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데이터
항목 ID GC08001260
한자 許生傳
분야 구비 전승·언어·문학/문학
유형 작품/문학 작품
지역 전라북도 부안군
시대 조선/조선 후기
집필자 김영미
[상세정보]
메타데이터 상세정보
저자 생년 시기/일시 1737년 - 박지원 출생
저술|창작|발표 시기/일시 1780년 무렵연표보기 - 「허생전」 저술
저자 몰년 시기/일시 1805년 - 박지원 사망
성격 냉소적|풍자적
작가 박지원

[정의]

조선 후기에 박지원이 이상향으로 설정된 빈 섬을 전라북도 부안군 위도면에 있는 위도로 설정하여 창작한 소설.

[개설]

「허생전」의 작가 박지원(朴趾源)[1737~1805]은 조선 후기의 소설 작가이자 철학, 천문학, 병학, 농학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활동한 북학의 대표적인 학자이다. 자는 중미(仲美), 호는 연암(燕巖)이다. 이덕무(李德懋)[1741~1793], 이서구(李書九)[1754~1825], 유득공(柳得恭)[1749~?], 박제가(朴齊家)[1750~1805] 등과 교유했으며 1780년 중국 청나라 연행을 통해 보고 들은 것들이 그의 사상에 큰 영향을 주었다. 귀국 후에 저술한 『열하일기(熱河日記)』 속에 「허생전」이 수록되어 있다.

[구성]

「허생전」은 발단, 전개, 위기, 절정, 결말의 구성을 보이고 있지만 마지막 결말에서 허생이 자취를 감추는 것으로 처리하면서 열린 결말 구조를 보인다. 일반적인 전 형식의 소설들이 주인공 일대기 형식을 갖추고 있는 반면 「허생전」은 미완의 결말 구성을 보이는 것이다.

[내용]

주인공 허생은 남산 아래 묵적골 오막살이집에서 10년을 기약으로 독서를 하며 살고 있었다. 그런데 굶주림에 지친 그의 아내가 허생에게 ‘과거도 보지 않으면서 책은 읽어서 무엇을 할 것이며, 장사를 못하면 도둑질은 왜 못하느냐’는 푸념을 한다. 이에 허생은 책을 덮고 탄식하며 한양에서 제일 부자인 변씨를 찾아가 돈 만 냥을 빌린다. 그리고 이 돈을 가지고 안성에 내려가 여러 종류의 과일을 매점매석하여 폭리를 얻는가 하면 제주도에 들어가 말총 장사를 하여 또다시 많은 돈을 번다.

그 뒤에 허생은 어느 사공을 통해 빈 섬[무인도] 하나를 알게 된다. 당시 부안군 변산은 도둑들 문제로 시끄러웠는데, 허생은 변산 도둑들을 설득하여 각자 소 한 마리, 여자 한 사람씩을 데려오게 하고 그들을 데리고 빈 섬에 들어간다. 그 섬에서 3년 동안 농사를 지어 거기에서 거둔 농산물을 나가사키[장기도]에 팔아 백만금을 얻는다. 그는 외부로 통행할 배를 불태우고 오십만 금을 바다에 던져버린 뒤 남은 돈과 글을 아는 사람을 데리고 본토로 돌아온다. 가지고 온 돈으로 허생은 가난한 사람들을 구제하고 남은 돈 십만 금은 변씨에게 갚는다.

변씨는 허생의 남다른 재능을 알아보고 당시 포도대장인 이완에게 허생을 소개시켜 준다. 나라에서 인재를 구한다는 이완의 말을 듣고 허생은 3가지 계책을 이완에게 건의하지만 이완은 모두 불가하다고 대답한다. 이에 허생은 분노를 참지 못하고 이완을 칼로 찌르려 했고, 이완 대장은 달아난다. 이튿날 이완이 허생을 다시 찾아갔을 때는 이미 허생은 자취를 감추고 집은 비어 있었다.

[특징]

「허생전」은 매점매석이 가능한 당시 경제 유통 구조의 폐쇄성과 양반의 가난한 생활상을 통해 당시 몰락 양반의 생활상을 보여준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또한 부안 변산의 도적들의 존재를 통해 가난한 농민들이 토지를 잃고 유민으로 떠돌다가 군도를 이루는 사회상을 확인할 수 있는 것도 주요한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의의와 평가]

「허생전」은 먼저 허생이라는 인물을 통해 조선 후기 정치와 경제 상황 및 사회상을 두루 비판하고 있는 풍자 소설로서의 의의를 지닌다. 풍자성은 작품 후반부에 이완 대장과의 대화에서 집중적으로 드러나는데, 임금의 친인척들이 나라를 좌지우지하는 상황과 낡은 예법만을 강조하며 실익을 얻지 못하는 정치 형태를 비판하고 있는 것이다.

다음으로 「허생전」의 의의는 부안 도적들을 통한 사회상을 보여준다는 데 있다. 「허생전」에서 허생이 부안 변산의 도적들을 데리고 빈 섬에 들어가 사는 내용이 있는데, 그 속에 내포된 문제의식은 의미심장하다. 변산의 도둑들은 “전답이 있고 아내가 있다면 무엇하러 괴롭게 도둑질을 하겠수?”라고 한다. 당시 변산에 모인 도적들은 흉년을 당하여 각종 부세를 마련하지 못하고 생계를 이어갈 수 없는 농민들이 대부분이었다. 도적이 되고 싶어 된 것이 아니라 먹고살 계책을 해결하지 못해서 도적이 된 것이다. 따라서 군도의 소굴 변산은 가난한 농민들이 토지를 잃고 유민으로 떠돌다가 도적들이 되는 사회상을 더욱 극명하게 보여주는 공간으로, 농사를 지으며 처와 함께 온전한 삶을 누릴 기회가 주어진다면 주저 없이 허생을 따라 빈 섬으로 옮겨갈 수 있는 보통의 민중들임을 보여주고 있다.

부안 지역에 전승되는 설화 중에 「허생전」과 관련해서 독해할 만한 이야기들이 여러 편 있다. 전라북도 부안군 변산면 군관봉과 관련하여 전승되는 「긴다리 군관 전설」변산면 대항리에서 전해 내려오는 「변산의 군도와 허생원 이야기」, 그리고 소설 「홍길동전」 등이 그것이다. 이들 작품은 ‘도적’이 주요한 모티프로 작용하여 ‘변산에 도적이 많다.’는 실제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풀어낸 이야기들이다. 「허생전」에서 허생원은 도적들을 이끄는 지도자 역할을 하고 있다. 도적들이 허생원에게 직접적으로 자신들의 두목이 되어 달라고 간청하는 내용은 없지만 내용상 도적들을 이끄는 두목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내용적인 측면에서 「허생전」「긴다리 군관 전설」, 「변산의 군도와 허생원 이야기」와 유사성을 지닌다. 변산의 도적들이 ‘긴다리 박씨’를 자신들의 두목으로 초빙하는 것, 「변산의 군도와 허생원 이야기」에서 허생원을 도적의 두목으로 초빙하는 것과 상통한다. 또한 「허생전」에서 허생이 도적들을 모두 무인도로 데려가서 ‘나라가 평온해졌다.’는 내용은 「홍길동전」에서 홍길동이 도적들을 이끌고 율도국으로 떠났다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즉 무인도와 율도국은 마음 편안하게 민중들이 온전한 삶을 누릴 수 있는 이상 세계로 그려지고 있는 것이다.

「허생전」은 조선 후기 ‘변산 도적’ 문제가 논의되었던 역사적 사실성이 작품의 토대가 되고 있다. 이 소설을 통해 우회적으로 도적이 될 수밖에 없었던 당시 변산 지역민의 굶주린 실상을 가늠해 볼 수 있다는 점이 「허생전」의 부가적 의의인 것이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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