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목 ID | GC0640128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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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 儀式謠 |
영어공식명칭 | Song for Ceremony |
분야 | 구비 전승·언어·문학/구비 전승 |
유형 | 개념 용어/개념 용어(일반) |
지역 | 충청남도 당진시 |
시대 | 현대/현대 |
집필자 | 고대영 |
[정의]
충청남도 당진 지역에서 세시 풍속이나 통과 의례 등의 의식을 거행하면서 부르는 전통적인 노래.
[개설]
민요는 인간의 생활과 정서의 기록이라는 점에서 고고학 유적이나 유형의 문화재와 같은 가치를 지닌다. 그중에서 의식요는 특정 지역의 전통적인 세계관, 인생관, 종교관 등을 엿볼 수 있는 매우 귀중한 민요의 한 장르다. 의식요는 어떠한 행위를 일정한 격식을 갖추어서 행함으로써 인간의 삶에 좋은 일이 생기게끔 하는 행위의 의식 과정에서 불리는 노래이다. 인간이 태어나서 평생을 살아가는 과정에 반드시 겪어야 하는 돌, 성인식, 결혼식, 회갑연, 장례, 제사 그리고 신앙 의식이 이에 포함된다.
의식요는 민요에서 노동요, 유흥요 못지않은 비중을 지니며 급속한 사회 변화 속에서도 가장 오래도록 이어져 내려왔다. 의식요는 노동요나 유흥요에 비해 주술성, 종교성을 강하게 띠는 특징이 있다. 또 그 성격상 종교 음악인 불교 음악이나 무속 음악과 교류해 왔으나 순수하게 일반인들이 부르고 듣는다는 점에서 이들과 구별된다.
의식요는 크게 세시(歲時) 의식요와 장례 의식요, 신앙 의식요로 나뉜다. 세시 의식요는 연중 일정한 시기에 마을 공동체, 집안 단위로 이루어지는 갖가지 의례에서 부르는 노래이고, 장례 의식요는 죽음을 처리하는 사회적 과정에서 부르는 노래이다. 신앙 의식요는 신앙과 관련되어 부르는 노래이다. 그 밖에도 기우제를 지낼 적에 하는 노래나 배나 집을 지으면서 하는 노래도 의식요에 포함된다.
충청남도 당진 지역의 의식요로는 「염불 노래」, 「무당요」, 「고사요」, 「동투잡이 노래」, 「달거리」, 「홍수풀이」, 「축원가」, 「달고질 소리」, 「달고 소리」, 「상엿소리」 등이 있다.
[장례 의식요]
장례 의식요는 인류학에서 말하는 통과 의례 중 하나로, 더 넒은 의미를 지닌 상례(喪禮)의 일부이다. 장례는 죽음을 처리하는 사회 의례로서 엄격한 속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각 지역의 문화적 특성을 가장 뚜렷하게 드러내는 의례이기도 하다. 장례 의식요를 대표하는 것이 상여를 운상하면서 가는 ‘상엿소리’와 관을 땅에 묻고 다지며 부르는 ‘회다지소리(달구소리)’이다.
상엿소리는 장례 의식요 중 하나로 상여를 메고 발인하여 장지까지 가면서 부르는 소리이다. 향도가, 향두가, 상두가, 상부 소리라고도 한다. 죽은 사람의 명복을 빌면서 산 사람에게는 액이 들지 말고 복만 들기를 기원하며 부르는 상엿소리는 이승을 떠나는 사자(死者)의 입장에서 이별의 슬픔과 회한, 산 사람들에 대한 당부를 엮어 나가는데 그 사설과 선율이 구슬퍼서 비장감을 자아낸다.
상여의 운반은 여럿이 호흡과 발을 잘 맞춰야 하는 일이다. 집을 떠날 때(상여 어르는 소리), 가파른 언덕이나 산길을 오르고 내릴 때(잦은 상엿소리), 개천이나 다리를 건널 때, 장지에 도착할 때 등 상황에 따라 가락과 사설이 다르고 지역에 따라 가락, 사설, 뒷소리 등에도 차이가 있다. 가창 방식은 앞소리꾼이 요령을 흔들면서 “북망산이 멀다더니 저 건너 안산이 북망이네” 등으로 앞소리를 메기면, 상여를 맨 상여꾼들이 뒷소리를 받는다. 뒷소리는 “어허이 어허”, “어허넘차 어허”, “관살에 보살 나무 애비타불” 등 매우 다양하다.
당진 송악면 봉교리 지역의 「봉교리 상여 요령 소리」는 예로부터 전해 왔는데 요령자가 선창을 하면 상두꾼들이 반복 합창으로 계속해서 처량하게 소리를 하는 것이 특징이다. 요령자가 먼저 요령[방울]을 흔들며 한 소절씩 선창을 하면 상두꾼들은 “에~헤 에~헤야”로 한 소절마다 따라 한다.
달고질 소리는 장례를 치를 때 시체를 광중에 모시고 흙 다지는 소리이다. 한 질 넘게 판 광중에 여러 사람이 꽉 차게 들어서서 선대로 소리를 메기는 사람이 소리를 메기면 광중에서 펄쩍 뛰었다 내리고, 펄쩍 뛰었다 내리고 하면서 “에헤라 달고-에헤라 달고-”라고 받는다. 여기서 처음 달고 칠 때 흙을 넣고 그 위에 잡초나 나무뿌리, 너삼태 뿌리 같은 것들이 봉분으로 뻗어 들어가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 생석회를 흙에 섞어 깐다. .
[세시 의식요]
세시 의식요는 세시 의례를 하면서 부르는 노래인데, 세시 의례는 해마다 정해진 시기에 행해지는 의례를 말한다. 명절, 24절후 등을 맞아 나쁜 기운을 물리치고 좋은 기운을 불러들이기 위해 부르던 노래가 세시 의식요이다. 이를 통해서 옛사람들에게 명절이 어떤 의미인지 알 수 있고, 힘든 농사일의 고달픔을 잊고 풍요를 기원하며 시간과 계절의 흐름에 맞춰 조화롭게 살아가던 지혜를 배울 수 있다.
[신앙 의식요]
신앙 의식요는 민간에서 불교, 무속, 속신 등의 신앙과 관련된 의식을 행하면서 부르는 노래이다. 불교 의식요는 「회심곡」, 무속 의식요는 「샘굿 소리」, 속신 의식요는 「액풀이 소리」, 「객귀 물리는 소리」 등이 이에 속한다. 당진의 신앙의식요는 무속 신앙요인 「동투잡이 노래」와 불교 노래인 「염불요」가 대표적이다.
[오늘날의 의식요]
의식요는 대부분 혼자 부르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에서 불리던 노래이다. 전통 공동체의 경우 두레를 중심으로 상장례요를 비롯한 노래들을 선창과 후창을 주고받으며 불렀는데, 전통적인 공동체가 파괴되면서 이러한 의식요 역시 불리지 않게 되었다. 또 오늘날 전통적인 상장례와 의식이 점차 사라짐에 따라 상장례요 역시 거의 불릴 일이 없어졌고, 부를 수 있는 가창자 역시 일부 노인들에 한정되었다. 그동안 일상생활에서 함께했던 다양한 의식요 역시 무형 문화유산으로 인식, 기록화 및 채록, 조사 등의 보존 조치가 필요한 실정이다.