屋語彙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언어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
지역 | 경상남도 창원시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김정대 |
[정의]
경상남도 창원시에 살았던 사람들이 전통적으로 사용했던 가옥 관련 말.
[개설]
창원 지역의 가옥 어휘를 방과 가구, 건물, 마당, 마을로 나누어, 같은 내용을 가리키지만 표준어와 형태가 다른 말이나 같은 형태이지만 내용이 다른 말을 중심으로 기술한다. ‘[ ]’ 왼쪽 표기는 창원 지역어를 한글 맞춤법 방식으로 적은 것이고, ‘[ ]’ 안의 표기는 실제 발음을 나타낸 것이다. 발음은 필요한 경우에만 표시한다. 위첨자로 된 ‘ˈ[위첨자]’는 그 왼쪽에 있는 말의 발음이 높다는 것을 나타내는 기호이다.
경남방언은 성조 언어인데, 이 표시가 된 말은 고조(高調. High)라는 성조를 갖는다. 경남방언은 유난히 비모음(鼻母音)이 발달한 언어이다. ‘강(江)+이’는 받침 ‘ㅇ’이 탈락하는 대신에 그 앞뒤 모음을 비모음으로 실현시키고, ‘산(山)+이’는 받침 ‘ㄴ’이 탈락하면서 그 앞뒤 모음을 비모음로 실현시킨다. 이를 각각 ‘가ˈ~이ˈ, 사ˈ~이’처럼, ‘~’를 사용하여 나타내기로 한다.
[방과 가구 관련 어휘]
1. 흙손질 관련 어휘
흙을 바를 때는 흙받기, 흙손, 흙칼 등의 연장이 필요하다. 흙손질을 할 때 이긴 흙이나 시멘트를 받쳐 드는 네모난 널조각을 ‘흙받기’라 하는데, 이를 창원 지역에서는 ‘흘ˈ판’이라 한다. ‘흙’은 전통적인 창원지역어에서 ‘흘’로 재구조화된 말이다. ‘흙손’은 이긴 흙이나 시멘트 따위를 흙받기에 떠서 옮기는 연장을 말하는데, 흙칼을 흙손 대용으로 쓰기도 하지만, 따로 연장을 만들기도 한다. 따로 만들었을 경우, 창원 지역에서는 이를 ‘흘주개ˈ’ 또는 ‘흘주구ˈ’라 한다. ‘주개ˈ, 주구ˈ’는 ‘주걱’의 창원지역어인데, 흙손이 밥을 펄 때 사용하는 주걱과 닮았다는 데서 온 말이다. 흙일을 할 때 이긴 흙이나 시멘트를 벽에 바르고 그 겉면을 반반하게 하는 연장을 ‘흙칼’이라 하는데, 여기에는 나무로 된 것과 쇠로 된 것과 같은 두 종류가 있다. 쇠로 된 것은 후대에 나온 것이다. ‘흙칼’의 창원지역어는 ‘흘ˈ칼’이고 나무로 된 것은 ‘나무흘ˈ칼’, 쇠로 된 것은 ‘쎄ˈ흘ˈ칼’이라 한다. ‘쇠’는 창원 지역에서 ‘쎄ˈ’로 발음된다.
2. ‘자물쇠’와 ‘열쇠’: 문이나 농을 잠글 때 쓰는 도구는 쇠로 만들기 때문에, 표준어이든 방언이든 모두 쇠와 연관된 어휘를 사용한다. 그런데 표준어에서는 ‘쇠’가 맨 뒤에 가는 반면에, 창원지역어에서는 ‘쎄(←쇠)’가 맨 앞에 온다는 차이가 있다. 즉, 창원 지역에서 ‘자물쇠’는 ‘쎗통[쎄ˈ통ˈ]’이라 하고, ‘열쇠’는 ‘쎗대[쎄ˈ때ˈ]’라 하는 것이다. ‘쎗통’을 ‘자물ˈ통’이라 부르는 지역도 있다.
3. 물건을 얹는 시설 관련 어휘: 표준어 ‘시렁, 살강, 선반’은 모두 물건을 얹는 시설과 관련되는 어휘다. 마루나 방의 벽쪽에 긴 통나무 두 개를 나란히 박아 놓은 것이 ‘시렁’인데, 창원 지역에서는 이를 ‘실ˈ겅’이라 한다. ‘ㄱ’이 유지된 어형이다. 부엌에 그릇을 얹을 수 있도록 만들어진 것을 ‘살강’이라 하는데, 창원 지역에서는 이를 ‘살ˈ강’ 또는 ‘살강ˈ’이라 한다. 어형 자체는 표준어와 차이가 없다. ‘선반’은 널빤지를 사용하여 물건을 얹을 수 있도록 한 점에서 ‘시렁’과 구별되는 것인데, 창원 지역에서는 이를 ‘선반[섬ˈ반]’이라 부른다.
4. 그 밖에 방과 가구 관련 어휘
‘벽’을 ‘베륵ˈ빵ˈ’이라 하고, ‘돌쩌귀’를 ‘돌쭉ˈ’이라 한다. 돌쩌귀의 암짝과 수짝은 각각 ‘암ˈ놈ˈ, 쑥놈[쑹ˈ놈ˈ]’이라 하여, ‘-놈’자를 붙인다. 『삼국사기』 44권에는 가라어[가야어]에서는 ‘문(門)’을 ‘돌[梁]’이라 한다는 기록이 있는데, ‘돌쩌귀’에 있는 ‘돌’ 역시 그 계통의 말일 것으로 생각된다.
[건물 관련 어휘]
1. 지붕
‘지붕’을 창원 지역에서는 ‘지붕ˈ’ 또는 ‘지ˈ’이라 한다. ‘지붕ˈ’은 ‘지ˈ’에서 ‘ㅋ’이 탈락한 어형이다. “지붕ˈ[위첨자]케 올ˈ라가지 마라ˈ.”라는 말에서 ‘지’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다.
2. 지붕 끝과 관련되는 어휘
비가 오면 물이 떨어지는 초가지붕은 표준어로 ‘기스락’이라 하고, 창원 지역어로는 ‘쌔끌ˈ’이라고 한다. 지붕의 처마 끝에서 떨어지는 빗물이나 눈 녹은 물을 표준어로 ‘낙숫물’이라 하는데, 창원 지역에서는 이를 ‘쌔끌ˈ물’이라고 한다. 그러나 그 대응 관계가 완전히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낙숫물’은 기와지붕이나 초가지붕 할 것 없이 다 적용되는 말이지만, ‘쌔끌ˈ물’은 초가지붕에만 해당하는 말이기 때문이다. 초가지붕의 짚이 썩은 누런 물을 표준어로는 ‘기스락물’이라 하고, 창원지역어로는 ‘지붕지ˈ실물’이라 한다.
3. ‘댓돌’과 ‘섬돌’
낙숫물이 떨어지는 곳의 안쪽으로 돌려가며 놓은 돌을 표준어로 ‘댓돌’이라 한다. 그러나 ‘댓돌’과 정확하게 일치하는 창원지역어는 찾기 어렵다. 그것은 문화 차이에서 비롯하는 것인데, 창원 지역에서는 낙숫물이 떨어지는 안쪽으로 넓고 편편한 돌을 어른 정강이 높이로 쌓고 그 사이사이에 흙을 넣어 돌을 고정하는 형식을 취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쌓아올린 구조물을 ‘축땀ˈ[위첨자]’이라 부르는데, 굳이 ‘댓돌’을 창원지역어와 관련지으면 ‘축담돌[축땀ˈ돌]’이 여기에 해당한다. ‘축담ˈ돌’은 달리 ‘축돌[축ˈ똘]’이라고도 한다. 주로 댓돌 위에 놓여 신을 벗어 놓고 오르내릴 수 있게 만든 돌을 표준어로는 ‘섬돌’이라 하는데, 이를 창원 지역에서는 ‘디딤돌[디딤ˈ똘]’이라 한다.
4. 그 밖에 건물 관련 어휘
‘추녀’를 ‘춘ˈ새’라 한다. ‘이엉’을 일반적으로는 ‘여엉ˈ, 이영ˈ’이라 하는데, ‘인녕ˈ’이라 부르는 지역도 있다.
[마당 관련 어휘]
1. 담
‘담’은 창원 지역에서도 그냥 ‘담ˈ’이라고도 하지만, ‘담부ˈ랑ˈ’이라고 부르는 경우가 더 많다. 표준어 ‘돌담’은 창원 지역어에서 ‘돌담[돌땀ˈ]’과 ‘강ˈ담’으로 구별된다. ‘돌담ˈ’은 흙 사이사이에 돌을 박아서 만든 담을 가리키는 말인 반면에, ‘강ˈ담’은 순전히 돌로만 만든 담을 가리키는 말이다. ‘강’의 어원이 무엇인지는 분명하지 않으나, ‘돌’과 관련되는 말임이 분명해 보인다. 표준어 ‘너덜겅’을 창원 지역에서는 ‘너덜강’이라고 하는데, ‘너덜강’ 역시 돌이 굴러내려 긴 연속체를 이룬 것을 가리키는 말이기 때문이다.
2. 모서리
‘모시ˈ리’라는 말과 ‘기이ˈ기’라는 말이 함께 쓰인다. 후자가 더 오래된 말이다.
3. 사립문
이전에는 ‘삽짱ˈ문ˈ’이라 했는데, 후대로 오면서 ‘사람ˈ문ˈ’이라는 말도 쓰이기 시작했다.
4. 그 밖에 마당 관련 어휘
‘바깥’은 ‘배껕ˈ’이라 한다. 그래서 ‘바깥마당’을 언제나 ‘배껕마당[배껀마ˈ당ˈ]’이 된다. ‘뒤꼍’은 ‘집디[집띠]’라고 하는데, 이는 ‘집뒤’에서 온 말이다. ‘장독대’는 ‘장똑간[장또ˈ깐ˈ]’이라 한다.
[마을 관련 어휘]
1. 이웃
표준어 ‘이웃’은 창원 지역어에서 ‘이ˈ우지’와 같이 음절이 늘어난 형태로 쓰인다. 이와 비슷한 경우의 예로는 ‘빚’에 대한 ‘비ˈ지’가 있다.
2. ‘우물’과 ‘샘’
‘우물’과 ‘샘’은 다른 대상을 가리키는 것이지만, 창원 지역에서는 이 둘을 모두 ‘새미ˈ’로 통칭한다. 우물에서 물을 긷는 ‘두레박’은 ‘타래ˈ박’ 또는 ‘트르ˈ박’이라 하고, 물을 뜨는 데 쓰이는 ‘바가지’는 ‘바가ˈ치’라 한다.
3. ‘윗마을’과 ‘아랫마을’
행정 구역으로는 같은 마을에 속하면서도 위아래로 구별되는 마을을 표준어로는 ‘윗마을, 아랫마을’이라 한다. 창원 지역에서는 이를 각각 ‘웃각단[우깍ˈ딴]’, ‘아랫각단[아래깍ˈ딴]’이라 하여 ‘각단’이라는 말을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